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하네스 베르메르(1632~1675)란 화가의 작품을 다룬 영화 한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간 영화는 종종 화가의 작품들에서 그 형태와 아이디어를 차용해 왔다. 이 점은 굳이 하나하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나 로만 폴란스키, 그리고 가까이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과 같은 거장들의 작품에서도 손쉽게 찾 아볼 수 있다. 어쩌면 수많은
요사이 시간이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갓 입사해 조연출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프로그램에 배치된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월은 입사17년차를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었다. 추웠던 겨울이 가고, 서서히 따사로운 봄의 기운을 느끼는 2월의 오후, 책상 모퉁이에서 문득 나는 어떠한 속도로 달려 왔는가 하는 궁금증이 이는
얼마 전 필자는 재미난 영화 두 편 와 을 다시금 볼 기회가 있었다.이 영화는 실은 ‘쇼데를로 드 라클로’라는 프랑스의 소설가가 1782년 프랑스 혁명 직전의 문란하고 퇴폐적인 상류사회의 인간 군상들을 다룬 서간체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이 작품은 소설 속 주인공인 발몽자작과 메르떼이유 후작부인이 위선과 가식
영화 속 음악은 극중의 분위기를 좌우하며, 때때로 영화자체보다도 관람객의 주목을 끌기도 하는 주요 요소다. 그러나 가끔씩 영화를 보다보면,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뒤에서 극중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는 아주 겸손한 음악의 존재를 발견하곤 한다. 어찌나 겸손한지 영화를 보고 난 뒤, 곧바로 그 음악을 다시 들려줘도 해당영화와 멜
필자가 바하와 영화 속 음악에 대해서 언급한지도 벌써 3주째 되어가는 듯하다.서양의 바로크 음악! 더군다나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작품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학창시절, 필자가 기억하는 바로크 음악은 음악의 아버지 바하, 음악의 어머니 헨델로 대표되는 따분함의 연속이었다. 거기다가 음악의 아버지라니…….무슨 별칭이 그러한가? 그렇다면 베토벤은 음악의 삼
얼마 전 이 글을 연재한 이후로 실로 오랜만에 필자는 바흐와 그의 음악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일찍이 말했듯이 바흐의 음악은 영화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단 몇 장면에 개입하고서도 영화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규정 지워주는 결정적 역할의 조미료 값을 톡톡히 해낸다. 그의 음악은 영화의 주요장면에 으레 깔리곤 하는 일반 배경
바흐의 음악은 대단히 영화적이다. 싸구려 일회성 액션영화가 아니라, 고급 추리영화쯤 된다. 처음엔 그 재미를 잘 모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 헤쳐 나오기 힘들게 만드는 쉽지 않은 상대인 것이다. 이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 잔인할 정도로 정확히 파악을 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 아주 대단한 선수가 있다. 수많은 장치와 치밀히 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