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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39] OTT 계정 공유 제한과 광고모델 도입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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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시청자서비스부)] 국내 OTT 지형이 또 한 번 요동을 친다. 국내 OTT 시장에서 절대 강자를 유지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Password Sharing Crackdown)을 시작하였고,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작한 계정 공유 제한을 내년에 국내에도 적용할 것이 예상된다. 티빙은 12월 요금 인상에 이어 내년부터 광고형 멤버십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
넷플릭스가 11월 2일 “계정 공유 관련 업데이트”를 통해서 “넷플릭스 계정의 이용 대상은 한 가구의 구성원”이라고 밝혔다. 계정 공유 제한은 넷플릭스가 가입자에게 순차적으로 메일을 보내 진행된다.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는 사람은 신규 멤버십에 가입하여 프로필을 이전하거나 추가 회원 자리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추가 회원 자리는 매월 5,000원의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 몇 명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외국 사례를 보면 프리미엄 계정은 2개, 스탠다드 계정은 1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경우, 현재 4명이 월 1만7,000원을 분담하므로 1인당 납부금액은 4,250원(1만7,000원/4명)이다. 앞으로는 3명까지 가능하므로 4,750원이 인상된 9,000원[(1만7,000원+5,000원+5,000원)/3명]을 납부해야하므로 최대 118.8%가 인상되는 셈이다. 스탠다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현재 4명이 월 1만4,000원을 나누어 내므로 1인당 납부금액은 월 3,500원(1만4,000원/4명)이다. 향후에는 2명까지 이용할 수 있으므로 1인당 6,000원[(1만4,000원+5,000원)/2]이 인상된 9,500원을 납부해야하므로 최대 171.4%가 인상된다. 결국 이용자는 프리미엄을 선택하여 계정을 공유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는 미국에서 스탠다드 요금제를 폐지하여 광고형 멤버십과 프리미엄 멤버십 위주로 끌고 가는 방향과 일치한다. 한국에서도 미국의 정책과 맞추어 추진할 것이므로 신규로 베이직 요금제도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플러스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11월부터 계정 공유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으므로 적어도 내년에는 국내에서 적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넷플릭스 광고형 멤버십 적극 추진
8월 24일 칼럼에서도 밝혔듯이 넷플릭스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구독료가 비싸도 구독을 유지하고, 요금이 부담되는 가입자는 광고 모델을 선택한다고 내부에서 판단”했다고 본다. 넷플릭스는 처음에 구독 모델을 도입하면서 광고 모델은 절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지금은 2022년 11월 도입한 광고형 멤버십을 강하게 밀고 있는 듯하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보다 3분기 광고형 멤버십 가입자가 70% 증가하였고, 광고형 멤버십을 도입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광고형 멤버십 글로벌 가입자가 1500만 명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서울 사랑방' 행사가 열린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행사에 참여한 취재진들이 넷플릭스 업무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PD저널
'넷플릭스 서울 사랑방' 행사가 열린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행사에 참여한 취재진들이 넷플릭스 업무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PD저널

또한, 넷플릭스는 광고형 멤버십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고 효과의 측정을 위해 닐슨의 닐슨 원(Nielsen ONE) 측정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15초와 30초에 이어 10초, 20초, 60초 광고로 확대하였다. 매주 발표하는 넷플릭스 TOP 10을 활용하여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에 전 세계의 광고주들이 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형 멤버십 이용자도 콘텐츠를 저장하여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부터는 3개의 에피소드를 몰아본 경우 4번째 에피소드는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몰아보기 광고’를 도입하고, 광고에 QR코드도 포함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스폰서십도 글로벌로 확대할 예정이다. 스폰서십에는 에미상 후보에 오른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의 최신 시즌에 도입한 타이틀 스폰서십, 현지 기념일이나 명절 등을 활용하는 모멘트(계기성) 스폰서십, 넷플릭스의 스포츠 중계에 참여하는 라이브 스폰서십이 있다.

티빙의 광고형 멤버십
지난해 약 1,20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티빙도 12월 1일부터 구독료를 20% 이상 인상하고 내년 1분기에 토종 OTT로서는 처음으로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구독료는 베이직은 월 7,900원에서 9,500원, 스탠다드는 월 1만 900원에서 1만 3,500원, 프리미엄은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된다. 기존 가입자는 2024년 3월부터 베이직 9,000원, 스탠다드 1만2,500원, 프리미엄 1만6,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광고형 요금제는 월 5,500원이다. 광고형은 넷플릭스에서 보듯이 인터랙티브가 가능한 OTT로서는 매력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데, 넷플릭스의 정책을 참고하면서 실행하지 않을까 판단한다.

올해 들어서 OTT 서비스들이 가입자 확대보다 수익을 챙기는 경향이 강하다. 오리지널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면서도 구독료도 올리고 광고형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의 적자를 지켜봐 줄 수 없다는 주주들의 고려한 선택일 것이다.

결국 TV와 차별화가 중요한 강조점이었던 OTT가 점차 TV와 유사해지고 있다. OTT가 TV의 보완재에서 대체재가 되어 광고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져 OTT가 성장할수록 TV 광고는 잠식될 수밖에 없다. 미디어 시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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