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론들 냉전적 시각으로 ‘흠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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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분과(상임대표 정일용)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언론 보도를 집중 모니터하기로 했습니다. 모니터 기간은 이달 9일부터 오는 9월 7일까지입니다. PD저널은  분석결과를 한국기자협회, 미디어오늘과 함께  홈페이지에 동시 게재합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 발표에 국내외가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은 1차 정상회담이후 성과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또한 현 상황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이 이번 정상회담 발표가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게 하는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우선 1차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교류 협력 관계를 되돌아보자. 지난 2000년 6.15선언이후 7년 동안 남북 간에 하늘, 땅, 바닷길이 열렸다.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삼엄한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의 일부에서 군사 시설이 철거되고 평화의 비둘기가 날고 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이 그것이다. 남북 간에 철로도 이어져 한민족이 대륙으로 웅비할 기초 준비가 끝난 상태다. 통일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방북인원은 10만 명을 넘어섰고, 남북교역액은 1999년보다 4배가 늘어난 13억 달러 수준이다. 남북이 자주 왕래하면서 관계를 맺어갈수록 냉전의 얼음이 녹아 내리면서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적 바람은 더 커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은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가 해결되면서 한반도 핵폐기를 위한 2.13합의가 본격적인 실천 단계로 진입했다. 회담 관련국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등을 협의할 채비를 갖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가 화학적 변화를 시작했음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이 자주적 자세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방향을 다잡지 않으면 자칫 외세의 이해관계에 한반도가 희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이상과 같은 배경을 지닌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에 대한 9일치 조간신문 가운데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사설은 객관성과 타당성을 유지하고 있다. 사설 제목에 전체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

경향신문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기되기를’ 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나라당이 지난달 한반도 평화비전’라는 새 대북정책을 발표해놓고도 정상회담 발표가 나오자 ‘선거용 깜짝쇼’ 등으로 폄훼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문제 삼아 미리 회담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겨레는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회담 개최를 적극 환영하며, 한반도와 관련된 여러 현안을 진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를 기대 한다.”고 썼다. 또한  “대통령 선거를 넉 달 앞둔 시점이라고는 하나 선거를 이유로 국가적 과제를 미룰 수는 없다... 그러나 장소가 다시 평양으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수구 보수 언론의 보도 논평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들 신문의 사설을 살피면 아래와 같은데 관련 기사도 사설을 뒷받침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조선일보는 ‘노무현·김정일 무엇을 위해 만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회담 시기를 대통령 선거와 결부 시켜 정략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야당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여당의 상승세는 부추길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썼다. 또한 대규모 대북 지원이 미리 제시됐을 가능성도 높다는 식의 억측을 늘어놓았다.

중앙일보 사설 제목은 아예 ‘기대보다 걱정이 큰 남북 정상회담’이다. 시기와 장소가 부적절하다면서 “만약 ‘손에 잡히는 실질적 성과’가 없다면 심각한 안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 사설 또한 부정적 전망 일색이다. 이 신문은 사설을 ‘남북 정상회담, 따져볼 일이 많다’와 ‘6·15 그리고 7년, 감격은 허망했다’로 둘로 나눠 쓰면서 회담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함께 정략적 이용 가능성을 경계했다.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 거울이 비뚤어지면 그 거울에 비춰지는 모든 것이 비뚤어져 보인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이제 냉전적 시각을 스스로 씻어내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보일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발표된 뒤 한국갤럽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회담 시기가 지금 적절하다(49.1%)는 의견이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42.8%)는 의견보다 많았다는 점을 수구 보수언론은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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