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배우들, 안방 ‘노크’ 준비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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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등 풍부한 볼거리 기대

남북 공동제작드라마 〈사육신〉이 8월 8일부터 KBS 수목드라마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사육신〉은 KBS가 북한 조선중앙TV에 외주 형태로 의뢰해 제작한 드라마로 한 회당 70분씩 24부작으로 구성됐다.

2003년부터 남북 드라마 교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뒤 2005년 8월부터 ‘사육신’ 촬영에 돌입, 올 5월까지 수정 촬영을 마쳤다. 지난해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남북교류가 교착관계에 빠져 지연되기도 했다.

현재 〈사육신〉은 5월 30일 촬영 원본 테이프가 KBS로 도착해 음향효과 등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사육신〉은 모두 210만 달러(약 2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KBS가 제작비 전액을 댔으며 그 가운데 방송장비인 발전차, 조명차, 편집기 등은 현물로 지급했다. 저작권은 KBS가 가지며, 북한 국내 방영권만 조선중앙TV가 소유하게 된다.

조선중앙TV는 드라마의 극본, 연출, 촬영, 출연 배우 등 제작 전반을 맡았다. 연출은 영화 〈림꺽정〉으로 유명한 북한의 장영복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연출가(인민예술가)가 나섰다.

촬영은 평양의 촬영 세트, 압록강, 개성지구, 원산지구, 모란봉, 정방상, 묘향산, 개성 동명왕릉, 대성산 등지에서 이뤄졌다. 평양의 촬영세트에는 수양대군 집, 경복궁 등이 들어섰다.

사육신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은 나상엽 PD는 “드라마 촬영을 통해 북한의 풍광과 사계절을 다 담아달라고 북한 제작진에게 요구했지만 드라마 주요 무대가 한양이라 다양한 풍광을 담기는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북한의 주요 유적지를 드라마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육신〉의 대본에는 남북 작가의 공동 노력이 그대로 담겼다. 북한의 TV극창작단 출신 작가인 박인서· 김일중 씨가 주요 이야기의 틀을 정리했고 남한의 이승희, 박철 작가가 대본 수정과 함께 극의 재미를 높일 수 있는 픽션과 멜로라인을 살렸다.

이와 함께 〈사육신〉의 극중 대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북한의 말투와 억양이 남한과 다르기 때문. 나 PD는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기 때문에 남한의 정통 사극술과 비슷”하다며 “오히려 북한 말투가 드라마의 퍼스낼러티를 살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육신〉은 사육신의 여섯 충신 가운데 성삼문이 주축이 돼 사육신의 충신과 절개를 다룰 예정이다. 〈사육신〉은 세종 말기부터 단종 폐위를 둘러싼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 성삼문 역의 박성욱(사진 오른쪽), 성삼문과 사랑을 나누는 가상인물인 정소연 역의 김련화. ⓒ KBS

북한 연기자 대부분은 북한에서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학부 출신들이다. 성삼문 역은 박성욱이, 성삼문과 사랑을 나누는 가상인물인 정소연 역에는 김련화가 캐스팅됐다.

김종서의 수양딸 솔매 역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열연한다. 2002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한국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조명애는 KBS가 캐스팅에 직접 나서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나 PD는 “북한에서는 전문학교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만 연기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용수 출신의 조명애를 드라마에 캐스팅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조명애가 맡은 솔매 역은 신숙주와 애증관계를 이루며 드라마의 2/3 정도 출연하는 비중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사육신〉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최초로 제작하는 사극으로 북한 내에서 이전과는 다른 제작방식을 시도했다. 바로 SD급 디지털 촬영 방식, 동시녹음 방식으로 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이를 위해 KBS 기술팀, 디지털 카메라맨, 소품, 분장, 동시녹음 등의 인력이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기술교류를 진행하기도 했다.

나 PD는 “〈사육신〉을 통해 드라마 촬영 기술 등 제작에 관련된 여러 부분은 교류할 수 있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공동 제작되는 드라마는 남과 북의 촬영지까지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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