정연주 방심위원장 "정치심의 논란, 여야 6대 3 구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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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제기하는 민원 폭증...국민의힘 1369건, 민주당 318건 제기
정연주 위원장 "해외 규제기구 연구 중...거버넌스 개선 제언할 것"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PD저널=엄재희 기자]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정당이 제기하는 방송 민원이 폭증하면서 방송심의 안건이 정치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여야 추천으로 구성된 위원회 구조의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연주 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기 위원회는 ‘표현의 자유 보장’과 ‘최소 규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1년 반 동안 방송심의로 법정제재를 받은 241건 가운데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7건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2021년 8월 출범한 이후 위원장이 가진 첫 번째 기자 간담회였다. 6개월 늑장 출범한 5기 방심위는 누적된 안건을 포함해 지난 8일까지 1281건의 방송심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시사보도 프로그램으로 방송사가 법정제재를 받은 비중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주 위원장은 “근년 들어 방송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정당 민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고 의미를 짚었다. 

방심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1건에 불과하던 정당 민원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17년 906건으로 크게 늘었고, 2022년엔 1687건까지 치솟았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1369건, 더불어민주당이 318건의 민원을 제기했다. 

정 위원장은 여야 6대 3 구도로 짜인 위원회 구도가 '정당 민원 폭증', '방송심의 정치화'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정연주 위원장은 "정치심의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방심위 구성이 6대 3(여당 6명, 야당 3명)이라는 정치적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라며 "6대 3의 구조가 방송심의 과정에서 정치적 색깔을 띄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방심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와 협의해 추천한 3명,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방위가 추천한 3명을 포함해 대통령이 9명을 위촉한다.

지난해 9월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정 위원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방심위와 MBC와 TBS의 편향적 보도와 진행자 발언을 제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위원장은 “문제 극복을 위해 사무처에 팀을 꾸려 해외의 방송통신 심의기구는 어떻게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있는지 조사·연구를 하고 있다”며 "연구결과가 나오면 5기위원회가 거버넌스 개선 구조를 제언해 사회적 환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마약·도박 불법 정보에 대한 전자심의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5기 방심위 출범 당시 심의 안건이 3만건 정도였는데 지난해 23만여건 이었다”며 “심의안건 건수는 8배 늘었는데 인원은 그에 맞춰 늘지 못하며 대다수 안건을 1~2명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피해가 크고 신속한 차단이 요구되는 불법정보들에 대해서도 하루 빨리 전자심의가 확대됐으면 한다"며 "이와 관련된 법안도 상당수 발의되어 있는데,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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