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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희 OBS 예능제작팀 PD

직장을 옮긴지 두 달 지났다. 다음 달 개국을 앞둔 OBS 경인TV가 새로운 보금자리. 당연한 얘기지만 이사도 했다. 수평거리 150km를 이동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익숙해진 곳에서 더 익숙한 곳으로 옮겼을 뿐이지만, 직장인으로서도 PD로서도 이전과는 다른 근본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우선 뉴미디어 환경. 활자로 읽어 뇌세포만을 이용해 인식하는 변화가 아니다. 온 몸 세포 하나하나로 체감에 절감을 더한 뉴미디어 환경.

OBS는 세계최초 풀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풀 디지털 시스템, 일선의 현장PD에게 풀 디지털을 절감케 하는 키워드는 테이프리스(tapeless). NLE는 프로그램과 장비의 차이가 있긴 해도 벌써 PD사전에 등재된 단어이지만, 테이프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NBS의 구축이라니! 아카이브를 활용한 영상자료 통합시스템은 디지털방송을 준비하는 세계 모든 방송사의 궁극의 목표가 됐어도, 아직 모든 프로그램에 적용한 실례는 없다.

뉴미디어세계에서 신기술을 체득한다는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툴을 익히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새장비와 새시스템에 요새말로 급적응도 해야 할 테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의 변화. 스스로 방통융합의 한가운데 서 있다는 새삼스러운 절감이다.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방송환경 진화에 내 지문이 남게 된다는 자각은 하루하루 필자의 방송DNA에 디지털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근변적 변화의 체감.

OBS 경인TV는 즐겁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개국일정으로 분주를 넘어 다망하지만, 오히려 이 다급한 스케줄이 너무 즐겁다. OBS는 매일매일이 이벤트고 놀이며 작은 축제로 풍성하다. 신입사원 공채PR을 팀별로 공개모집해 별도의 시상을 하는 것이야 그렇게 새롭지 않은 관행이라고 쳐도, 추석을 맞아 주철환 사장이 직접 문제를 출제해 〈OBS 사장배 직원퀴즈대회〉를 열어 사장의 사비도 보태 시상하는 건 확실히 유쾌한 일이다.

게다가 연말에는 OBS 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OBS 가수왕〉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주 최대 이벤트는 〈OBS 뮤직비디오 어워즈〉이다. 시험방송기간에 송출할 영상물을 자유주제로 뮤직비디오 형식을 빌려 제작하게 한 것도 유쾌한 일이지만, 이 또한 작은 팀 단위로 자유출품 〈OBS 뮤직비디오 어워즈〉를 개최하는 것은 더 유쾌한 일이다. 이래서야 OBS의 하루하루는 일과 학습과 놀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기 일쑤.

지금 OBS의 늦은 밤 사무실은 열정과 피곤을 절반씩 지닌 동료들로 가득하다. 지친 몸을 책상끄트머리에 기대어, 잠시 떨군 지친 고개를 일으키는 건 새로운 걱정 하나. 피곤이 열정을 이긴 시간이면 사무실 밖에서 담배 한 개비 질겅질겅 씹기도 일상다반사. 그러다 또 열정지수가 피곤 누적치를 누르면 금세 새로운 희망이 오롯이 솟아오르고. 주철환 사장의 이야기처럼 OBS는 “어제는 희망 하나, 걱정 둘! 오늘은 걱정 하나, 희망 둘!”

이래저래 OBS 경인TV는 즐거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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