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지지자도 실패 또는 미흡이라는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FTA 협상에 대한 찬반양론이 나뉘고 있는 가운데 FTA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여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회 비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정치권의 평가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한미FTA가 찬반양론으로 극단적으로 나뉜 여론처럼 정치권의 평가도 갈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한미FTA타결’에 대한 당론은 ‘찬성’이었고, 협상 직후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대단히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향신문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한·미FTA 타결 직후, 결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환영’ 입장을 밝히는 등 모순적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협상에서 이것만은 지키고, 얻어내야 한다고 제시한 ‘마지노선’ 곳곳이 뚫려버렸기 때문이다.
마지노선이 무슨 뜻인지 몰랐던 모양이다.

 

양당의 마지노선

 

한나라당은 ‘7개항의 조건’을 걸었고,열린우리당은 ‘얻어내야 할 5가지, 지켜야 할 5가지’를 걸었다. 열린우리당의 ‘얻어내야 할 5가지, 지켜야 할 5가지’은 ▲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원산지 인정, ▲ 자동차 관세의 조기철폐 ▲ 무역구제 등은 비관세장벽완화 ▲ 쌀 양허 제외 및 농산문의 민감성 최대한 반영 ▲ 조세부동산 정책의 ISD 제외 ▲의약품 접근권 및 국민건강권 확보 ▲ 통신, 방송 등의 공공성 훼손불가 등이다. 한나라당도 열린우리당이 제시한 조건에서 ▲양국간의 이익균형이 포함되어있을 뿐이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과 한미FTA 지지 전문가·반대 전문가에게 평가를 의뢰했는데, 조사결과 한미FTA에 대한 입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도 많았지만, 공통된 의견은 각 당에서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부분이 뚫렸다는 것이다.

한미FTA ‘반대’ 측에서는 ‘금융시장 교란방지장치 확보’를 제외한 10개 항목에 대해 ‘낙제점’을 주었고, 한미FTA‘찬성’ 진영도 ‘무역구제 중 비관세장벽 철폐’ 등 5개 항목에 대해 ‘성과 미흡’ 내지 사실상 ‘실패’라는 분석했다. 김종훈 협상단 수석대표가 수우미양가 중 ‘수(秀)’를 받았다는 자평과 거리가 먼 분석이다.

FTA에 대한 찬·반 입장을 떠나 가장 실패로 꼽은 부분은 ‘무역구제 중 비관세장벽 철폐’와 ‘전문직 비자쿼터 확보’ 부분이다. 한나라당 FTA특위 위원장인 윤건영 의원은 두 사안 모두 ‘실패’로 규정했고, FTA 지지 성향인 ‘FTA교수연구회’ 회장인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했다. 주요 비관세장벽들이 대부분 남은 데다, 비자쿼터의 경우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양당의 공통 요구사항인 ‘섬유 관세 철폐 및 원산지 규정 완화’와 ‘의약품 소비자 접근권 및 국민 건강권 확보’에 대해서는 찬성 진영 측인 최교수와 윤 의원이 각각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평가에 대해 민주노동당 FTA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아주 냉혹한 평가를 했는데, 당초 요구한 원산지 규정 완화와 같은 경우 1500개 품목 중 얻어낸 것은 5개 밖에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미FTA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환영’

 

‘마지노선’도 못지켰다는 사후 평가와 달리 한·미 FTA 타결 직후 평가는 양당 모두 일단 ‘환영’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국제화시대의 동반자로서 상호협력하고 공존하기 위한 협상이 됐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아주 미세한 입장차를 보인다. ‘선 평가 후 판단’이라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최재성 대변인의 브리핑은 “정부가 수고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회견”이라고 평가하고, “자신감도 진정성도 보이는 회견이었다. 준비된 느낌이었다”다며 노비어천가를 불렀다. 그야말로 미세한 입장차가 아닐 수 없다.

 

강동순 방송위원 “좌파 몰아내고 방송을 장악하자”

 

한미FTA 협상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요즘 방송위원 한사람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강동순 방송위원이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과 만나는 자리의 녹취록이 <PD저널> <미디어오늘> 등에 공개되었는데...이것을 두고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을 공격하고 있는 입장이다.
녹취록은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녹취록은 여의도의 한 일식에서 강동순 위원,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와 KBS 모부장, 외주제작업체 모대표의 모임을 녹취한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이 "우리는 한 배"라고 말하며 한나라당 대선 승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자 강동순 위원은 "한 배가 아니라 우리 일"이라며 "도와준다는 거는 남의 일이라는 얘기"라고 한다.

또 유승민 의원이 "대승적으로 내년에 도와 달라"고 말하자 강동순 위원은 "후진하는 자동차는 타지 않는다. 운전기사가 누구든 간에 전진하는 차를 잡아야 된다"고 말하기도 하고, "정말로 이제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된다"면서 "지금 최문순(MBC 사장)이나 정연주(KBS 사장)나 이거 껍데기야. 아무 힘도 못 쓴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또 “우리 자식들이 이 땅에서 밥 먹고살려면 이 좌파들 몰아내지 않으면 우리가 못 산다”는 과격한 발언도 나온다.

이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대변인 한나라당과 강동순 위원을 비판하는 브리핑이 쏟아지고 있다. 대변인들이 돌아가면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공작당이다. 대선용 방송장악을 위해 강동순을 방송위원으로 추천하고 한나라당이 나서서 방송장악 음모를 꾸미는 공작당이다.”고 한나라당은 비난했고, 또 국회 문화관광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서 그 정도의 신념을 갖고 있으면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이 맞다. 멸사봉공하는 것이 맞다...한나라당 전략기획팀장을 하면 된다. 어떤 조직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 조직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몸담고 있는 곳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회 문광위원회에서 6일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여야 모두 강동순 방송위원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열린우리당은 강 위원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고, 한나라당은 강 위원의 발언이 부적절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강 위원의 퇴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강동순 방송위원은 이 자리에서 “취중이라도 적절치 못한 표현을 해서 죄송하다...더 수양을 쌓아서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주위 분들과 상의해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직답을 피했다. 

한나라당도 강 위원을 두둔할 입장은 아니지만 사퇴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6일 회의에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강동순 방송위원에게 심경을 묻자 “참담하다. 집에서 목욕하기 위해서 벌개벗고 다니는 것이 방송에 나오는 것 같다...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한다. 성격이 미련하고 요령이 없다. 의원님들께 야단맞으면서 큰 인생 공부했다”고 밝혔다. <끝>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