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여운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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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보다 변화가 중요해"

 

최근 MBC에서 가장 잘 나가는 오락 프로그램을 뽑는다면? 장수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제외한다면 단연 〈무한도전〉과 〈황금어장〉이 화제의 중심에 있다. 콩트와 버라이어티 사이를 오가며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무한도전〉과 〈황금어장〉.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 프로그램의 뒤에는 여운혁 PD가 있었다.


방송 초반, 한자리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 하던 〈무한도전〉이 20%를 넘는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여운혁 PD의 인내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는 된다’고 확신했어요. 제작진이나 출연자들 모두 열심히 하고, 다들 끼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웃음에 관해서는 감이 있는 편인데, 굉장히 재미있었거든요. 왜 시청률이 안 나오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죠.”

 

 

 

 

 

 

 

 

 

 

 

 

 

 

 

 

 

 

 

 

 

  여운혁 PD


〈무한도전〉과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을 접으면 다시는 못 할 거라는 걱정도 앞섰다. 그래서 끈질기게 기다렸고, 마침내 지난해 가을부터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여 PD는 〈무한도전〉의 성공 이유를 “스스로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기가 있다고 혹은 반응이 좋지 않은데도 “고집스럽게 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황금어장〉도 지난해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변신을 거듭해왔다. 본격적인 콩트 프로그램으로 시작해서 ‘OK극장’, ‘무릎 팍 도사’와 최근 시작한 ‘비밀의 호텔 무월관’까지 코너를 계속해서 바꿔왔다. 당초 기획이었던 ‘본격 콩트 프로그램’의 취지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이런 과정들이 ‘부침’이냐, ‘변화’냐고 묻자 여 PD는 “한 달만 해보면 답이 나온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황금어장〉은 최근 ‘무릎 팍 도사’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호동, 유세윤, 올라이즈 밴드의 ‘건방지고’ 공격적인 인터뷰 ‘신공’ 앞에 이경규, 박진영, 윤도현 등 유명 스타들이 무너져갔다. 태진아는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몰래카메라 아니냐”고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여 PD는 ‘무릎 팍 도사’의 인기 비결에 대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대놓고 물어봐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윤도현에게 “록밴드인데 너무 상업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나, 박진영에게 “비가 계약을 연장했으면 좋겠냐”는 질문 같은 것이다.


여 PD는 “하지만 묻고 싶은 질문을 100% 하지는 못 한다”며 “스타가 밝히고 싶지 않는 사적인 부분은 지켜준다”는 원칙을 설명했다. 하지만 ‘공적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하게 질문한다. 여 PD는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한 스타에게는 왜 음주운전을 했냐고 집요하게 물을 것”이라며 “만일 그 스타가 답변을 하지 않고 녹화 도중 나가버린다면 그 장면을 그대로 내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무릎 팍 도사’의 공격적인 진행과 언어 표현에 대해서도 “내가 간접광고로 심의에 걸려본 적은 있어도 방송언어로 걸린 적은 없다”라며 “문제없다”고 밝혔다.


1993년 입사해 〈일밤〉부터 〈뉴논스톱〉, 〈코미디 하우스〉, 〈강호동의 천생연분〉까지 웬만한 MBC 예능 프로그램을 모두 거쳐 온 여 PD.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을 물으니 뜻밖에도 2004년 추석특집으로 방송된 〈위대한 유산〉을 꼽는다. 사회 명사들의 유언과 그 배경 이야기를 들려줬던 이 프로그램이 여 PD에게는 아쉬움이 많았기에 기억에 더 남는 프로그램이다.


여 PD는 앞으로 음악쇼 프로그램을 꼭 하고 싶단다. 요즘 주목도 받지 못 하고 하향세를 그리는 음악 프로그램을 왜 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답한다. “특색 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외부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바꾸며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여 PD. 변화를 생명처럼 생각하는 그의 손에서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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