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 담긴 드라마 음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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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6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국악방송 ‘사운드詩북_이러한 밤이었다’ 연출한 김연주 PD

286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국악방송 김연주 PD.
286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국악방송 김연주 PD.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86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음악오락 부문에 지난해 12월 31일 방송된 국악방송 <사운드詩북_이러한 밤이었다>가 선정되었다. <사운드詩북_이러한 밤이었다>는 20편의 시와 음악을 옴니버스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연주 PD는 “제작하면서도 굉장히 행복했는데 상까지 받게 되어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수상 소감은 밝혔다. <사운드詩북_이러한 밤이었다>는 어떻게 기획된 건지 등 프로그램 제작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국악방송에서 김연주 PD를 만났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수상소감 부탁드려요.

“시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고요. 제작하면서도 굉장히 행복했었는데 이달의 PD상 받게 돼서 저에게 더 의미가 각별한 것 같아요.” 

-<사운드詩북_이러한 밤이었다>는 어떻게 기획된 건가요?

“20편의 시와 음악과 소리를 세 개의 주제로 엮어서 옴니버스 드라마처럼 만든 작품이고요. 제목이 사운드‘북’이기는 하지만, 한 편의 ‘영화’를 소리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음악과 함께 시 낭독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방식이 시를 감상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더 아름답고 더 음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싶었어요. 자신의 이야기처럼 시에 이입할 수 있도록 시에 담긴 드라마를 더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드라마의 주제가 있었을 것 같아요.

“한 시간짜리 작품 안에 통영, 태백, 서울. 이렇게 3개의 도시를 배경으로 3개의 이야기가 펼쳐지고요. 각 파트별로 주제는 있는데 그 세 개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건 밤이에요. 방송이 12월 31일 밤 11시였거든요. 올해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보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죠. 다른 하나는 정서적인, 내면의 밤이라는 뜻도 담겼어요. 누구나 어두운 상처, 드러내지 못한 아픔이 있잖아요. 그런 중의적인 표현으로서 밤이라는 주제를 생각했고요.”

-가장 중요한 게 시잖아요. 시는 어떻게 골랐나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밤’이라는 대주제에 따라 1차로 시를 선정했었고요. 통영, 태백, 서울이라는 공간을 정하면서 그 지역, 공간을 드러내 줄 수 있는 시 한 편은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시가 씨앗이 돼서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전개하고요.

한편으로는, 최대한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그 시들이 각각의 고유한 스타일이 있지만 하나의 작품을 봤을 때는 연결되는 결들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별도의 내레이션이나 설명이 없으니, 시의 결들이 너무 다르면 드라마 전개가 부자연스럽고 연결이 안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시에 담긴 이야기와 시어의 결을 중심으로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제작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라디오를 하면 다른 이들의 삶에 가까워지는 걸 느껴요. 시를 짓는 사람들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봤고요. 시에 담긴 삶의 단면들을 읽을 때는 애잔하면서도 따뜻했어요. 소리를 통해서 삶을 생생하게 느꼈고요. 고단한 삶이지만 그 자체로 살아간다는 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우리는 모두 비슷한 쓸쓸함을 안고 비슷하게 넘어지고 일어서며 살아가고 있으니, 힘들 때는 시에 기대고 서로에게 기대서 힘을 내어 살아가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 많은 분들께 위로가 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 2007년에 국악방송에 입사한 김연주 PD는 <경계에 선 사람들>, <들려오는 것들>, <인드라망-상생의 대회> 등 다수의 특집 및 정규 프로그램을 연출했고 현재는 <맛있는 라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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