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장 재공모..."사추위원 교체", "공정한 심사 기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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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해직기자, “사추위 공정하게 진행되면, 재응모 하지 않겠다”

[PD저널=구보라 기자] YTN이 사장 재공모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사추위의 공정한 심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YTN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26일 서류 심사를 통과한 4명의 사장 후보자에 대한 면접 진행 후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을 내고 사장 재공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사장 공모에 지원했던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SNS,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상황에 대한 인정과 사과, 사추위원 교체, 공정한 사추위 진행의 약속. 이것들이 보장되는 그런 조건 하에서 저는 응모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25일 사장 후보자에 대한 서류 심사 과정에서 대주주 추천 위원 3명이 YTN 사장 공모에 지원한 노종면 YTN 해직기자에게 ‘0점’을 부여했다고 알려지며 ‘특정인 배제를 위한 담합 논란’이 일었다.

사추위는 한전KDN·한국마사회·KGC인삼공사 등 YTN 대주주가 추천 인사 3명, 시청자 의견을 반영하는 인사 1명, 사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인사 1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YTN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면접이 열리는 2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정문과 로비, 임원실이 위치한 복도에서 “부적격자 사장되면 YTN 끝장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사추위 규탄 집회를 열었고, 노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은 사추위원과의 면담에서 "4명의 후보자 중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사추위는 오후 3시 40분 면접 심사를 끝냈으며, 후보자 중 적격자는 없다고 결론을 내려 재공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노종면 기자는 27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3부에서 “공평하게 진행된 심사에서 0점을 받았다면 제가 반성할 일인데 저는 저를 평가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이미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시나리오가 짜졌고 그 시나리오대로 담합을 한 결과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네 분에 대해서도 이번 사추위가 못할 짓을 한 거다. 네 분께는 죄송한 얘기지만 노종면을 떨어뜨리기 위한 들러리였다”며 “네 분 중에서 누군가를 뽑을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 제 1순위는 노종면을 탈락시켜야 된다는 것이었고, 반발이 적었다면 네 분 중에 한 분을 그냥 꼭두각시처럼 세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종면 기자는 “사추위가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최소한의 조건이 마련된다면 저는 응모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며 “응모한 자체가 사추위가 뭔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조짐을 봤기 때문에 그 부분을 알리고 또는 견제하기 위해서 응모했던 것”이라며 “이번 상황에 대한 인정과 사과, 사추위원들의 교체, 그리고 그를 통한 공정한 사추위 진행의 약속. 이것들이 보장되는 그런 조건 하에서 저는 응모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종면 기자는 2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나의 사장 응모는 YTN 사장 자리를 음모를 통해 차지하려는 세력과의 싸움이었다. 음모의 조짐을 몰랐을 때는 사장의 시옷자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앞으로 재공모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나보다 훨씬 훌륭한 분이 YTN의 사장이 되리라는 간절한 기대를 가지고 재응모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 공모에 응모했던 다른 후보자들도 분란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대주주 측 3명의 위원에 대한 자격 박탈 △YTN 사측은 0점 담합에 대한 입장을 공개 표명 △입후보자들에게 정중한 사과 △위원들의 신원 공개와 채점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뉴스 유통 플랫폼 <일파만파>의 대표인 노종면 해직기자는 1994년 YTN 공채 2기로 입사했으며, 2008년 당시 YTN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과 함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 해직됐다. 

노종면 기자가 사장 공모에 재응모하지 않을 경우, 재입사 형식으로 YTN에 복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YTN은 해직자 복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제까지 세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27일 네 번째 회의가 진행 예정이었으나 28일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YTN 노동조합 관계자는 27일 오전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사장 재공모 일정은 회사에서 정할 예정”이며 “사추위원 교체에 대해 결론을 낼만큼은 아직 사측과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사장 선임과 해직자 복직 협상 문제는 별개지만, 지금 상황상 예정했던 오늘보다 28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언론개혁 시작점에 있는 ‘YTN 사장 선임’... “사추위는 공정한 심사 기준과 절차 마련해야”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전규찬)도 27일 오후 12시 ‘YTN 사추위 해체, 재구성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재공모는 어불성설이다. 지금까지 과정을 통해 YTN 사추위는 ‘부적격’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재공모 해야 할 건 YTN 사장 후보가 아니라 사추위원”이라고 강조하며 △현 사추위를 즉각 해체 △0점 담합, 불공정 심사에 대한 방통위의 진상조사 △시청자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독립적 인사들로 사추위를 재구성 △재공모를 취소하고, 새롭게 구성된 사추위가 재심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에 상응하는 조치 없이 재공모를 강행한다면,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행태를 특정인사의 입후보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직적 음모로 규정하고, ‘YTN 사장 선임 원천무효, 0점 담합 진상 및 배후 규명을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또한 26일 오후 ‘YTN 사장추천위원회의 깊은 반성과 결단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오늘 최종 심사에서 사장추천위원회가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서류전형 심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YTN은 단순한 보도채널이 아니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에 가장 앞서 저항했고, 6명의 해직 언론인과 함께 3216일을 보낸 아픔과 통한이 서린 곳, 한국 저널리즘의 모순과 투쟁이 응집된 곳이 바로 YTN”이라며 YTN 사장 선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9년이라는 세월 동안 저널리즘의 몰락을 가져온 모든 세력의 청산, 그리고 불투명한 저널리즘의 미래에 혁신과 정치적 독립의 모범을 보여줄 새로운 인물의 발굴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맡은 곳이 바로 사장추천위원회”라며 “사장추천위원회는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할 공정한 심사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조속한 재공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진수 YTN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사장추천위원회의 ‘적격자 없음, 재공모’ 결정이 나오자 조합원들에게 “YTN 사장선임이 언론계 전반에, 언론개혁 시작점에 어떤 의미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YTN 9년간의 싸움이었고, 3216일의 해직사태였고, YTN이 망가진 시간이었고 다시 돌아올 우리 동료들의 시간이기도 다. 꼭 미래를 담보할 수 있고 우리 해직 동료들 다 돌아올 수 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같이 꼭 힘 합쳐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 지난 2009년 4월 2일, 서울구치소 앞에서 노종면 기자가 발언하고 있다. 당시 서울서울중앙지방법원은 4월 2일 오전 열린 노종면 기자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을 결정했다. ⓒYTN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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