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천하 지속...경쟁자 등장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건식의 OTT 세상 45]

ⓒ넷플릭스
ⓒ넷플릭스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시청자서비스부)] 숲의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천이(遷移)가 일어난다. 천이란 일정한 지역의 식물 군락이나 군락을 구성하고 있는 종들이 시간의 추이에 따라 변천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의 마지막은 숲의 생태적 조건에 맞게 장기간 안정된 상태를 이루게 되는데 이를 '극상(極相)'이라고 부르고, 음지 식물(음수림)이 극상림이 된다.

지난주 넷플릭스의 2023년 4분기 실적을 보면서 문득 OTT 시장이 넷플릭스라는 음수림으로 극상이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는 기존 미디어의 OTT와 혼합림을 이루다가 이제는 넷플릭스 천하가 되는 듯하다. 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도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영국계 리서치 회사인 칸타는 <2023년 4분기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미국 바로미터 보고서>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은 거의 포화 상태에 도달하여 이제는 가입자 유지가 새로운 성공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가입자 유지를 위해서는 더 이상 신규 콘텐츠 출시만으로 경쟁할 수 없으므로 스포츠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포화 상태가 되어가는 OTT 시장에서  2023년 4분기에만 1312만 명, 2023년 전체로는 2953만 명이 증가하여 전 세계의 가입자가 2억 6028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2023년 증가 수치는 2020년 3657만 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증가이다. 

2023년 매출도 2022년보다 6.7%가 증가한 487.3억 달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5%가 증가한 69.5억 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2024년 1분기 매출이 13.2% 성장하고 영업이익 수익률을 26.2%로 전망했다. 

넷플릭스 분기별 대륙별 가입자 증가 현황.
넷플릭스 분기별 대륙별 가입자 증가 현황.

가격을 인상하고, 베이직 요금제를 없앤 상황에서 나온 실적이다.  OTT 시장이 포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2023년 성과는 2021년과 2022년의 가입자의 역성장을 극복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가입자가 증가한 것은 넷플릭스가 도입한 비밀번호 공유 제한, 광고 요금제 확대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넷플릭스는 OTT 시장의 필수 앱(Must have)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의 움직임을 보면, 리서치 회사 칸타가 가입자 유지의 조건으로 콘텐츠의 다양성을 지적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지난주 넷플릭스는 미국의 프로레슬링 단체 WWE와 중계권을 50억 달러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넷플릭스는 2025년 1월부터 10년간 WWE의 31년 된 최장수 인기 프로그램 <먼데이 나이트 로우>(Monday Night Raw)를 독점 중계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스맥다운>(SmackDown), <레슬매니아>(WrestleMania), NXT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미국 외 지역의 모든 WWE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스페셜의 공식 유통 플랫폼이 된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화재에서 보듯이 극상의 숲은 자연적인 화재가 발생하여 최초 상태로 돌아 한해살이풀부터 자라나기 시작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과연 넷플릭스의 극상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티빙이나 웨이브 같은 국내 OTT 업체의 반격이 성공할지, 쿠팡플레이 같은 모델이 더욱 성장할지, 삼성TV플러스나 LG채널스 같은 FAST가 새롭게 떠오르는 음수림이 될지 관심을 갖게 한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