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광고, 디즈니 빠지고 폭스 투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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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21]

넷플릭스가 제너럴모터스와 협업해 슈퍼볼에서 선보인 광고.
넷플릭스가 제너럴모터스와 협업해 57회 슈퍼볼에서 선보인 광고.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제작기획2부)] 슈퍼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빅 스포츠 이벤트로, 1억 명 정도가 시청하기 때문에 광고 단가도 가장 비싸다. 이 때문에 OTT 업체도 슈퍼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었다. 올해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봤다.

슈퍼볼은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시청하고, 미국 경제에 유발하는 효과는 165억 달러(약 21조 7천억 원)에 이른다. 슈퍼볼 우승팀 맞추기에는 5천만 명이 넘게 참가한다. 슈퍼볼이 열리는 주말에는 14억 개 이상의 닭 날개가 팔리고, 슈퍼볼 다음날 휴가자는 1600만 명이 넘을 정도다. 30초 광고 1개가 최고 7백만 달러(약 92억 원)에 판매된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경기장에서 열린 제57회 2023년 슈퍼볼은 아메리칸 리그(AFC) 우승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내셔널 리그(NFC) 우승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단판 승부에서 치프스가 이글스를 38대 35로 이기고 우승했다.

전반까지 24대 14, 3쿼터까지 27대 21로 뒤지다가 4쿼터(17대 8)에서 MVP를 받은 치프스의 패트릭 마홈즈가 경기 종료 직전 35대 35로 동점을 만들고, 해리슨 버커가 8초를 남긴 시점에서 필드골을 성공시켜 극적인 역전승을 했다. 1월 30일 열린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쉽 경기에서도 마홈즈와 버커는 경기 마지막에 동일한 패턴을 보여 주었다. 최근 4년 동안 세 번 슈퍼볼에 진출한 치프스는 두 번이나 우승하며 슈퍼볼 최강자에 올랐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1억 1300만 명이 제57회 슈퍼볼을 시청했는데, 리니어 채널(폭스와 폭스 스페인 채널 폭스 데포르Deportes)에서는 1억 600만 명, 스트리밍(ESPN+ 모바일)으로는 700만 명 정도가 시청했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시청자다.

닐슨의 시청자 조사가 모바일 시청자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 아래 아이스폿(iSpot.tv)이 도입한 방법이 NBC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이스폿에 따르면 57회 슈퍼볼을 평균 1억 182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시청자수는 1억 2840만 명이고 집 밖에서 시청한 사람도 1640만 명이나 된다.

앱스플리어(AppsFlyer)에 따르면 카지노와 스포츠 베팅 앱이 일요일 평균보다 45% 늘었고, 일요일 식음료 구매는 iOS에서 약 60%, 안드로이드에서 약 40% 증가했다. 반면 쇼평앱 구매는 20%가량 감소했다. iOS에서 스포츠앱은 140% 증가했. 소셜미디어 사용은 필라델피아 사람들이 캔자스시티 사람들보다 더 많이 활용했다.

폭스는 슈퍼볼 광고 수입이 거의 6억 달러(약 79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이스폿에 따르면 슈퍼볼 광고가 당일 전체 광고 노출의 64.1%와 TV 광고의 83.4%를 차지했다.

FLO TV는 2010년 OTT 중에서 처음으로 슈퍼볼에서 광고를 시작했다. 이후 2012년 훌루, 2017년 넷플릭스, 2018년 아마존 프라임, 2019년 CBS 올 액세스(CBS All Access), 2020년 디즈니플러스와 퀴비, 2021년 파라마운트플러스가 진입해 대다수의 OTT가 슈퍼볼을 광고에 활용했다. 올해에는 새롭게 광고 기반의 무료 OTT 서비스인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투비(Tubi)가 새롭게 광고를 시작했다.

올해 OTT 서비스의 슈퍼볼 광고의 특징을 꼽아보면, 먼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최근 디즈니+, HBO 맥스 등 실적이 좋지 않아 정리해고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반영되고, 새롭게 론칭되는 서비스가 없는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둘째, 최근 FAST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폭스가 인수한 투비가 <Down the Rabbit Hole>, <폭스 스포츠>, <Gardener> 등 3개의 광고를 처음으로 했다. 

셋째, 넷플릭스는 GM과 협력하여 광고했다. 차 안에서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 게임>과 <아미 오브 더 데드>를 시청하는 내용의 광고다.

유튜브 TV의 지속적인 광고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월에 유튜브 오리지널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유튜브는 지난 연말 오리지널 투자 대신 NFL 일요일 중계권을 계약했다. 광고모델이 주인 유튜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대신 스포츠를 통해 구독 모델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슈퍼볼은 미국 기업이 어떤 곳에 힘을 쏟는지 볼 수 있는 시금석 같은 존재다. 미디어 산업 입장에서 봤을 때, 기존 미디어와 신규 미디어의 혼전 못지않게 신규 미디어인 OTT도 슈퍼볼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구독 모델 포화 속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은 광고 모델을 도입하고, 유튜브는 역으로 구독 모델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BS가 지난 23일 기존 MBC와 SBS에 이어 삼성TV 플러스에 채널을 런칭했다. 미디어의 광고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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