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뛰어든 넷플릭스, 시장 장악력 지속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건식의 OTT 세상 19] 광고요금제 도입한 넷플릭스 이용자 증가

ⓒ넷플릭스
ⓒ넷플릭스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제작기획2부)] 넷플릭스는 2023년에도 OTT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의 최근 행보와 2022년 4분기 실적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지난 19일 발표한 실적 발표를 보면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는 2022년 4분기에 766만 명이 증가해 총 2억 3075만 명으로 늘어났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에 450만 명의 가입자 증가를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766만 명이 증가했다. 2022년에 두 번에 걸쳐 감소하면서 넷플릭스 위기론이 나왔으나 이를 깔끔하게 해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021년에 비해 감소했음에도 주가는 일주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 52.2달러까지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이로써 세계에서 단일 서비스로 가장 많은 2억 3075만 명의 유료 가입자 기록을 지켰다. 4분기에는 모든 대륙에서 증가했지만,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320만 명이 증가했다. 넷플릭스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3일 론칭된 광고 요금제의 영향으로 보인다.

출처: 넷플릭스 IR 자료 종합
넷플릭스 분기별 가입자 증감 추이. 단위 만 명. 넷플릭스 IR 자료 종합

2022년 매출은 316.2억 달러로 전년보다 6.5%가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4.9억 달러로 12.2%가 감소했다. 디즈니(2022년 3분기 15억 달러 적자)나 피콕(2022년 4분기 9.78억 달러 적자) 등 다른 OTT 서비스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넷플릭스가 밝힌 콘텐츠 성과도 주목을 받는다.  지금까지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TV쇼 10개 중에 2개가 2022년 작품인데, 한국 드라마인 <지옥>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그만큼 한국 콘텐츠의 힘이 컸다는 의미이다. 비영어권 영화는 7개로 노르웨이의 <트롤> 독일의 <서부 전선 이상없다>, 스웨덴의 <블랙 크랩>, 스페인의 <스루 마이 윈도>, 프랑스의 <더 테이크다운>, 이탈리아의 <마이 네임 이즈 밴데타>, 덴마크의 <러빙 어덜츠> 등이다.

특정 국가가 독점하지 않았다는 점은 넷플릭스가 추진한 글로컬 전략이 통했다는 의미이며 앞으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로 된 TV쇼는 10개 중 5개로 <기묘한 이야기 4>, <웬즈데이>, <다머: 괴물 제프리 다머 이야기>, <브리저튼 2>, <애나 만들기> 등이다. 영어로 만들어진 영화는 4개로 <애덤 프로젝트>, <그레이 맨>, <퍼플 하트>, <글래스 어니언>이 이름을 올렸다.  

또 넷플릭스의 큰 변화 중 하나는 공동 CEO였던 헤이스팅스가 회장(Executive Chairman)으로 물러나고 테드 사란도스와 그레그 피터스의 공동 CEO 체제로 바꾼 것이다.

넷플릭스 '지옥'
넷플릭스 '지옥'

넷플릭스는 그동안 여러 어려움에 처했으나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그동안 넷플릭스의 역사를 보면 블루오션 전략을 써왔다(유건식, 넷플릭스노믹스, 한울, 2019). 1997년 DVD 대여를 시작할 때 대여점이 아닌 우편 배송 전략을 채택했고, 2007년에 DVD에서 VOD 서비스로 전환한 뒤 2012년 <릴리 해머>부터는 오리지널 제작을 시작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넷플릭스의 전략이 바뀌었다. 가입자 감소를 겪으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기존의 레드오션인 광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압도적인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넷플릭스에 대한 높은 로열티를 무기로 삼았다고 판단한다. 아직 광고 모델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아이디 공유를 제한하는 정책과 맞물려 효과가 나타나리라 본다. 

최근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대응을 보면서 지난해 번역되어 출간된 <규제를 깬 혁신의 역사>(칼레스투스 주마, 한울, 2022)를 떠올렸다. 이 책은 커피, 인쇄기, 마가린, 트랙터, 교류 전기, 냉동기, 녹음 음악, 유전자 변형 작물이 기존 질서를 깨고 주류로 등장하는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대중을 대신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스템과 사회질서, 그리고 안정성을 잘 관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속성이다.”

그동안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러한 혁신을 이끈 리더였고, CEO에서 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새로운 세대가 넷플릭스를 이끌게 했다. 과연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2023년에 OTT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글로컬 전략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콘텐츠 제작을 2022년 25편에서 올해에 34편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티빙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는 하지만, 당분간 넷플릭스를 능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