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어김없이 뜨는 정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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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명 넘게 본 '서울의 봄'...보수 진영 '건국 전쟁' 관람 독려
넷플릭스 '돌풍' 올해 공개 예정...글로벌 OTT도 정치 소재 드라마 줄줄이 '대기'

정치를 소재로 다룬 영화 '서울의 봄', '건국전쟁'
정치를 소재로 다룬 영화 '서울의 봄', '건국전쟁'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총선을 두 달여 앞둔 가운데 정치 소재 영화와 드라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MBC는 <서울의 봄> 인기 덕분에 18년 전 드라마인 <제5공화국>을 편성했다. 보수권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재평가한 영화 <건국 전쟁>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다. 개봉한 지 보름 만에 누적 관객 수 75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에선 글로벌 순위 4위에 오른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o난감>은 정치적 시비에 휘말렸다. 작품 속 악역인 형정국 회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외모 등이 닮았다며 지지자 중심으로 불매운동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단 국내뿐 아니라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도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대기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돌풍>은 본격 정치 드라마다. 올해 공개 예정인 <돌풍>은 박경수 작가의 <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 등 권력 3부작에 이은 작품이다. 부패한 거대권력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싶은 국무총리와 그에 맞서는 경제부총리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 중 재벌과 결탁한 대통령을 심판하고 정치판을 바꾸고 싶은 국무총리 박동호 역은 설경구가 맡았다. 정치의 정점에서 설경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정수진 역은 김희애가 나선다. 김희애는 넷플릭스 <퀸메이커>에서 복수심으로 선거판에 뛰어들어 노동인권 변호사를 서울시장으로 ‘당선시키는’ 황도희 역으로 열연한 바 있다. 

상반기에 티빙 오리지널 <러닝메이트>가 먼저 선을 보인다. 영화 <기생충>의 각본을 함께 쓴 한진원 작가의 첫 연출작인 <러닝메이트>는 명랑 정치 드라마를 표방한다. 모범생인 고등학생 세훈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게 이야기의 뼈대다. 일련의 사건으로 ‘발기남’이라는 치욕스러운 별명을 얻은 세훈은 차기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분투한다. 아무리 봐도 ‘1인자’보다 ‘2인자’에 어울리는 세훈이 ‘핵인싸’ 상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함께 한다. 세훈이 선거의 중심에 서는 과정을 비롯해 빌런의 등장은 ‘하이틴’ 현실 정치를 유쾌하게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S <고려거란 전쟁>이 정통 사극의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난세 속 관용의 리더십을 환기하고 있다면, 올해 공개 예정인 사극에서는 여성 중심의 재해석이 두드러진다. tvN <원경>은 조선 건국사를 태종 이방원의 아내 입장으로 풀어낸다. 이방원의 아내이자 ‘정치적 보좌인’ 원경왕후의 부부 관계를 그린 사극이다. 실제 원경왕후는 왕위 계승을 둘러싼 권력다툼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여 이방원이 왕좌에 오르도록 조력했다. 티빙 오리지널 <우씨왕후>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 이후,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가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우씨왕후는 왕후의 권력을 2대째 유지했던 고구려 왕후다. 

맥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레짐' 티저 영상 갈무리.
맥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레짐' 티저 영상 갈무리.

세계적으로 정치적 양극화가 나날이 심해지는 가운데 대중적 관심을 이끌만한 해외 시리즈도 공개된다. 맥스 오리지널 <더 레짐>(3월 3일 공개)은 유럽 권위주의 궁정 내 1년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케이트 윈슬렛이 권위적인 수상 엘레나 역을 맡았다.

애플TV에서는 논픽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맨 헌트>를 내달 15일 선보인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암살을 추적하는 스릴러물이다. 링컨은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힌다. 남북전쟁 이후 전사자들을 기리는 게티스버그 연설(“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은 역사적으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중요한 선거를 치를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 드라마는 장르 구분 없이 우리 현실을 빗댄다. 정치 이슈를 정면에서 다루지 않더라도 대중이 원하는 리더십, 미래상,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어렴풋하게나마 가늠할 수 있다.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선거 시즌마다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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