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철수 리', 주목받는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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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로 19070년대 '프리 철수 리' 조명

아카이브 다뮤넨터리 '프리 철수리' ⓒ커넥트픽쳐스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프리 철수 리' ⓒ커넥트픽쳐스

[PD저널=엄재희 기자] 1973년 미국에서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한국인 '이철수'. 동양인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한인 이민 사회는 이철수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 억울한 옥살이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드러냈고, '프리 철수 리'(이철수에게 자유를) 운동은 들불처럼 번졌다. 이 운동은 당시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프리 철수 리>는 당시 '프리 철수 리' 운동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법정 증언 영상, 방송 보도 ,활동 사진, 지인의 캠코더 영상 등 아카이브 자료를 촘촘하게 연결해 런닝타임 86분짜리 다큐로 재구성했다. 이철수의 누명을 세상에 알린 미국 언론사의 한국인 기자 이경원, 변호를 맡은 랑코 야마다, 그의 석방을 바란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방대한 기록들은 뜨거웠던 '프리 철수 리' 운동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소나 <프리 철수 리> 한국 프로듀서는 "랑코 선생님이 '이철수에게 자유를'이 적혀 있는 30년 전의 리본을 가져오셨다. 자신들에게 의미가 너무 커서 차마 버릴 수 없었던 자료들을 하나둘 모아주셨다"고 했다. 인간 '이철수'의 파란만장한 삶은 이렇게 한 땀 한 땀 모은 아카이브로 생생하게 복원됐다.

아카이브 다큐멘터리는 아직 한국에서 생소하다. 국내에서는 KBS가 <88/18>, <모던타임즈>로 이 장르를 처음으로 개척했다. 철저하게 아카이브로만 구성되기 때문에 과거를 재배열함으로써 의미를 발견하는 흥미를 준다. 하줄리 <프리 철수 리> 감독은 "굳이 어떤 맥락이 있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느껴지는 것이 아카이브 다큐의 매력"이라고 했다.

KBS의 <모던 타임즈>는 내레이션을 과감하게 배제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프리 철수 리>는 2014년 작고한 이철수의 생전 목소리로 착각할 만한 내레이션을 전면 배치했다. 한국계 미국인 세바스찬 윤이 맡은 이 1인칭 내레이션은 <프리 철수 리>를 꿰뚫는 구성 중 하나다. 인물이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내면이 내레이션을 통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프리 철수 리>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이어진다. 아시아계의 이민자의 '영웅'아니라 아닌 평범한 청년이었기에 또 다른 비극은 예견되었을지도 모른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돼 미국 선댄스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프리 철수 리> 오는 10월 18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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