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삶에도 즐거움 있다는 메시지 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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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KBS 대기획 'ㅇㅁㄷ지오디' 연출한 이명섭 PD

KBS가 지난 추석연휴에 대기획으로 편성한 'ㅇㅁㄷ지오디'.
KBS가 지난 추석연휴에 대기획으로 편성한 'ㅇㅁㄷ지오디'.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제283회 이달의 PD상 TV 예능 부문에 '국민 그룹' god의 콘서트를 담은 KBS 대기획 <ㅇㅁㄷ 지오디>가 선정됐다.

<ㅇㅁㄷ 지오디>는 국민그룹이란 찬사를 받는 god의 데뷔 25주년을 맞아 ‘국민이 만든 그룹 지오디’라는 콘셉트로 3시간가량 콘서트를 담아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명섭 PD는 “기획 의도에 공감을 해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ㅇㅁㄷ 지오디>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궁금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이명섭 PD와 만났다. 다음은 이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제작자의 마인드에서 같이 공감을 많이 해 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사실 제가 상을 받긴 했지만, 수많은 스태프가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스태프를 대신해 제가 받은 거라고 생각하고 이 감사함을 잘 전달하겠습니다.”

- KBS 50년Xgod 25년 2023 KBS 대기획 <ㅇㅁㄷ지오디>는 어떻게 기획한 건가요?

“KBS 대기획은 나훈아 선생님 때부터 시작이 됐죠. TV에서 뵙기 어렵고 국민들이 봤을 때 희망을 갖거나 아니면 좋은 경험할 수 있는 가수들을 찾기 시작해서 송골매 선생님들이나 심수봉 선생님, 임영웅 씨도 했었거든요. 그런 연속성에 장르도 다양했으면 좋겠고 연령대도 다양한 사람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 해서 이번에는 어떤 사람이 좋을까 얘기 했어요. 사실 god가 국민그룹이라는 호칭 들은 게 유일하거든요. 그래서 god는 국민그룹으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에서부터 시작이 됐죠.”

- god 팬은 30~50대에 많지 않나요?

“god를 향유했던 세대들이죠. 그때 그 시절을 공유했던 분들은 30~40대가 맞는 것 같아요. 시청률이나 시청 그래프들을 분석 하더라도 30대가 제일 많긴 하더라고요.”

KBS 대기획 'ㅇㅁㄷ지오디'로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이명섭 PD.
KBS 대기획 'ㅇㅁㄷ지오디'로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이명섭 PD.

- 제작 과정을 설명해주시다면요.

“기획이 끝나고 나서 섭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섭외를 제일 먼저 신경 썼고요. god 자체는 완전체일 때 의미가 있죠. 근데 지금 5명의 다 소속사가 모두 달라요. 스케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그게 진행이 되고 난 다음부터 준비 과정은 편하게 갔던 것 같습니다.”

- god에 콘서트를 제안했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사실 나훈아 씨부터 대기획은 역사성이 있잖아요. 명절 등에 맞춰서 시청자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측면에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거죠, 그래서 이걸 하게 된다는 건 되게 큰 영광이라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다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 제목이 <ㅇㅁㄷ지오디>죠. 초성으로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을까요?

“그건 김태우 씨 아이디어였어요. 우리가 잘해서 된 그룹이 아니라고 본인들은 표현하더라고요. 국민들이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서 ‘국민이 만든 그룹 god’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했어요. 근데 이걸 처음부터 공개하는 것 자체가 재미가 없으니까 사실 후킹의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죠. 사람들한테 약간 궁금증도 유발하고 재밌는 얘기들이 조금 나오지 않겠느냐는 생각했죠. 단계별로 조금씩 정보를 밝히면서  관심들을 유도하자고 해서 'ㅇㅁㄷ god'가 처음에 만들어진 거죠.”

- <뮤직뱅크>나 <불후의 명곡> 등 음악 프로그램을 연출했는데, 대기획 콘서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사실 음악 연출에는 여러 가지가 들어가잖아요. 디테일하게 얘기하자면 조명을 어떻게 할지 카메라를 어떻게 찍을지 등등을 결정하는 과정이죠. 그런 면에서는 <뮤직뱅크>, <불후의 명곡> 그리고 <ㅇㅁㄷ god>가 약간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죠. <뮤직뱅크>의 경우 ‘콘셉트가 다른 가수들의 공연을 5분 안에 어떻게 임팩트 있게 잘 보여줄까’를 고민해요. 순위 프로그램이라서 연결성이 있다고 보기는 조금 힘들죠. <ㅇㅁㄷ 지오디>는 한 가수를 하나의 흐름으로 가져가는 거잖아요. 거기서는 조금 더 곡 배치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리고 그 안에 VCR 구성이 어떻게 해야 될지 관객들은 어떻게 해야 좋아하는지 고려한다는 게 다르죠.”

- 드라마 타이즈의 인트로 영상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초성 제목의 뜻은 바로 이겁니다’라고 말로 푸는 건 조금 재미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보고 직관적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VCR 구성물을 보면 10대부터 20대, 30대, 40대, 70대로 나뉘어 있거든요. 보통의 삶에서 겪었지만 조금 힘들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넣었고 그 과정 속에 이 노래들이 어떤 위로를 줬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들도 위로받았지만, 이 노래들도 힘을 얻어서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함께해 왔다는 것도요. 그래서 ‘ㅇㅁㄷ 지오디’가 쫙 벌려지면서 ‘국민이 만든 그룹 지오디’로 변하거든요. 국민들과 함께했고 국민이 키워줘서 god가 됐다를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KBS 창사 50주년 god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방송된 'ㅇㅁㄷ 지오디'.
KBS 창사 50주년 god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방송된 'ㅇㅁㄷ 지오디' 콘서트 홍보 영상.

- 콘서트 메시지가 '보통 사람들의 보통날들의 찬사‘라던데 어떤 의미일까요?

“사실 이게 가장 큰 줄기라고 볼 수가 있어요. god가 다른 그룹과 다르고 왜 이게 대기획이어야 되고 왜 이 사람들이 국민 그룹이었다는 것을 표현할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요. 

제일 마지막에 아이유 씨가 내레이션하는 부분이 있어요. 콘서트가 god 입장에서 국민이 만들어줘서 항상 감사하다는 얘기였다면 팬의 입장에서 왜 god가 좋았을까라는 이야기를 넣은 거죠. 사실 99.9%의 사람들은 보통의 삶을 살잖아요. 하늘의 별 같은 삶을 살지 못하고 그것 때문에 좀 절망을 할 때도 있죠. 사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거든요. 하루 즐겁게 노래 부르면서 보통의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콘서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요?

“일단 저는 공연과 TV를 나누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콘서트 흐름을 최대한 고스란히 잘 전달하자가 목표였죠. 그래서 콘서트를 중간에 끊은 적도 없어요. 그걸 위해서 연출적인 면에서도 카메라들의 배치라든지 이런 것들도 고민을 많이 했었죠.”

- 노래 순서를 정하는 것도 중요했을 것 같아요.

“순서가 굉장히 중요하죠. god가 계속 활동을 하는 그룹이어서 콘서트 넘버들이 정해져 있는 것들도 있고 익숙하게 하는 흐름이 있어요. 해질녘에 시작한 이번 콘서트의 앞 부분에는 굉장히 흥이 넘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대기획과는 다른 장르고, 어떻게 보면 젊은 장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신경썼어요. ’사랑의 그리고 기억해‘는 1부 끝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야구장 키스타임처럼 같이 포즈 잡는 게 1부 끝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배치하게 되고요. 마지막 앵콜곡 같은 경우 ’촛불 하나‘와 ’하늘색 풍선‘이 마지막에 나와야지 더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임팩트가 있겠으니까 그쪽은 뒤로 빼고요. 그런 구성에 많이 신경을 썼죠.”

- 앞에서 언급하셨는데 마지막에 아이유 씨가 내레이션했잖아요. 아이유 씨를 왜 섭외한 거예요?

“아이유 씨는 모든 사람이 아는 팬 god거든요. 그리고 에필로그 내레이션을 새벽에 썼는데, 쓰자마자 아이유 씨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보통의 삶도 나쁘지 않다는 메시지를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으로 전할 수 있는 인물로 아이유 씨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 이번 콘서트를 연출하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대기획 콘서트 연출을 처음 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보람을 느꼈고, 많은 걸 배웠어요. 사실 좋은 가수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리고 좋은 가수를 또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도 많아서 이런 대기획이 끊이지 않고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2013년 KBS에 입사한 이명섭 PD는 <불후의명곡>, <해피투게더>, <뮤직뱅크>, <가요대축제>, <K-POP SUPER LIVE>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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