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엄재희 기자]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EBS 신규 애니메이션 <뿡뿡빵빵 부부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27일 방송을 시작한 <뿡뿡빵빵 부부맨>은 방귀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초능력 히어로 아빠 '부부맨’과 딸 '보니'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에피소드를 담은 26부작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전업주부인 아빠 부부맨과 직장을 다니는 엄마, 딸 '보니', 보니의 동생 '요니', 가족의 사랑을 받는 반려견 '골디'가 좌충우돌하며 겪는 일상을 다룬다.
<뿡뿡빵빵 부부맨>은 '시대상을 반영한 건강한 애니메이션'을 지향한다. 기존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아빠가 집안일과 육아를 전담하고, 엄마가 직장을 다니는 가정의 모습을 투영했다.
아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주입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한 가운데 시대상을 담은 <뿡뿡빵빵 부부맨>의 등장은 반길만하다.
2021년 '성평등 미디어 포럼'에서 공개된 유튜브 어린이 애니메이션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모니터링 대상 87편 가운데 47건에서 성차별적 요소가 발견됐다. 가사와 돌봄은 여성이, 경제활동은 남성이 맡는 모습을 재현하고 여아는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남아는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지적을 받았다.
성차별적 애니를 편성한 방송사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복수의 케이블 방송사는 <안녕 자두야>를 편성했다가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 '주의' 처분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제기한 처분 취소소송에서 법원도 '양성평등 저해'를 이유로 내린 제재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뿡뿡빵빵 부부맨>은 히어로가 해결사로 나서는 애니매이션과도 결을 달리한다. '부부맨'은 어려움에 맞닥뜨린 보니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지난 28일 방송된 2화 '명탐정 보니' 편에서 이런 모습을 잘 드러난다.
2화에서는 반려견 골디가 숨긴 가족들의 물건을 찾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주인공 가족들은 평소 쓰던 물건을 하나씩 잃어버렸다. 보니가 아끼는 인형과 아빠의 TV 리모콘, 엄마의 차키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부부맨'을 소환해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나선 보니는 가족들을 탐문한 결과, 가족들이 각각 물건을 잃어버리기 직전 강아지 '골디'가 놀아달라는 요구를 외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부맨'은 이 사실을 진작 눈치채고도, 보니가 스스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본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최미란 EBS PD는 "<뿡뿡빵빵 부부맨>은 아이들이 처음 보는 프로그램에서 성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는 내용을 지양하고, 히어로가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아이가 해결 방법을 떠올릴 수 있게끔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며 "건강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표방하며 같이 보는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고, 아이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차별성을 뒀다"고 말했다.
<뿡뿡빵빵 부부맨>은 2017년 KOCCA 캐릭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우영석 작가의 부부맨 캐릭터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이다. 애니매이션은 EBS와 CJ ENM, 탁툰엔터프라이즈가 공동제작했다.
<뿡뿡빵빵 부부맨>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 7시 45분 EBS 1TV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투니버스도 3~4월에 애니메이션을 편성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