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된 '시즌제 예능', 변화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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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제 예능 범람 속 새로운 생존전략 찾아야

채널A '하트시그널4'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시즌제 예능 경쟁이 치열하다. ‘장수 예능’이 시청률을 담보하던 시절을 지나 시즌제 예능이 ‘간판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방영했거나 방영 중인 시즌제 예능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방송사와 OTT가 시즌제 예능으로 기회를 노린 결과다. 시즌제 예능은 지난 시즌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이전 시즌을 보완할 차별화를 꾀하면 신규 예능과 비교해 화제성을 선점하기 쉬운 편이다. 콘텐츠 홍수 속 화제성이 관건인 만큼 화려한 출연진과 볼거리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대로 시즌제 예능이 ‘장수화’되면서 피로감이 누적되는 측면도 있다. 시간 대비 재미와 효율을 추구하는 ‘시성비’를 따지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시즌제 예능의 생존법도 고민할 시점에 다다르고 있다.

시즌제 예능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최근 종영한 채널A<하트 시그널4>, tvN<텐트 밖은 유럽3>, Mnet<너의 목소리가 보여10>를 비롯해 쿠팡플레이<SNL코리아>는 시즌4를 내보내고 있다. MBC는 <심야괴담회3>를 비롯해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을 2년 만에 시즌5로 선보이고 있다. 연예 예능 포화 속에서 ‘돌싱’을 내세운 MBN<돌싱글즈>도 시즌4까지 나왔다. ‘알쓸 시리즈’는 지식, 인간, 범죄 등을 주제로 한 예능으로 시즌1~3까지 제작됐고, 지난달 2일부터는 tvN<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시즌1이 방영 중이다. 이밖에 채널A<도시어부5>(7일), <강철부대5>(19일), tvN<어쩌다 사장3> 등이 대기 중이다. 시즌제 예능으로 롱런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예도 있다. TV조선 <불타는 장미단>과 Mnet<스트릿 우먼 파이터2> 등이다.

누구나 알만한 시즌제 예능이라고 해서 ‘공짜’는 없다. 기존 방식을 유지하되 새로움을 더해야 반응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진은 새 시즌을 선보일 때 출연진을 새로 영입하거나 색다른 볼거리를 내세운다. 예능의 포맷을 좀 더 확장하거나 변주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2>는 국내에서 글로벌로 참가자를 확대했다. 글로벌 댄스 신을 대표하는 댄서들이 대거 출연 중이다. 특히 시즌1의 참가자에서 심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모니카는 냉철한 심사평으로 어록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즌1은 입소문을 타고 화제성을 휩쓸었는데, 시즌2도 시즌1의 최고 시청률인 2%대에 방송 2회 만에 진입했다.

트레일러 영상 최초 공개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2' ⓒMnet
트레일러 영상 최초 공개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 ⓒMnet

한편 차별화를 꾀해도 신통치 않을 때가 있다. 시즌 종영을 앞둔 MBC<빈집 살래3>는 공익적 취지에도 방영 내내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1은 서울 도심, 시즌2는 어촌, 이번 시즌에서는 마을의 빈집 4채를 상업공간으로 되살리는 마을 재생 버라이어티로 규모를 키웠지만, 시청률은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SNL코리아4>는 배우 정우성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까지 화려한 제품군을 내세웠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이다. ‘MZ 오피스’, ‘주기자’로 화제 몰이를 하던 지난 시즌에 비해 아쉽다. <돌싱글즈4>는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 출연자를 구성하고, 낭만적인 풍광의 멕시코 칸쿤에서 외국 현지 촬영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청률도 화제성도 평범한 수준이다.

이처럼 시즌제 예능은 치열한 콘텐츠 경쟁 속에서 일종의 브랜드처럼 여겨지고 있다. 잘 된 프로그램 하나가 가진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즌제 예능은 시청자 확보뿐 아니라 인기 IP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사와 OTT는 시즌제 예능을 통해 다양한 실험과 변주를 꾀하면서 수익성과 화제성을 노리고 있지만, 실제 두 시즌 이상 흥행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방송사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던 일부 ‘장수 예능’이 새로움을 외면하다가 쓸쓸하게 퇴장한 것처럼, 시즌제 예능도 지속 가능한 생존법을 모색할 시기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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