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은 '태계일주2', MBC 주말예능 반등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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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시즌2 제작발표회…예능본부장‧책임PD 참석
팝업캠프‧광고‧기념행사 마케팅…프라임시간대 편성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덱스, 기안84, 빠니보틀, 김지우 PD. ⓒMBC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덱스, 기안84, 빠니보틀, 김지우 PD. ⓒMBC

[PD저널=임경호 기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가 MBC 주말 프라임시간대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MBC는 9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 제작발표회를 열고 주말 예능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11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을 선보이는 <태계일주2>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웹툰 작가 기안84가 지구 반대편으로 가서 순수한 사람들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다.

‘무계획, 현지밀착’을 콘셉트로 시즌1에서 남미를 종횡무진 누볐다면, 시즌2는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를 무대로 했다. 

드라마 촬영일정으로 시즌1에 출연했던 배우 이시언이 빠지고,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 크리에이터 덱스가 새 멤버로 합류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지우 PD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고, 그만큼 다양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람들과 접촉을 늘리고 같이 있는 기간도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즌2를 제작했다”고 시즌1과의 차이점을 밝혔다.

시즌1 종영 5개 월 만에 시즌2를 내놓은 MBC는 지난 3월 시즌3 제작 계획도 확정했다.

시즌1이 방영 중이던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김 PD는 후속 시즌과 관련된 질문에 “논의된 것은 없다”며 “많이 사랑해주시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BC는 시즌1 방송(2022.12.11.~2023.1.22.)이 끝나기도 전에 시즌2 제작을 결정하고, 두 달여 뒤 시즌3 제작까지 확정했다. 시즌1의 성과가 유효했다는 평가다. 

일요일 오후 4시 30분에 방송된 시즌1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4주 연속 2049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기준) 등을 기록했다.

<놀면 뭐하니?>와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주말 간판 예능 시청률이 3%대로 하락하며 고전 중인 MBC가 신규 프로그램을 통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MBC는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로 힘을 싣는 모양새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제작발표회가 열린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1층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인도 풍경이 나오고 있다. ⓒ임경호 기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제작발표회가 열린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1층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인도 풍경이 나오고 있다. ⓒ임경호 기자

인도 영상을 상암동 사옥 1층 로비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띄우는 한편 비행기 티켓 형태의 기념품을 준비하고, 인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생 네 컷’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 2일에는 서울 동묘에 위치한 한 골동품 가게에서 인도 현지 분위기를 본 딴 ‘팝업캠프’ 행사를 열기도 했다. 화면으로 접하던 경험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성격이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tvN <댄스가수 유랑단>과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웨이브 <피의 게임2> 등 인기 콘텐츠의 팝업(스토어) 행사가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다만 MBC는 2일(현지시간) 인도 오디샤주에서 발생한 열차 삼중 추돌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방송 전까지 지속 예정이던 행사를 4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시내 6개 지하철역에 설치될 광고도 일반 포스터로 대체했다. 광고는 출연진이 기차를 타는 것처럼 시각적 효과가 나도록 설계했지만 참사를 연상시킬 수 있어 계획을 변경했다.

유관 행사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기대감이 드러났다.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출연진과 메인 PD 외에도 전진수 예능본부장과 최행호 책임 PD가 객석에서 자리를 지켰다. 

안형준 MBC 사장은 “지난해 본사 매출 가운데 콘텐츠 유통 수익이 55%로 가장 많고 광고가 32%로 두 번째”라며 경쟁력 있는 예능의 필요성을 사장 선임 과정에서 강조한 바 있다.

5월에는 콘텐츠 프로모션팀과 함께 취임 후 처음으로 출입기자들을 만나는 오찬 간담회를 열고 MBC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동묘시장을 시민들이 지난 2일 열린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팝업캠프 행사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20대‧여)은 "기존에 팝업 스토어가 열리던 곳들보다 동묘라는 장소(의외성)가 오히려 신선했다"고 말했다. ⓒ임경호 기자
동묘시장을 시민들이 지난 2일 열린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팝업캠프 행사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20대‧여)은 "기존에 팝업 스토어가 열리던 곳들보다 동묘라는 장소(의외성)가 오히려 신선했다"고 말했다. ⓒ임경호 기자

방송 편성시간도 일요일 밤 9시 10분으로 변경했다. MBC가 최근 단행한 6월 개편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말 예능존’을 신설했는데 그 선봉에 <태계일주2>를 배치한 것이다.

해당 시간대에는 주말 예능 강자로 불리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장기집권하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시청률은 10.5~15.0%이다. 같은 기간 일요 전체 프로그램 중 2049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우새>를 상대로 경쟁하던 MBC 예능 <물 건너온 아빠들>의 시청률은 같은 기간 1.5~2.4%를 기록하다가 지난 4일 종영했다.

오는 18일부터 가수 임영웅의 LA 여행기를 다룬 KBS2 예능 <마이 리틀 히어로>(시청률 6.2~6.3%)도 일요일 밤에 방송된다.

광고업계의 한 중진급 인사는 “(경쟁상대로서) <미우새>가 강적인 것은 맞지만 프로그램 성격상 <태계일주>가 젊은 느낌을 주고, 두 프로그램의 시청 타겟층도 다르다”며 “전통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시간대라는 점과 시즌1의 성과, 프로그램에 대한 팬덤 등을 고려해 기존 저녁 편성보다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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