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질문이 예술계의 맨 앞에 서 있는 질문이 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다소 복잡한 듯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사건의 본질은 딱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예술도 정치라고 보는 눈 하나, 그리고 어차피 한예종 교수들이나 학생들이나 본질적으로는 중립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이라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2000년 8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두드린 한 신문사에 인턴사원으로 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첫 출근날이 다가오면서 나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갈등에 휩싸였다. 찌는 여름날 한번 입어보지 않은 정장을 입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도 싫었지만, 더 큰 문제는 기자보다는 PD되기를 소망해왔던 나로서는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처럼 큰 기회를 미천한 내가 해보지도 않고 거절한다는 것도 너무나 건방진 처신 같았다.‘이 일을 어떻게 할까. 그래! 결정했어!’ 결국 나는 친구 소개들 통해 잠실에 있는 한 역술인을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