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스’, 5060 디바들의 눈부신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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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신선한 제안에서 출발한 KBS ‘골든걸스’
인순이·신효범·박미경·이은미, 'K팝 걸그룹' 미션 도전 과정 흥미진진

레전드 디바들의 걸그룹 도전기를 그린 KBS '골든걸스'
레전드 디바들의 걸그룹 도전기를 그린 KBS '골든걸스'.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언니들의 도전은 새롭다. 이미 폭넓게 대중적 입지를 넓혀온 5060 여가수들이 아이돌 노래에 도전한다. 지난달 27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골든 걸스>의 이야기다. 네 여성은 인순이,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다. 1970~80년대 데뷔한 이들은 화려한 커리어를 잠시 미뤄두고 ‘K팝 걸그룹’이라는 미션에 도전한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이 프로듀서로서 프로젝트를 이끈다.

<골든걸스>는 공개되자마자 시청률 상승세가 심상찮다. 첫 회 시청률 4.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데 이어 지난 3일 방송에서는 시청률 5.0%를 보이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KBS 간판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앞지를 정도로 화제성을 장악했다. 익숙함과 새로움을 엮어낸 <골든 걸스>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프로듀서 박진영의 기획력은 새로움의 시작이다. 이미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네 명의 가수가 이번에도 ‘노래 경연’으로 참여했다면 자칫 진부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진영은 오래전부터 티나 터너, 휘트니 휴스턴처럼 1980~90년대를 휩쓸었던 여성 가수들로 그룹을 만들어 프로듀싱 해보고 싶었다는 열망으로 그야말로 새 판을 짰다.

방송사가 먼저 프로그램을 기획해 섭외하는 방식이 아닌 출연자인 박진영이 방송사에 기획을 제안해 프로그램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이 지점부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시작된다. 사전 섭외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진영이 네 가수를 섭외하기 위해 차례로 전화를 걸고, 어렵사리 말문을 트는 과정은 프로그램의 첫 볼거리다. 

박진영의 발칙한 상상은 현실이 됐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네 가수의 도전은 예측 불가다. 커리어로는 정점을 찍고, 나이로는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은 ‘걸그룹’이라는 프로젝트로 뭉치는 데 곳곳에 장애물이 많다. 평생 솔리스트로 살아온 이은미는 퍼포먼스를 해야한다는 데 “포기”라고 도리질 친다. 자신이 평생 쌓아온 쟁쟁한 실력으로 겨루는 것보다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는 데서 따르는 두려움이다.

네 가수 모두 새로운 도전에 기대와 설렘을 드러내면서도 “나이 때문에 힘들 거다”, “자신이 없다” 등 두려움과 걱정으로 고민에 휩싸이는 모습은 화려함 뒤에 숨은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KBS '골든걸스'
KBS '골든걸스'

네 가수의 도전은 ‘어떤 노래를 부르냐’로 진면목을 드러냈다. 박진영이 제안한 ‘걸그룹 노래 불러보기’는 익숙함과 새로움을 적절하게 섞은 미션이다. 2주간의 연습 시간을 조건으로 인순이에게는 뉴진스의 ‘Hype Boy’를, 신효범에겐 트와이스의 ‘Feel Special’을, 박미경에겐 아이브의 ‘I Am’을, 이은미에겐 청하의 ‘벌써 12시’가 주어졌다. 숱하게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며 전문성을 발휘해온 박진영이 네 가수의 실력과 잠재력을 발견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 결과 인기 걸그룹의 노래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무대는 반향을 일으켰다. ‘요즘 노래’를 그들만의 색으로 풀어낸 능숙함은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앞으로 <골든걸스>는 5060 디바가 걸그룹이 되기 위한 합숙과 훈련 과정을 앞두고 있다. 포맷 자체는 평이하지만, 본격적인 훈련 과정은 예능적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듀서-신인 걸그룹’, ‘누나-동생’, ‘프로듀서-가수’ 등의 다양한 관계 구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박진영이 첫 보컬 디렉팅을 앞두고 진땀을 빼는가 하면, ‘요즘 가수’가 되기 위한 네 가수의 결심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사전 섭외 당시 난항이 예상됐던 이은미가 “세 명의 목소리와 함께 하는 건 포기가 어렵다”라며 걸그룹 합류를 결정한 것처럼 네 가수가 노력하고, 변화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덧붙여 중장년층 여성에 대한 단편적인 시선을 거두는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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