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방송PD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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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한중일방송프로듀서포럼 주제발표자 인터뷰] 

이번 한중일방송프로듀서포럼에서 13일 오후 2시에 한중일 3국을 대표한 PD들이 ‘PD들의 책임과 방송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송일준 MBC시사교양국부국장은 한국의 고발프로그램 대해, 장화 중국국제TV총공사 영화사업부 부주임은 중국 베이징올림픽과 방송PD들의 책임, 곤노벤(今野勉) 일본방송인회 대표간사는 일본의 실험데이터 조작사건을 토대로 PD의 책임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본지는 한중일 PD와 간단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시사고발프로그램, 한국방송의 힘”
[① 송일준 MBC시사교양국부국장]

송일준 부국장은 이날 발표에서 그 동안 MBC 〈PD수첩〉이 걸어온 길에 대해 연설했다. 송 부국장은 “

송일준 부국장은 “PD저널리즘을 구축하는데 일조했지만 시청률 경쟁과 TV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과 고발프로그램은 고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송 부국장은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 됐지만 아직 한국사회 각 분야에 사회적 환경을 감시해야 하는 의 의미와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결코 아니다”며 “그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포맷의 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 부국장은 “17년 동안 에 대해 수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어왔지만 맨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PD수첩〉이 내걸었던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부정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고발로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겠다는 다짐은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에 방송에 대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포기할 수 없다”고 존재의미를 전했다.

송 부국장은 “그 동안의 사회고발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딱딱하고 엄숙한 방식으로 제작돼 시청들에게 어렵게 다가갔다”며 “젊은 층에게도 쉽고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포맷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안에 따라서는 1시간 내내 가기에는 어려운 소재는 짤막하게 방영한다든지 방영된 사건에 대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이후의 이야기들을 ‘피드백’하는 식의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한 고민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변화의 욕구에 노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다큐멘터리 제작과 관련한 집권여당의 정치적 압력설, 프로그램 제작비 부정 지출 등의 문제를 다룬 <거대 NHK의 붕괴>라는 책을 번역하기도 한 송 부국장은 일본통으로 통한다. 그는 일본TV의 고발프로그램에 대해 “집권 자민당과 끈끈한 연결이 돼 있는 NHK의 경우 무색․무취․중립방송을 공정방송이라고 하고 있다”며 “산술․기계적 공평이 공정방송이라고 생각하는 NHK의 경우 고발 프로그램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민간TV 아사히에서 더 많은 고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본의 ‘저널리즘’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은 중국방송을 알리는 계기”
[② 장화 중국국제TV총공사영화사업부부주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중국. 이번 포럼에서 중국 방송인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이번 올림픽을 전 세계에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였다.

 

▲ 장화 중국국제TV총공사영화사업부부주임

장화 중국국제TV총공사영화사업부부주임(CCTV-Central Chinese Television) 역시 “올해 우리 중국 방송인들은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전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의 올림픽 준비사항에 대해 말했다. 총 21개의 채널 중 16개의 위성채널과 5개의 유료채널을 보유한 CCTV는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을 하루 평균 60분씩 모든 채널에 방송하고 있다.

장화 부주임은 주제발표에서도 “상호이해, 우의, 단결과 공평경쟁의 올림픽 정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서로 다른 지역, 다른 국가, 다른 민족문화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텔레비전을 통해 중국TV방송인으로서의 책임과 추구를 다하자”며 중국의 TV프로그램에 대한 글로벌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장화 부주임은 이 같은 예로 현재 CCTV에서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이소룡의 전설>(The legend of Bruce lee)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세계 7대주에서 누구나 친숙하게 느끼는 이소룡에 대해 50부작 특집 드라마를 세계 각 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하고 있다”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드라마 페스티벌과 프랑스 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던 이 작품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로 이소룡의 생가에서 제작허가권을 얻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이소룡 마니아는 이소룡의 성장과정을 알고 그의 소지품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며 이소룡 영화 7편을 모두 본 사람을 일컫는다”며 “이 사람들만 해도 7천만 명에 이른다”고 소개하며 드라마의 성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장화 부주임은 “허쩐량 중국올림픽위원회 명예주석과 같은 높은 직책의 사람이 참가해 포럼의 열기를 드높였다”며 “또한 올해 최초로 한중일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선보인 것이나 자국 제작 프로그램에 대해 구매의사를 타진하는 교류합작에 대한 물꼬도 텄다”며 이번 포럼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日, 방송 날조 사건 불신 키워”
[③ 곤노벤(今野勉) 일본방송인회 대표간사]

곤노벤(今野勉) 간사는 일본 TBS(Tokyo Broadcasting System)출신으로 현재 일본 최대의 프로덕션 텔레비만 유니 온의 대표를 역임하며 300여명의 PD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일본열도를 떠들썩하게 한 후지TV 건강프로그램 <발굴! 있어있어 대사전>의 실험데이터 수치조작 사건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 곤노벤(今野勉) 일본방송인회 대표간사

“이번 수치조작 사건은 일본인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을 이용한 것으로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음식 ‘낫또’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실험에 임한 시청률 지상주의가 낳은 폐해입니다. 미국 연구자를 동원해 실험을 한 결과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코멘트를 편집하고 실험데이터는 일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날조’하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곤노벤 간사는 “방송이 나간 직후 ‘낫또’는 전국에서 동이 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그 내막을 알고 있는 조연출이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이 사건이 비로소 알려지게 됐다”며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발견’에 의해 결과물을 ‘취재’하는 것임에도 결과물을 정해두고 ‘취재’한 것은 앞뒤 순서가 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일본의 TV 아사히의 경우도 폭주족의 여성 성폭행 장면을 사전에 기획․제작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TV 아사히는 폭주족이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포착, 범인 검거 장면을 방송해 일본 내 여론이 들끓게 했으나 알고 보니 담당PD가 폭주족에게 여성을 성폭행하도록 사주했던 것으로 들어나 일본 사회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이 사건은 일본 시청자들에게 방송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키우게 했다.

이에 대해 곤노벤 간사는 “방송사로부터 시간과 자금 그리고 시청률의 압박을 받는 제작사가 이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각 방송사가 ‘재미’에만 얽매여 프로그램을 판단하려고만 했지 구체적인 정보와 수치에 대해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방송사의 ‘부주의’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본의 ‘방송날조’에 대해 곤노벤 간사는 “‘낫또’ 조작사건을 기점으로 NHK․후지TV․TBS 등의 방송사 관계자들이 지난 7월에 ‘방송윤리검증위원회’를 만들었다”며 “허위 정보를 꾸며내는 방송에 대해 뼈아픈 반성으로 만들어 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방송윤리검증위원회’의 경우 민간기구라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나 한국의 방송위원회와 같은 독립규제기관이 아니라 규제 방법에 있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았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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