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크쇼는 옛말, 유튜브 토크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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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의 나불나불 ’ ‘핑계고’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 인기

가수 아이유의 음악쇼 유튜브 '아이유의 팔레트'
가수 아이유의 음악쇼 유튜브 '아이유의 팔레트'

TV 토크쇼가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한때 TV 토크쇼 붐이 일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1인 스타 진행자의 이름을 딴 토크쇼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토크쇼의 명맥은 tvN<유 퀴즈 온 더 블록>, MBC<라디오스타>, JTBC <아는 형님> 등의 장수 예능이 이어가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도 정통 토크쇼보다 예능적 요소와 토크를 결합한 포맷이 대부분이다. 반면 유튜브에서는 토크쇼가 주목받는 추세다. 인력과 자본을 최소화한 ‘가성비 토크쇼’는 물론 방송에서 보기 힘든 스타급 연예인의 출연도 줄을 잇고 있다.

가수 아이유의 음악쇼 <아이유의 팔레트>는 유튜브 토크쇼 중 ‘TV 토크쇼’와 비슷한 포맷이다. 내달 3주년을 앞둔 <아이유의 팔레트>는 아이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만든 토크쇼인데 연예인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는 음악 토크쇼를 표방한다. 배우 송강호, 강동원, 공유부터 세븐틴, 카라, 뉴진스, 유인나 등 세대와 장르를 불문한 스타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출연한 콘텐츠의 조회 수는 650만 회를 훌쩍 넘길 정도로 화제성을 장악했다. 무엇보다 아이유가 음악과 연기 분야에서 두루 활동하고 있는 만큼 게스트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래퍼 이영지의 유튜브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캡처
래퍼 이영지의 유튜브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캡처

래퍼 이영지가 이끈 취중진담 토크쇼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최근 성공리에 시즌2를 마쳤다. <차린 건 없지만> 후속으로 구독자 329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호스트 이영지는 실제 거주하는 오피스텔에서 잠옷을 입은 채로 게스트를 초대한다. 호스트의 ‘팬심’과 ‘1등 망나니’를 자처하며 떠는 호들갑은 게스트가 처한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웃음을 유발한다. 이밖에도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게스트와 술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슈취타>, 가수 조현아의 <조현아의 목요일 밤>, 이용진의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 가수 탁재훈의 <노빠꾸 탁재훈>, 장도연의 티타임 토크쇼<살롱 드립> 등 다양하다.

베테랑 방송인도 유튜브 토크쇼로 향했다. 방송과 다르게 웹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재석은 별의별 핑계를 대며 좋아하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핑계고>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재석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동료인 지석진, 송은이, 김숙, 조세호, 남창희 등이 출연했다. 이들은 식당, 공원, 사무실 등 단출한 공간에서 가족, 패션, 은행 대출 등 주제 불문하고 쉼 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토크쇼의 기승전결을 지향하기보다 절친들의 맥락 없는 수다는 오히려 엉뚱함과 색다름을 선사한다. 부담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인 만큼 대부분 조회 수가 200~300만 회를 가볍게 넘기며 탄탄한 구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유튜브 '나영석의 나불나불' 차승원 출연편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유튜브 '나영석의 나불나불' 차승원 출연편

제작진이 유튜브 토크쇼에 뛰어들기도 한다. 나영석 PD는 유튜브 <채널 십오야> 내 <나영석의 나불나불>을 지난 6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나 PD가 시청자와의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시도한 데 이어 직접 진행자로 나섰다. 이서진, 김종민, 차승원, 염정아 등이 출연했다. 토크쇼이지만, 제작 방식에 힘을 덜어냈다. 나영석 사단의 전용 작업실에서 촬영하고, 소규모 스태프만 참여한다. 최소한의 카메라를 사용하고, 화려한 시각 효과나 편집도 없다. 나 PD는 게스트와 친분을 적절히 활용하는 등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듯 편안한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평균 300만 회에 달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TV 토크쇼는 과거만큼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방송인 강호동과 이승기가 12년 만에 뭉친 SBS<강심장 리그>는 명성과 달리 2%대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다. 후속으로 전현무와 장도연이 일과를 마친 이들과 퇴근길에서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 SBS<무장해제>가 대기 중이지만, 과연 레거시 미디어의 한계를 뚫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유튜브 토크쇼는 명확한 구독자 타깃과 높은 충성도로 화제성을 어느 정도 보장받지만, TV 토크쇼는 방송 채널의 한계를 딛는 동시에 정형화된 포맷에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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