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의 빛]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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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이던가? 우연히 EBS를 재핑하다 웬 빡빡머리 사내가 비호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노자를 강의하는 모습을 봤다. 제목은 ‘노자와 21세기’. 2천년이 지난 텍스트, 거기다 유교도 아닌 난해한 도교 강의라.. 갑자기 호기심을 끌었다.

道可道 非常道(도가도 비상도).-도라 표현되는 것은 도가 아니며
名可名 非常名(명가명 비상명).-사물의 명칭은 실제 그 사물이 아니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이 문장이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도올은 기존의 정통적 해석에만 얽매이지 않고 동, 서양에 존재하는 모든 논의에 의거해 독창적으로 해석해 나갔다. 마치 금강경에서 말하는 ‘벼락’(바즈라)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노자와 21세기’ 강의는 ‘논리적인 사고’를 뛰어넘은 ‘초월적 이성’에 대한 나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작금의 물질만능주의적 행태는 마치 로마 같은 대제국이 몰락하기 전의 모습과 유사하다. ‘선’이나 ‘진리’보다 ‘돈’이나 ‘힘’,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하다. 이같이 극도로 경쟁적인 사회가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인가’란 질문에 나는 결코 긍정적인 답을 낼 자신이 없다. 어쩌면 암울했던 춘추전국시대를 밝혔던 ‘지혜로운 고전’-도덕경-이 우리에게 생존의 길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책‘노자와 21세기’는?
EBS 교육방송 특강용으로 구성한 김용옥씨의 노자 이야기. 21세기 인류의 3대 과제, 즉 `자연과 인간의 화해`, `종교와 종교간의 화해`, `지식과 삶의 화해`에 대한 설명을 주요 테제로 삼아 대중의 눈높이와 지적 사유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유윤재 SBS 예능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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