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래 PD의 코미디 연출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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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래 PD의 코미디 연출론 1
‘유머감각’과 ‘끼’는 코미디 PD의 필수
“코미디 연출론”을 시작하며
  • 승인 199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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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연합회보는 현장pd에 의한 이동화작업을 주장합니다. 그 첫번째는 ‘코미디 연출론’입니다. 이번호부터 코미디 연출론을 연재하게 된 kbs tv2국 제작위원 김웅래 pd(사진)는 방송사상 첫 개그프로그램인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해 <유머 1번지> <고전유머극장> <쇼 비디오 쟈키> <코미디 하이웨이> <코미디 일번지> <아무도 못말려> <고전 해학극장> 등 25년동안 코미디 프로그램 연출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가족 오락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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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김웅래 kbs tv2국 제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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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5년동안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입장에서 체험과 느낌에서 얻은 얘기를 쓰려고 한다. 그동안 나는 외국의 어느 학자나 비평가가 세워놓은 학문에 기초해서 연출해온 적이 없다. 그들의 논리를 염두에 두고 그에 맞추어 연출을 하려고 했던 적도 없다. 다만 나는 시대적 관심사를 주제로 대본을 만들었으며, 제작 여건이 가능한 테두리 안에서 프로를 제작해 왔을 뿐이다.코미디 프로뿐만이 아니라 무릇 대부분의 프로가 작가와 연기자와 연출자의 삼위일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중에서 연출의 입장만을 따로 떼어, 즉 연출의 입장에서 코미디 프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는 흐름에 따라 이번 코미디 연출론을 써나가고자 한다.나는 늘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웃는지, 왜 웃고 싶어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왔다. 그리고 어떤 연기자가 웃기는가, 어떤 연기자를 보면 웃음이 나오는가, 어떤 연기자를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가 등을 고려해 캐스팅을 해왔다. ‘무슨 소재를 갖고 어느 연기자를 캐스팅해서 어떻게 웃길까?’에 대해 고민해 온 것이 말하자면 “코미디 연출론” 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코미디 대본이다. 작품론 얘기도 아닌데 왜 연출자가 대본 문제를 들고 나오냐고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껏 코미디 연출을 해오면서 작가가 던져준 대본을 100% 그대로 받아서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은 내 생애 20%도 안될 것이다. 대부분 대본을 만들기 전부터 작가와 함께 아이템 선정에 동참하거나 아니면 주도적인 입장에서 주제 선정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작가의 역량을 무시한다거나 못미더워서가 아니라 더 좋은 대본이 필요하고, 더 재미있는 대본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불쑥 갖고온 대본이 수준 높은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수정히 필요없는 완벽한 내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연출자는 작가만큼 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 기승전결에 대한 확고한 주관도 있어야 한다.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는 연출자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한번 녹화해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편집이 있지만, 편집으로는 나쁜 부분을 잘라낼 수는 있으나 좋은 결론을 새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러므로 연출자가 작품에 대한 안목이 넓지 않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면 그 프로그램은 기울어지게 마련이다.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는가? 그것이 승리의 척도이다. 작가보다 더 많은 서적을 읽고, 더 많은 비디오나 영화를 보고, 더 많은 생각을 메모해야 하는 것이 코미디 pd의 할 일이다.작가의 생각보다 한 수 앞서가야 한다.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완성된 대본에 대한 적절한 캐스팅이다.내용의 전달자로서 연기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한 것이다. 어찌보면 그들은 직접 시청자들을 마주 대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배역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내용의 성패가 절반은 달렸다고 봐도 된다. 적재적소(適材適所)라는 말이 직장에서 혹은 어떤 조직에서 중요하듯, 연기자 캐스팅에서도 ‘적재적소’라는 말은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역설적이지만 소위 만능 연기자라는 말은 연기자들에겐 그리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있다. 그저 무난한 연기자라는 말과 상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코미디 연기에 있어 불멸의 연기자였던 서영춘 씨와 배삼룡 씨를 비교해 예를 들어보자. 배삼룡 씨 역에 서영춘 씨를 캐스팅하고 반대로 서영춘 씨의 역을 배삼룡 씨에게 맡겼다고 가정해 보면, 내용이야 전달될지 모르지만 배꼽 빼는 코미디로는 성공할 수 없다.위에 예를 든 두 연기자의 경우는 삼척동자도 실수하지 않을 캐스팅일지 모른다. 하지만 연기자 그룹을 가만히 살펴보면 캐스팅이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의 연륜뿐만이 아니고 연기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얼굴 생김새와 몸집, 목소리와 걸음걸이, 재치와 재능, 실력과 인기 등을 종합적으로 꿰뚫고 있어야 한다. 무작정 인기와 선후배 순번에 따라 차례로 나눠줄 수는 없는 것이 배역이다. 물론 연출자도 인간인지라 연기자 개인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훌륭한 pd일수록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적재적소에 연기자를 캐스팅한다. 그리고 대개 인기가 있고 열심히 하는 연기자치고 대인관계가 나쁘다거나 인간성이 나쁜 경우는 드물다.세 번째로 얘기하고픈 것은 연출자의 ‘끼’이다.작가, 연기자, 연출자 이렇게 삼위일체를 삼위일체이게 하는 것이 연출자의 몫이다. 작품의 내용을 정확히 분석하여 웃음의 맥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 연기자의 숨겨진 재능까지 파악하는 통찰력 등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머감각에 대한 끼”야말로 훌륭한 pd이냐 아니냐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화가가 적절한 물감을 선택하여 칠하듯이 연출자도 그 물감 고르는 일에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끼는 선천적일 수도 있고, 후천적일 수도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끼를 얼마나 개발해서 프로답게 되느냐는 것이다. pd가 된지 3년이 되어도 아니 10년이 되어도 고작 아마추어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다면 시청자나 방송사나 모두가 불행이 아닐수 없다. 이끼가 끼지 않기 위해 구르는 돌처럼 부지런히 자신을 연마해야 하는 것이다.tv는 총체적 작업인 관계로 pd는 메카니즘 이해와 맞물려 미술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한다. 셋트, 소품, 의상, 분장 등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뜻이다. 주어진 대본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셋트를 디자인 할 것인가, 어떤 소품을 어떻게 적절하게 배치해서 사용할 것인가, 어떤 의상을 설정해야 의미전달에 적절할 것인가, 메이크업이 특히 필요한 것은 없는가 등 미술에 관련된 사항들이 내용표현을 좌우하게 된다.앞으로 약 7회에 걸쳐 꽁트 코미디, 시트콤, 버라이어티 코미디, 시사 코미디, 토크 코미디(외국 토크 쇼를 중심으로) 등에 관한 경험적인 연출론을 싣고자 한다. 코미디를 사랑하는 후배 pd들에게 단 한 줄이라도 보탬이 되는 기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첫 발걸음을 내 딛는다.
|contsmark5|※ 많은 관심을 갖고 좋은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e-mail : kimpd@comedybank.com / 유니텔id : 스마일pd / 천리안id : smail0 / 하이텔id : ipcol1 중 어느 곳도 좋습니다. <필자>|contsmar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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