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재원 확대로 채널 안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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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시민방송 RTV의 이사장으로 22일 선임됐다.

이 신임 이사장은 방송 유관 분야를 두루 거치며 명성을 얻은 방송학자다. MBC·한국일보 기자로 출발해 한국언론정보학회 초대 회장, 한국방송학회 회장, 2기 방송위 부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효성 RTV 신임 이사장

RTV 개국 5주년을 앞두고 이사장을 맡은 그는 “RTV를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중압감이 무겁다”면서도 “시민의 대안적 목소리를 전달하는 채널로서 명분과 공익성을 가진 RTV를 위해 내가 아는 지식과 사회적 역할 등이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유료방송에서 의무방송을 기대했던 RTV의 공익채널 선정이 무산됐다. 방송위는 오는 10월 공익채널 선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는데.

“방송법에서 가장 강조되는 사항 중 하나가 시청자들의 주권을 찾아준다는 측면이다. 유료방송이라고 하더라도 다채널 방송에서 최소한 한 채널 정도는 시청자 접근 채널로 방송되는 것이 방송법의 정신에 비춰 볼 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RTV와 같은 대안적 목소리를 전달하는 PP는 보장돼야 한다. 그것이 방송법의 정신이다.”

-방송위가 ‘시청자 참여 및 사회적 소수이익 대변’ 등 6개 분야별 공익채널 선정 계획을 밝혔다. ‘시청자 참여’ 분야 신설을 어떻게 보는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시청자 참여’를 방송위의 정책으로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뜻이다. 방송법의 정신에 비춰 볼 때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이후에는 ‘시청자 참여’를 별도로 특화하는 것이 맞다. 6개 분야를 구체적으로 나눈 것은 공익채널 지정에 있어 방송위가 매우 잘 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퍼블릭액세스(시청자 참여)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내용과 제작기법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제작기법이나 다루는 소재·주제 등이 액세스 채널·시민참여방송·대안 채널 등이 지향하는 것과 100%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좋은 작품들도 많지만 제작기법이 너무 떨어지거나 UCC 등 사적인 범위의 것들도 많다. 시민참여방송·액세스 채널의 본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들이다.

방송위가 공동체 라디오나 KBS의 시청자참여 프로그램 등을 정책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 비교해 볼 때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 시민운동이 이뤄낸 성과다. 방송위가 그런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철회하거나 후퇴하려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RTV의 재정상황은 어떤가.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어렵다. 부분적으로 공적재원이 있지만 매우 부족하다. 가급적이면 RTV가 공적재원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방송법의 정신이란 측면에서 보면 채널도 보장해주고, 재원도 공적재원으로 보장해주는 것이 정당한 것 아닌가.

그렇다고 RTV가 언제까지나 당연한 것처럼 제도에 의해서 채널을 보장받고 재원을 보장받으려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 정착해가는 과정에서 공적재원을 투입하고 성장하도록 유도해서 일정한 단계에 들어가면 자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

-RTV의 재정자립을 위한 계획은?

“당분간은 공적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차츰 차츰 공적재원을 줄여나가고 자체 재원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수익사업을 하거나 모금을 하는 등  국가적 지원이 아닌 다른 차원의 사회적 지원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뜻있는 독지가로부터 기부를 받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향후 RTV의 과제는?

“가장 큰 문제는 재원이다. 재원 문제는 필연적으로 프로그램의 질과 연관된다. 아무리 시민들이 제작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램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거나 유익하고 재미있는 것이 없어서 취지는 좋지만 외면을 당한다면 그것은 전파 낭비가 될 수 있다.

좋은 인력과 좋은 장비가 있어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결국 재원 문제로 귀착된다. 한편으로 방송위에 의존해야겠지만, 자체 수익사업을 하거나 독지가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제작에 투입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

-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어떻게 진단하는가.

“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급변하는 환경에 창조적으로 잘 적응해야 한다.

방송의 기본은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것이다. 재미와 유익함이 잘 조화된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이다. 방송환경이 변한다는 것은 채널이 많아지고 전달 수단이 바뀌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방송의 기본인 ‘내용으로서의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전달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방송환경의 변화와 상관없다.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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