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인기에 따른 ‘드라마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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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드라마 촬영지가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지역 관광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프랑스에선 사정이 다르다. 프랑스에서 드라마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거나 관광지를 개발한다는 발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심지어 최소 수준의 간접광고마저 방송위원회 규정에 따라 원천봉쇄돼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760회 넘게 방영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일연속극 <인생은 아름다워(원제 : Plus belle la vie)>는 이례적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도시 마르세이유를 배경으로 프랑스인들의 일상을 담은 일일 드라마다. 이 드라마가 평균 시청률 20% 이상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마르세이유를 찾는 관광객들이 이 드라마의 무대인 ‘미스트랄 광장’을 찾는 사례가 급증했다.

하지만 ‘미스트랄 광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마르세이유의 한 스튜디오 세트장에 마르세이유의 구시가지를 꾸며놓은 것이며, 실제의 드라마 촬영은 이 세트장에서 이루어진다. 결국 관광객들은 드라마 속 장소와 비슷한 작은 돌길과 광장들이 모여 있는 구시가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그동안 관광지로서의 별다른 매력을 갖지 못한 마르세이유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놓고 지역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에 큰 효과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역 고용 창출 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France 3의 저녁 뉴스 직후 저녁 8시 20분부터 매일 방영되는데, 비록 20분이라는 짧은 포맷이지만 매일 10시간의 촬영 시간이 소요돼 이 드라마에 고용되는 인원은 300명에 달하며 간접적으로 드라마에 관계되어 일하는 인원도 450명이 넘는다. 드라마 무대장치, 소품, 의상, 화장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뿐 아니라 드라마에 한번 이상 출연한 배우 수만 해도 780명이 넘는다. 이 드라마가 지역의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심각한 실업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드라마는 또 오랫동안 도시개발, 빈민가, 범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마르세이유란 대도시를 보다 활달하고 활기찬 긍정적 이미지로 묘사하고 아름다운 자연 광경도 비춰줘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성공 이후 마르세이유의 스튜디오에 다른 드라마와 광고, 영화 촬영이 이어지고 있어 드라마 효과는 단순히 지역 관광산업을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파리=김지현 통신원 / 파리 5대학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jhkim724@noo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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