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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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위원장직 역임 최근 회사에 사표...“공공성위기 대안 모색에 힘 보탤 것”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14일 코리아타임즈에 사표를 제출했다. ‘자유인’이 됐다. 만23년 1개월간 언론 현장에서 산 그는 “이제 무거운 짐을 벗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16일 PD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산에도 가고, 공부도 하고, 편안하게 쉬고 싶다. 팔자가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쉬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 알찬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아버지의 병환으로 농사일을 한 그는 이제껏 쉬어본 일이 없다고 말한다.
“어려서 단순히 농사일을 도운 것이 아니라 농부로 살았다. 또 군대를 다녀오고 코리아타임즈에 입사를 했는데, 그 때도 정치부에서 7년간 줄기차게 일했고, 외교부, 사회부, 총리실 등 경제부와 문화부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서에서 일했다.”

쉬는 것은 좋다. 그러나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묻자, 신 전 위원장은 편안한 웃음을 짓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경제적 능력에 비해 욕구 수준은 한없이 높아간다는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하면 욕구 수준을 낮추면 된다. 걱정은 없다. 퇴직금으로 급한 대출금 갚고, 소송에 필요한 부분을 떼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하면 된다.”

신 전 위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앞으로 공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사회를 위협하는 화두인, 공공성의 위기와 구조를 공부하겠단다.
“한국 사회의 위기는 바로 공공성의 위기에서 비롯된다. 공공성의 위기라 함은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한미FTA 체결로 인한 피해, 그리고 그로 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위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공공성 위기의 결과물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단호히 말한다. 그는 “여러 가지 소문이 있지만 나는 나의 거취에 대해 그 어떤 이야기도 한 바 없다. 모두 소문일 뿐이다.”고 말했다.

16일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날 그와 함께 북한산을 올랐다. 신 전 위원장의 배낭은 30kg이 넘어 보였다. 그 속에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휴대용 발전기, 대검, 오리털 조끼, 추위에 고립됐을 때를 대비한 고량주 등이 들어가 있었다.

6시간의 산행. 그는 북한산을 오르는 내내 그 배낭을 짊어졌다. 4년간 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내는 동안 그의 어깨에 놓여 졌던 무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짐일 것이다.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신 전 위원장. 그가 시작할 새로운 삶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광선 기자 chamna200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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