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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빛]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

백혜영 기자l승인2007.08.22 0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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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이던가? 우연히 재핑을 하다 EBS 를 보게 된 나는 어떤 사람의 강의를 보게 되었다.

왠 빡빡머리 사내가 비호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노자를 논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의 이름은 ‘노자와 21세기’. 2천년이 지난 텍스트, 거기다 유교도 아닌 난해한 도교 강의라... 갑자기 나의 호기심을 끌었다.

道可道 非常道(도가도 비상도).-도라 표현되는 것은 도가 아니며
名可名 非常名(명가명 비상명).-사물의 명칭은 실제 그 사물이 아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글귀로 시작했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이 문장이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도올은 기존의 정통적 해석에만 얽매이지 않고 동, 서양의 모든 해석과 철학적 논의를 연관시켜 독창적으로 해석해 나갔다. 마치 금강경에서 말하는 ‘벼락’(바즈라)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1988년에 입학한 386 마지막 세대다. 유달리 철학적 호기심이 많았던 우리 세대는 서양의 거의 모든 철학자-칸트부터 푸코까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지식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항상 존재했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말하여 질 수 없는 부분’이 진실로 중요했던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어떤 ‘깨달음’이 ‘노자와 21세기’라는 강의가 ‘논리적인 사고’를 뛰어넘은 ‘초월적인 이성’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작금의 물질만능주의적인 행태들을 보고 있으면, 그 행태가 마치 (로마와 같은)대제국이 몰락하기 전의 극도의 풍요로움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선’이나 ‘진리’라는 말은 고리타분한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로지 ‘돈’이나 ‘힘’, ‘경쟁에서 이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이같이 극도로 경쟁적인 사회가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결코 긍정적인 답을 낼 자신이 없다. 어쩌면 지금과 비슷한 백가쟁명의 시대-춘추전국시대-에 민중들 사이에 확산되었던 도덕경과 같은 ‘지혜로운 고전’이 우리에게 생존의 길을 보여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책‘노자와 21세기’는? 
  EBS 교육방송 특강용으로 구성한 김용옥씨의 노자 이야기.

  21세기 인류의 3대 과제, 즉 `자연과 인간의 화해`, `종교와 종교간의 화해`,

  `지식과 삶의 화해`에 대한 설명을 주요 테제로 삼아 대중의 눈높이와 지적

  사유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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