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에게 시청자가 보내준 후원에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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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5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KBS 장바구니 집사들‘ 김자영 PD

KBS '장바구니 집사들'을 연출한 김자영 PD.
KBS '장바구니 집사들'을 연출한 김자영 PD.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85회 이달의 PD상 TV 교양·정보 부문에 KBS가 공영방송 50주년 기획으로 편성한 <장바구니 집사들-장바구니 이어담기>가 선정되었다. 11월 26일 방송된 <장바구니 이어담기>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건강한 식재료 장바구니를 후원한 프로젝트 이후에 청년들의 달라진 모습을 담았다.

<장바구니 이어담기>를 연출한 김자영 PD는 “<장바구니 집사들>이라는 프로젝트를 위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마음 같이 모아주셨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자립준비청년들과 우리 사회의 연결을 위해 프로젝트에 함께해 준 모든 분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김자영 PD를 만나 제작 뒷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수상 소감 부탁드려요.

“일단 직접 PD들이 선정한 상을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장바구니 집사들>이라는 프로젝트를 위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어요. 출연자들과 집사님들 그리고 지금 장바구니 프로젝트를 위해 도움을 주신 여러 사회복지재단이나 기업, 후원자분들께 정말 모두 너무 감사해요.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자립준비청년들과 우리 사회의 연결을 위한 프로젝트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장바구니 집사들>은 자립 준비 청년들에게 식재료를 전달해 주는 프로그램이었잖아요. 어떻게 기획한 프로그램인가요?

“건강한 음식 먹으려면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잖아요. 건강한 먹거리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고요. 건강한 음식을 통해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다가 자립준비청년들을 알게 됐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사실 청년들이 굉장히 고통을 받았잖아요. 구내식당도 문을 닫아서 말 그대로 굶거나 편의점에서 끼니 때우는 청년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소식을 알게 됐어요. 특히 자립준비청년들은 보호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 끼니를 챙겨야 되죠. 그래서 <장바구니 집사들> 프로젝트는 단순하게 식재료 장바구니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고립되어 있거나 외로운 청년들의 안부를 묻고 의지가 되는 관계를 만들어 가보자는 의도로 기획하게 됐어요.”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섭외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정말 어려웠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 지원 사업을 하는 사회복지 재단 관계자들의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요. 자립 준비 청년들이 실제 자기 스스로를 드러내고 알리는 일을 피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관련 단체들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립준비청년을 찾아서 만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자립준비청년들의 실명이 아니라 닉네임을 사용한 건가요. 

“닉네임은 청년들이 스스로 지은 거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잘해 먹는 음식을 통해 이 친구들의 캐릭터나 개성, 꿈과 의지 같은 특성들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KBS '장바구니 집사들'<br>
KBS '장바구니 집사들'<br>

-장보기 규칙 4가지가 있었잖아요. 왜 규칙을 뒀는지 궁금해요.

“장보기는 4만 8500원 한도에서 간편식 말고 제철 식재료를 ‘탄단지’ 3대 영양소를 고려한다는 규칙이 있었는데요. 금액은 1인 가구 한 달 식비를 감안한 거예요. 1인 가구 한 달 식비가 19만 5천 원 정도 되는데, 그걸 4주로 나눠서 4만 8500원으로 정했고요. 3대 영양소와 제철 식재료를 고려한 이유는 프로그램 모토가 건강한 식재료니까요. 건강한 식재료를 담은 장바구니를 만드는 조건이었던 거죠.”

-장바구니 2500개를 모으는 걸 목표로 했는데 4558개가 모아졌잖아요. 거의 두 배 가까이 된 건데 예상하셨어요.

“예상은 못 했어요. 2500개도 광장히 큰 금액인데 과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질 수 있을지 걱정이 컸어요. 그래서 2500개만 채워도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4500개가 넘는 장바구니가 만들어진 거죠. 기관이나 기업에서 큰돈을 지원해 주신 곳들도 있었는데, 프로그램에 너무 공감한다며 천 원, 만 원으로 마음을 보태주신 시청자들도 많았어요. ‘청년들이 한 끼 따뜻하게 잘 먹기 바란다’,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들을 남겨주시는 걸 보고 뭉클했습니다.”

-<장바구니 이어담기>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200일 동안 생긴 변화 등을 담았잖아요. 실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일단 청년들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회에 나갈 수 있는 자신감과 온기 같은 것들을 느끼면서 청년들이 밝아지고 확신이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이 프로젝트 하나로 삶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목표들을 향해서 잘 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닉네임 ‘달걀말이’ 청년이 제철 식재료들를 받아 매주 요리하면서 계절이 오고 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기획 의도를 잘 표현해준 말이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라는 존재는 너무 소중해요. 소중한 희망의 불씨들을 꺼뜨리지 않고 잘 이어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고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불씨를 살려가는 게 PD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2005년 KBS에 입사한 김자영 PD는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장바구니 집사들>, <이웃집찰스>, <생로병사의 비밀>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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