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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4 14:52
  • 수정 2022.12.28 11:16

'태계일주' PD, “제작진 개입 줄이고, 여행 현장감 최대한 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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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PD, '나혼산'에서 인연 맺은 기안84와 무계획 남미 여행 예능
"여행 유튜버 영향 有…방송 틀 안에서 가감 없이 현지 모습 보여주고 싶어"

기안84를 중심으로 남미 지역 3만8943km 여행하는 과정을 그린 '태계일주'. ⓒMBC
기안84를 중심으로 남미 지역 3만8943km 여행하는 과정을 그린 '태계일주'. ⓒMBC

[PD저널=임경호 기자] "방송사에서 만드는 여행 프로그램은 어쩔 수 없이 제약이 생기는데, 여행 유튜버들은 가동성을 가지고 어디든 가서 시청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이런 영향을 받아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도 방송 안에서 날 것 그대로의 여행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지난 11일 방송을 시작한 <태계일주>는 기안 84의 '무계획' 남미 여행기를 현장감 넘치게 담아내고 있다. 첫회부터 시청률 4.6%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일요 예능 SBS<런닝맨>을 꺾어 화제가 됐다.      

지난 21일 취재진과 만난 김지우 PD는 <태계일주> 기획 단계부터 기안84와 함께 할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태계일주>로 입봉한 김 PD는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 조연출 시절부터 기안84와 친분을 쌓아왔다. 

김 PD는 “입봉작으로 여행 예능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다기 보다는 출연자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 같다”며 “(출연자와) 함께 하면 즐겁고 시청자들도 좋아할 만한 것을 찾다가 기안84가 어딘가로 멀리 떠나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났다”고 했다.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는 기안84의 별명에서 따온 '세계일주에는 <나혼산>에서 기안84와 '찐케미'를 보여준 이시언이 동행자로 나섰다. '경력직'으로 채용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은 오는 25일 방송부터 등장할 예정이다. 

김 PD는 “(기안84의) 도전정신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다”며 “되는 대로 여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지에서 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을 찾아가는 걸 보면서 도전정신이 강하고 재밌는 분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적극성이 프로그램 제작에 큰 도움이 됐다는 전언이다. 

지난 21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태계일주' 김지우 PD가 환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MBC
지난 21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태계일주' 김지우 PD가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MBC

'극사실주의 여행'을 지향한 만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했다. 해외에서 촬영하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제직진 규모를 대폭 줄이고, 대신 기안84에게 셀프 촬영을 가능한 카메라를 쥐어줬다.   

김 PD는 “카메라로 멀리 있는 사람을 비추는 것과, 내 자신을 비춰 눈앞에서 보여주는 것의 거리감이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부분들을 만들어가려 했다”고 강조했다.

날 것 그대로의 캐릭터를 편집 없이 보여주면서 '현실 여행'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1화에서 혼자 여행을 떠난 기안84가 밀려오는 외로움에 취해 비속어를 내뱉는 장면이나 이시언과의 갈등 양상 등을 보여줌으로써 ‘공감 포인트’를 잡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김 PD는 “훌쩍 떠나고 싶어서 여행을 결정하고도 막상 떠나면 외롭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며 “여행이란 게 아무리 친한 사람들끼리 가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조차 담아내는 것이 ‘여행’이라 봤다”고 부연했다.

‘시작과 끝’을 정해놓고 출연자들이 과정을 채워가는 모습을 담아내려 했던 게 당초 계획이었지만, 제작진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갔다. 

김 PD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나 출연자의 바람을 실현시켜주려는 제작진의 고민이 있었다며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안도의 웃음을 보였다.

기안84, 이시안, 빠니보틀이 함께 하는 '태계일주' 포스터. ⓒMBC
기안84, 이시안, 빠니보틀이 함께 하는 '태계일주' 포스터. ⓒMBC

빠니보틀은 공개를 앞둔 김태호 PD의 <부루마불:세계여행>에도 출연해 <태계일주>와 두 프로그램을 비교하는 질문도 나왔다.  MBC 퇴사 이후 제작사(TEO)를 차린 김태호 PD는 여행 유튜버들이 보드게임으로 무작위 세계 여행을 떠나는 유튜브 예능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김 PD는 “두 프로그램을 비교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부루마불: 세계여행>이 조금 더 큰 스케일로 세계를 도는 느낌이라면, 우리는 남미라는 지역의 여정을 담아내는, 조금 더 작은 단계의 시작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기안84의 이번 여행은 남미 지역 3만8943km를 무대로 했다.

인상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PD는 “세계일주란 말이 되게 거창한데, ‘거창함과 비장함과 대책 없음이 같이 있다’는 얘기가 기억에 남았다”며 시청자 반응을 캡처해둔 장면을 휴대폰으로 확인했다. 

그러면서 “우유니 사막을 죽기 전에 가보고 싶다는 비장한 얘기를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선 아무 데서나 자고 편하게 밥을 먹는다”며 “그 두 가지(거창함과 대책 없음)가 공존하는 느낌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또 이 프로를 응원하게 만든다는 얘기가 와 닿았다”고 했다.

7부작으로 제작된 <태계일주>는 앞으로 기안84와 이시언의 갈등, 새로운 여행지의 모습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김 PD는 "1화에선 첫 만남, 떠나온 이야기라면, 매 화마다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3화에선 두 분 사이 갈등도 있지만 갈등 중재하기 위한 제3자 합류(빠니보틀)도 있다. 이시언이 합류하게 된 또 다른 이유도 나오고, 오토바이로 국경지대까지 가는 장면도 펼쳐진다. 셋이 함께 하는 모습을 재밌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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