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도 뛰어든 스포츠 중계...프로레슬링에 6.7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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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와 10년 계약...충성도 높은 WWE 팬 확보 시너지 기대

넷플릭스가 중계권을 확보한 WWE의 '먼데이 나이트로'
넷플릭스가 중계권을 확보한 WWE의 '먼데이 나이트로'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스포츠 중계 시장을 진출을 엿보던 넷플릭스가 드디어 라이브 스포츠 프로그램에 첫발을 내딛었다. 넷플릭스는 24일(현지 시각) 미국 프로레슬링 리그 WWE와 10년 계약을 맺고 최장수(31년) 인기 주간 프로그램 <먼데이 나이트 로우>(Monday Night Raw)를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넷플릭스가 투자한 라이브 콘텐츠 중에 가장 큰 규모의 딜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계권 거래 규모는 50억 달러(6조 7000억원) 정도며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실시간 TV 시대가 저물고 스트리밍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임에 충분하다. 

아울러 엔데버가 WWE와 UFC가 통합해 만든 모회사 ‘TKO 그룹 홀딩스’의 승리라고 불릴 수 있는 이벤트다. 양대 격투기 리그를 통합해 시너지를 노리던 TKO는 그야말로 TV시장을 KO 시켰다. 거래가 발표된 화요일 TKO의 주가는 20% 이상 상승한 주당 90달러에 거래됐다.

엔데버 CEO 아리 엠마뉴엘은 CNBC 인터뷰에서 “넷플릭스라는 단어가 매우 중요하다(Netflix is very important for this)고 생각한다”라며 “정말 큰 거래”라고 강조했다. 계약 5년 이후 넷플릭스는 계약을 중단하거나 추가 연장(10년) 할 수 있는 우선권도 부여받았다. 

이번 거래는 넷플릭스와 WWE 양쪽에 모두 의미가 있다. UFC를 보유하고 있는 엔더베는 2023년 WWE를 93억 달러에 인수했다. 리그 인수에 따른 자금이 필요했던 엔더베는 WWE의 중계권을 비싸게 사줄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었다. 현재 5년 계약으로 <먼데이 나이트 로우> 미국 내 방송 권리를 가지고 있던 피콕은 연간 2억 5000~2억 6000만 달러 가량을 부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스포츠 중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먼데이 나이트 로우> 중계권 확보는 넷플릭스의 라이브 프로그램 진출 의지를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최근 연이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었다. 2023년 3월 넷플릭스는 첫 번째 라이브 이벤트 코미디 스페셜 <크리스 록 :선택적 분노>(Chris Rock: Selective Outrage)을 공개했고, 최근에는 제30회 영화 배우 조합 시상식을 중계했다. <먼데이 나이트 로우>는 이전 작품에 비해 라이브성이 훨씬 강한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 경쟁사들은 이미 라이브 스포츠 스트리밍 중계에 진출한 상태다. NBC유니버셜의 피콕은 풋볼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지난 14일 이뤄진 캔자스 시티 칩스와 마이애미 돌핀스 경기 중계로 스트리밍 라이브 이벤트 상 역대 최대인 23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NBC유니버설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게임보다 시청률이 6% 이상 높아졌다. 아마존 프라임은 NFL 목요일 경기(Thursday Night Football)의 독점 중계권을 10년 간 가지고 있다.

글로벌 1위 스트리밍인 넷플릭스가 WWE가 만날 경우 파급효과는 더 클 수 있다. TKO 대표 겸 COO인 마크 샤피로는 “양측 모두에게 진정으로 윈윈이었던 거래”라며 “두 회사 모두 상당한 충성도 높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 등 많은 부분이 양측 모두에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메인 페이지.
넷플릭스 메인 페이지.

구독자+스포츠팬, ‘가치 극대화’ 사슬

넷플릭스의 WWE 중계권 확보로 스포츠 마니아와 스트리밍 구독자가 결합되는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 피콕 역시 스트리밍이지만, 글로벌 구독자 2억 5000만 명에 달하는 넷플릭스에 견줄 수 없다. WWE의 팬은 적지만 매우 단단하다. 규모와 단단함이 만날 경우 ‘몰입감’이 배가 된다. 물입감은 구독으로 이어지고 팬과 구독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번 스포츠 중계로 더 많은 구독자들의 방문 빈도와 이용 시간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 

벨라 바잘리아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공식 성명에서 “다양한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WWE의 중계권을 확보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의 도달률과 추천이 WWE의 팬과 결합될 경우 오디언스와 구독자들에 더 많은 즐거움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계약은 2025년 1월부터 유효하다. 이때부터 넷플릭스는 <먼데이 나이트로>를 미국과 캐나다, 영국, 라틴 아메리카 등에 독점 중계한다. 서비스 국가 역시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넷플릭스는 <스맥다운>(SmackDown), <레슬매니아>(WrestleMania), NXT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미국 외 지역의 모든 WWE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스페셜의 공식 유통 플랫폼이 된다. WWE가 넷플릭스와 손잡은 이유도 여기 있다. 

넷플릭스와의 계약과 함께 엔데버는 WWE의 <스맥다운> 시리즈 파트너를 폭스에서 NBC유니버설과 USA네트워크로 옮겼다.  5년간 14억 달러 규모다. NXT 프랜차이즈는 동시에 USA 네트워크에서 CW 네트워크로  이동한다. 이들 거래로 엔데버는 연간 2억~2억 5,000달러의 중계권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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