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방송・통신업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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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방송・통신업계 혼란
  • 도쿄=백승혁 통신원
  • 승인 2007.08.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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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방송∙통신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방송∙통신개정안’의 성립이 내년으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며, 지난 7월에 실시된 참의원 선거 결과가 방송과 통신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휴대단말용 지상파 디지털 방송인 원세그 방송의 내용 자유화를 비롯해 방송지주회사를 통한 지방 방송국 지원 허용, 프로그램 날조에 대한 정부의 감독 권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방송∙통신개정안’은 연금 기록에 대한 허술한 관리 문제를 둘러싼 연금 관련 문제 등으로 인한 일본 정국의 혼란으로 계속 심의 안건으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이에 그 성립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자민당은 이번 가을 임시 국회에서 ‘방송∙통신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종래 이상의 중요 법안의 처리가 필요한 관계로 ‘방송∙통신개정안’은 이번 가을 임시 국회에서 방치되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만약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심의의 재개와 법안의 성립은 통상 내년 국회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통신개정안’이 이번 가을 임시 국회에서 다루어진다고 해도 어떻게 다루어질지 단정적인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지난 7월 29일 진행된 국회 참의원 선거에서 현 총리 아베 신조가 총재로 있는 자민당이 민주당에 대참패를 당하면서 참의원 의장과 주요 상임 위원장을 민주당에게 빼앗겨 가을 임시 국회에서 주요 법안의 심의가 큰 파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자민당과 민주당이 국회에서 극명하게 대립하는 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방송∙통신업계가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타야마 토라노스케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의 참의원 선거(오카야마 선거구) 낙선도 방송과 통신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타야마 간사장은 업계에 대한 정부의 개혁 공세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주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앞으로 벌어질 변화에 대해 우려와 걱정을 금치 못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카타야마 간사장은 NHK 개혁 문제를 비롯해서 프로그램 날조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감독 권한 강화, NTT 해체 문제 등 방송과 통신업계의 개혁을 목표로 엄격한 개혁 정책 목표를 설정∙추진해 온 타케나카 헤이조 전 총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현 총무상의 노선에 대항∙조정자 역할을 해왔다.  

카타야마 간사장은 NHK수신료 문제를 둘러싸고 스가 총무상과 하시모토 겐이치 NHK 회장의 대결 구도를 조정, 스가 총무상이 자신이 주도하던 NHK 수신료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개정안에 포함하지 않도록 애썼다.

또한 프로그램 날조 등으로 인해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방송국에 대해서 행정 처분을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방송국의 자주규제가 기능하고 있을 때는 행정 처분의 권한을 발동하지 않는다고 하는 방송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막을 수 있는 보류 조취의 조건이 붙게 된 것도 카타야마 간사장의 조정 작용에 의한 것이다.

통신업계에 대해서도 NTT 해체 문제를 두고 조직 해체 정책을 주도해 온 타케나카 전 총무상과 당내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해서 NTT 조직 문제에 대해서는 2010년에 재검토한다는 방향으로 결착을 보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방송·통신개정안’의 성립에 대해서도 그렇고 카타야마 간사장의 낙선으로 인한 방송∙통신업계의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일본 정국의 혼란이 방송과 통신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일본上智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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