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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상 수상자 무려 124명
1일 낮 시간에 재방송까지 빈축

 

5.4.3.2.1. 팡!파방~팡! 정해년 새해가 또(?) 밝았다는 팡파르가 울린다. 격양된 아나운서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멘트도 다시 반복된다. 1일 오후, 24시간을 넘기지 않은 따끈한 시상식 소식은 새해 첫날 다시 축포를 터뜨렸다.


지난 해 마지막 밤 생방송으로 방송했던 각 방송사의 연기대상이 새해 첫날 지상파 방송사에 의해 재방영됐다. 다른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도 지상파 채널에서 모두 지난해 시상식을 하고 있어 선택의 여지도 없다. 연기대상 시상식 재방송이 월드컵 방송처럼 다시 봐도 즐겁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의 수상이 공감이 가지도 않는 각본임이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연기대상의 재방송이 지겹다.


몇 년 전부터 연기대상은 ‘인기드라마 주연상’이 됐다. 또한 그해 그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준비 없이’ MC를 맡아 시청자들을 불안케 하는 시상식 분위기도 매년 반복된다. 이런 경향을 두고 인터넷 연예뉴스들은 “최근 연기대상에서 사회자가 수상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분석한다.


네티즌들이 지적하듯 최근 연기대상은 연기를 잘했건 말건 인기 있고, 드레스나 턱시도 잘 어울리는 젊은 인기 드라마 주인공에게만 친절하다. 그 사람들이 굳이 받을 수 없을 것 같으면 굳이 만들어서 줬다. 올해 지상파 3사에서 나눠준 연기대상의 수상자가 무려 124명인 것을 감안하면 일부러 주기 위해 상을 만든다는 일부 주장을 반박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청자들이 갸우뚱하는 상을 주는 사람 손도 부끄러워 보였고 받는 사람의 그것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특히 MBC 측은 연기대상 시상식에 ‘가족상’을 제정해 드라마 <누나>에게 건넸는데 왠지 생뚱맞다는 의견이 해당 인터넷 기사의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SBS 연기대상 신인상에 해당하는 뉴스타상이 8명에게 남발된 것도 상의 권위를 떨어뜨렸다는 의견이다.


방송사들은 이런 수상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일 뿐”이라고 핑계를 댄다. 하지만 정작 네티즌들은 인기드라마 주인공상으로 변해버린 시상식에 반기를 들고, 탤런트 나문희 씨에게 손을 들었다. 네티즌들은 나문희 씨 정도 돼야 ‘연기대상’에 어울린다며 네티즌이 뽑은 연기대상을 수여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올해 KBS 연기대상을 받은 하지원은 수상소감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는데, 많은 네티즌들은 이 말에 공감했다.


방송사들이 연기대상을 주면서 해당 연예인에게 다음 해 드라마 출연 약속을 받는다는 소문까지 들린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자신들을 들러리 세워 연기자들만 즐거운 연기 대상으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 더구나 새해 첫날부터 재방송은 더더욱 싫다.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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