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황상무 수석과 인식 같은가"...언론계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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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칼 테러' 대통령실 입장에 언론현업단체 긴급 기자회견

언론현업단체는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 해임을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기자 회칼 테러' 발언 파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18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황 수석 경질론을 일축해 언론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한국사진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 6개 언론현업단체는 1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황 수석 해임을 요구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입장문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언론과 언론인을 겁박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며칠 전 테러로 협박하더니 이젠 실소를 하게 만든다"며 "이번 입장문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사람들이 황 수석과 같은 언론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사태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고 평가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대통령실은 '기자 회칼 테러'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언론 관계자에 압력을 행사해 본 적이 없다" "정보기관을 동원해 언론인을 사찰한 적이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황 수석을 경질하라는 언론·시민사회계의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 등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 찔렸다”고 말해 파문을 불러왔다. 

언론계는 이번 황 수석 발언을 사과로 끝낼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은 "이 정부 들어 대통령에게 비판적 기사를 썼다고 압수수색을 당하고, 현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방송사는 제재를 받고 있다"며 "황 수석 발언은 현 정부가 언론에 대해 '밉보이면 칼맞는다'는 살기어린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려줬다"고 비판했다.

'기자 회칼 테러' 같은 갈등의 언어가 실제 폭력과 테러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장은 "영상 기자라면 현장에서 취재원으로부터 위협을 당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텐데, 황 수석 발언이 공개되자 이제 정말 일상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겠다는 공포심이 들었다"며 "이런 갈등과 극단의 언어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흉기 테러로 이어졌고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으로, 시민에게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 수석이 겨냥한 MBC의 내부 반발도 거세다. MBC PD협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황 수석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일련의 MBC 탄압과 궤를 같이한다"며 "최근 방심위 등이 MBC에 폭력적인 징계를 남발하고 있는데, 대통령실의 왜곡된 시각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윤 대통령이 황 수석을 경질하지 않는다면 황 수석의 저열한 인식을 대통령과 공유하고 있다는 의심은 확신으로 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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