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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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EBS ‘정경의 11시 클래식’ 연출하는 정정화 PD

EBS  '정경의 11시 클래식'  정정화 PD  ⓒ한국PD연합회
EBS '정경의 11시 클래식' 정정화 PD ⓒ한국PD연합회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제280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음악·오락 부문에 지난 6월 22일에 방송된 EBS 라디오 <정경의 11시 클래식> ‘서로 바라보기를’ 편이 선정됐다. 창사특집 공개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문태국과 소프라노 박미자, 바리톤 정경, 피아니스트 이현주가 협연해 청취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정경의 11시 클래식>을 연출하는 정정화 EBS PD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가까이에서 관객들과 눈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의 무거움과 딱딱함을 벗어나 청취자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정 PD는 "클래식 음악은 작곡가의 고뇌와 슬픔, 기쁨, 환희가 다 녹아있고, 이를 연주하는 연주자마다 색깔도 달라 '깊은 울림'을 준다"며 "방송을 듣다보면 청취자도 클래식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다음은 지난 7월 26일 EBS 사옥에서 만난 정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수상 소감 부탁드려요.
다른 쟁쟁한 음악 프로그램도 많은데 수상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 만큼 기뻤어요. 심사평을 보니 우리의 기획의도가 잘 전달됐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우리 팀워크가 매우 끈끈한데요, 그 팀워크가 빛을 발한 첫 공개 방송이 상을 받아 더욱 기쁩니다. 애써 준 진행자 정경 교수와 스태프, 출연자분들에게 감사 인사 전합니다.

-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서 관객들과 눈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팬데믹 동안 청취자와 직접 바라볼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잖아요. 또, 연주자와 청취자의 만남을 넘어 우리가 함께 바라봐야 할 난민 문제도 생각해 보자는 취지도 담았어요.

-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의외로 수월했어요. 출연자들은 <수요 초대석>에 출연했던 분들이에요. 정경 교수가 클래식계 마당발로 통해요. 정 교수가 직접 <수요 초대석> 게스트를 섭외하고 있어요. 그래서 섭외는 쉬웠고요. 저희는 클래식을 단순히 소리로만 듣게 하기에는 지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상을 준비했죠.

- 난민을 위한 특별공연을 준비했는데요.
정 교수는 국제 NGO 단체인 '컨선월드와이드' 친선 대사이고 구세군과 사람예술 학교의 홍보대사예요. 평소에도 기아와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정 교수가 3년 전부터 난민과 기아 문제로 노래를 만들고 있었어요. 그 곡이 완성된 시점이 마침 우리의 공개 방송 시점하고 맞아떨어졌죠. 세계적인 연주자와 같이 협연해서 이 곡을 공개방송에서 세계 최초로 소개하고, 직접 오신 관객들과 청취자들이 난민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 코로나 이후 첫 공개방송인데요, 준비할 때 설레였을 거 같아요.
많이 설렜어요. 이 프로그램이 생긴 지 3년 4개월 정도 됐는데요, 한 번도 청취자들을 직접 초대할 수 없었어요. 방송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코로나가 확산됐거든요. 팬데믹 이후 청취자하고 처음 만나는 공개방송이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스태프들과 준비했어요.

그런데 날씨 예보를 보니 공개방송 날 비가 예고되어 있더라고요. 거기다 EBS 사옥의 위치는 교통이 다소 불편해요. 그래서 그 설렘은 걱정으로 바뀌었어요. 세계적인 소프라노와 연주자를 모셔놓고 청취자들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호우를 뚫고 객석을 꽉 채운 거예요. 통영에서 5시간 운전해서 온 분도 있고 새벽에 KTX를 타고 온 분도 있었어요. 걱정했던 마음이 감동으로 변했죠.

- 청취자를 직접 만나보니 어땠나요?
청취자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눈이 어두우신 80대 어머니와 함께 온 따님이 있었어요. 앞이 안 보이지만 이 방송을 들으면서 위로받고 있다고 해서 감동이었어요. 정 교수가 아들 같아서 방송을 챙겨 듣는다는 분도 있었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방송 들으면서 치료했다는 청취자도 있었어요. 

- 클래식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클래식 음악에는 '깊은 울림'있어요. 클래식 음악에는 작곡가의 고뇌와 슬픔, 기쁨, 환희가 다 녹아있고 그 울림이 각 연주자마다 여러 색깔로 나오거든요. 어떤 연주자는 자기만의 해석으로 굉장히 격정적으로, 또 어떤 연주자는 아름다운 선율로 뽑아내요. 관객에게 전해질 때는 또 각자의 색깔로 받아들여지고요. 그래서 클래식의 매력은 '깊은 울림'이라고 봐요. 그리고 그 울림이 여러 가지 색깔로 저마다의 마음속으로 전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클래식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아무래도 자주 접하지 못해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자주 접하고 있어요. 밥솥 알람에서도, 차를 후진할 때도, 학교 종소리에도 클래식 음악이 나오잖아요. 우리 생활 속에 클래식이 함께 하고 있어요.

EBS '정경의 11시 클래식'
EBS '정경의 11시 클래식'

-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우선 익숙한 곡부터 듣다보면 점점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어요. 그다음에 그 작곡가의 다른 곡으로 넓히는 거죠. 저는 처음에 베토벤의 운명,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등 쉬운 음악으로 시작했어요. 그다음 그 작곡가의 다른 곡, 여러 연주자로 넓혀가며 점점 즐기게 됐어요.

- 목표는 무엇인가요?
클래식 연주자와 청취자가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클래식 음악은 방송으로 듣는 것과 라이브 연주로 듣는 것에 차이가 있거든요. 클래식의 매력에 더 빠지실 수 있어요. 세계적인 연주자를 초대해 대중에게 들려주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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