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소유한 NHN이 15일 연간 순이익 규모만 8배에 달하는 통신업체 KT의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일각에서는 기대감만으로 몸값이 크게 과장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자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15일 증시에서 NHN은 5.66% 급등한 26만 5200원으로 마감, 시가총액이 12조 6890억 원으로 늘어났다. NHN은 이날 보합권에 머문 KT(12조 2960억 원)를 가볍게 추월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NHN의 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733억 원, 1519억 원으로 KT의 11조 7720억 원, 1조 2334억 원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에서 반대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올해 들어 NHN은 검색광고와 게임 등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으며 승승장구한 반면에 KT는 신규사업인 IPTV 서비스 도입이 늦어지는 등 뚜렷한 성장모델을 제시하지 못해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NHN은 15일 KT뿐 아니라 롯데쇼핑, 삼성중공업 등 타 업종의 대형주도 뒤로 물리쳤다. IT주 가운데 NHN 위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LG필립스LCD,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5개 종목만이 남았다.

▲전자신문 10월 16일자 ⓒ전자신문

그러나 이런 초고속 상승세를 놓고 이견도 적지 않다. NHN의 성장률이 양호하지만 매출, 자산규모 등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KT보다 높게 평가받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자신문은 또 “최근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부진으로 마땅히 살만한 IT주가 없다는 것도 NHN 주가의 적정성 논란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별도로 국내 증권사들은 NHN에 대부분 30만원이 넘는 목표주가를 제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현 상승속도가 다소 빠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비싸지 않다는 판단이다.

방통특위 또 파행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법률안심사소위원회가 여야의 정치적 갈등으로 또 다시 파행을 맞고 있다. 전자신문은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쟁이 극한데 다다르면서 기구통합 및 IPTV 서비스 관련 법안의 연내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기구통합법과 IPTV 서비스 도입 법안 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방통특위 법안소위는 이날 오전 개회 선언 10여분 만에 끝났다. 정무위원회 소속 통합신당 의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을 BBK 주가조작 핵심인물 김경준 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는 이유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안 심의를 거부했던 것이다.

더욱이 대선이 가까워지고 있고 국감도 앞두고 있는 터라 진행이 쉽지만은 않다. 전자신문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정치 쟁점을 이유로 정기국회 일정을 모두 거부하고 있어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극의 진화…인물도 의상도 달라져

사극이 대세이긴 대세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날 나란히 사극 관련 기사를 연예면에 배치했다. 중앙일보는 MBC 〈이산〉의 주인공인 정조 역의 이서진과 SBS 〈왕과 나〉의 주인공인 내시 김처선 역의 오만석을 인터뷰했다. 또 한 면을 더해 ‘판타지 사극’을 다루고, 사극 의상의 변화를 짚었다.

〈‘판타지 사극’ 상상력에 역사를 버무리다〉란 제목의 기사를 보자.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MBC〈태왕사신기〉에서 등장인물들은 현대어를 쓴다. 고증을 거쳐 역사 속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던 정통 사극이 현대극의 느낌과 뒤섞인 ‘퓨전 사극’을 거쳐 만화 같은 이야기를 그려내는 ‘판타지 사극’의 단계에까지 왔다.

▲중앙일보 10월 16일자 ⓒ중앙일보

요즘 사극들은 역사에 상상력을 버무리는 게 아니라 상상력에 역사를 버무린다. 옛 고조선의 영토(쥬신제국)를 회복할 ‘쥬신의 왕’ 광개토대왕이 태어나면 잠들었던 사신(청룡·백호·주작·현무)의 신물도 깨어난다는 〈태왕사신기〉의 줄거리는 그야말로 만화 같다.

‘공중 부양’ ‘손가락으로 불 붙이기’ ‘적의 눈앞에서 사라지기’ 등의 마법도 수시로 등장한다. 이전엔 사료가 부족한 탓에 사극의 소재로 등장하기 힘들었던 고대사와 고구려사가 오히려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이야깃거리로 활용된 셈이다.

〈왕과 나〉와 〈이산〉도 이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중앙일보는 “〈왕과 나〉는 등장인물의 말투 등 형식은 정통사극처럼 보이지만 내용상으론 옛 틀에서 한참 벗어난다”고 전했다. 또 여주인공의 비중이 높은 만큼 드라마에 등장하는 상당수의 에피소드는 상상력으로 빚어냈다.

〈태왕사신기〉의 여주인공 수지니는 어린 시절부터 술을 퍼마시고 도박장에서 노는 캐릭터로 나온다. 〈이산〉의 화완옹주(성현아)는 아버지 영조(이순재) 앞에선 애교를 부리지만 뒤에선 권모술수를 써 정사를 쥐락펴락한다.

반면 남성들은 연약해졌다. 〈태왕사신기〉의 담덕은 살아남기 위해 기지와 힘을 숨긴다. 막상 실전에서도 적들이 쳐놓은 덫에 덜컥 걸려드는 등 완전무결한 영웅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곤궁에 빠졌을 때도 여성들의 도움, 혹은 마법의 힘으로 탈출한다.

이렇게 옛 사극의 틀에서 벗어나면서 역사왜곡 논란의 도마에 오르는 등 부작용도 컸지만,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 중앙일보가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정통사극인 KBS 1TV 〈대조영〉은 본래 사극의 주 시청층인 남성 40대 이상에서 가장 높은 시청점유율을 나타냈다. 대조영 시청자 중 40대 이상 남성이 32%에 달했다.

그러나 ‘왕과 나’는 40대 이상 여성(37%)이, ‘이산’은 30~40대 여성(30%)이 주 시청층이었다. 판타지 사극이란 새 장르를 내세운 〈태왕사신기〉는 10대 청소년부터 30대 남녀까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았다. 중앙은 “일반 드라마처럼 사극의 타깃도 점점 세분화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한편 사극의 의상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중앙은 “이제 울긋불긋한 원색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대신 화사한 파스텔톤이 인기”라고 전했다.

또 고증보다 해석에 방점을 찍는 추세다. 소재는 과거이되 얘기는 현재인 요즘 사극의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이산’의 의상을 만든 이혜란(MBC미술센터 의상팀) 과장은 “‘허준(1999~2000)’에서부터 사극 의상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전에는 빨강 등 원색을 주로 사용했지만 ‘허준’부터는 파스텔톤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중앙과 함께 사극을 다룬 동아의 기사 제목은 특이하게도 〈과인도 사랑하고 싶소〉다. 현재 사극이 주인공들이 ‘얼짱’인데다가 자신의 사랑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점이 이색적이라는 분석이다.

동아는 2006년 사극의 테마가 ‘고구려’였다면 2007년 사극의 코드는 ‘꽃미남 왕’이라고 분석한다. 광개토대왕 담덕(배용준), 정조 이산(이서진), 성종(고주원) 등 사극 속 왕들은 긴 수염에 배가 나온 전형적인 ‘아저씨’형 임금들과 달리 상큼한 미소, 근육질 몸매, 화려한 무술 실력을 가진 ‘훈남’들이다. 시청자들도 극중 왕들을 ‘청순 담덕’ ‘바람 성종’ ‘박력 이산’ 등의 애칭으로 표현할 정도다.

이들은 ‘얼짱’ 임금답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과거 사극 속 왕들과 다르다. 과거 왕들이 자객의 습격을 받으면 화들짝 놀라 “게 밖에 누구 없느냐”를 남발했다면 이산은 화려한 무술 솜씨로 자객을 한칼에 제압한 후 “너를 죽이진 않겠다. 다만 너를 보낸 게 누구냐”고 멋지게 읖조린다.(5회 방영분) 담덕도 마찬가지. 여성 호의무사(각단)가 길을 막자 “미안한데 나의 인질이 돼 주면 안 되겠니”라며 부드러운 미소를 날린다. 각단은 수줍은 표정을 짓는다.(5회)

이렇듯 거세됐던 사극 속 왕들의 섹슈얼리티가 살아나다 보니 사극 이야기도 궁궐의 암투 못지않게 삼각관계를 주요 줄기로 삼는다. ‘왕과 나’의 성종-김처선(오만석)-소화, ‘태왕사신기’의 담덕-기하(문소리)-수지니(이지아), ‘이산’의 이산-송연(한지민)-박대수(이종수)의 관계가 그렇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비교적 전형적인 기존 사극 형태인 ‘대조영’조차 대조영과 초린의 사랑이 빠지면 서사 구성이 안 된다”고 말했다.

동아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각 방송사 사극 PD들은 얼굴이 크고 전체적으로 인상이 근엄하면서 선이 굵고 강렬한 눈빛의 배우를 선호했다고 분석한다. 대중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왕의 이미지와 배우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얼굴 전문가 조용진 한남대 교수는 “실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왕들은 주로 북방계 스타일로 얼굴과 코가 길고, 턱이 크면서 눈이 작고 날카로웠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사극 속 왕의 얼굴이 달라진 이유로 △40대 남성에서 여성 쪽까지 사극 주 시청층의 확대 △1980, 90년대 권력형 군주→2000년대 초 영웅형 군주→2000년대 중반 화려한 스타형 군주 등 시대가 요구하는 왕의 이미지가 달라진 점을 꼽는다. 문화평론가 이영미 씨는 “1990∼2000년대 초까지는 사극을 현실 정치에 비교하다 보니 이에 맞는 배역을 찾았으며 요즘은 역사적 흐름보다는 개인의 삶, 감정이 중시되다 보니 이야기를 화려하게 풀어 갈 수 있는 멋진 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10월 16일자 ⓒ동아일보

라디오로 듣는 요리강연 ‘군침 도네’

“버섯은 흐르는 물에 씻으시고, 파는 송송 채를 썰어 주세요. 소금 한 큰 술, 식초 세 큰 술~.” 무심코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더니 요리 강연이 한창이다. “후루룩, 쩝쩝”거리며 진행자들이 늘어놓는 음식 품평 수다로 귀로 맛을 보는 동안 입에도 침이 고인다. 뱃속에서도 꼬르륵 장단을 맞춘다.

요리 코너가 TV를 벗어나 라디오로 옮겨갔다. 귀로 듣는 요리 강연, 재미가 쏠쏠, 군침도 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현재 MBC 〈양희은·강석우의 여성시대〉, SBS 〈11시 옥소리입니다〉, KBS 〈지금은 웰빙시대〉 등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요리법을 전하고 있다. MBC 〈…여성시대〉는 금요일마다 ‘요리보고 조리보고’ 코너를 마련해 다양한 요리법을 제안한다.

요리연구가 우영희씨가 일품요리와 밑반찬 요리 하나씩을 만들어 와 재료와 요리법을 소개하면, 진행자가 청취자들을 대신해 음식 맛을 본다. 그동안 다룬 음식들을 보면 갈비찜·양장피 등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요리에서 두부조림·감자채볶음 등 간단한 반찬까지 다양하게 이어졌다. 뛰어난 요리 솜씨로 소문난 양희은이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자랑하면, 철부지 새댁 같은 강석우는 맛있게 먹으며 우스갯소리를 덧붙인다.

한겨레는 “눈으로 보는 게 중요한 요리 코너가 텔레비전을 벗어나 듣는 라디오로 옮겨오면서 색다른 인기를 얻고 있다”며 “생방송을 하는 동안 휴대폰 문자와 인터넷 게시판으로 다기한 반응과 질문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재료를 어디서 사냐, 찹쌀가루 대신 녹말가루를 쓰면 안 되냐는 식의 궁금증도 즉석에서 해결해준다고 한다. 한겨레는 “높은 인기 덕에 라디오에서 소개한 음식들을 모은 책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음식은 원래 수다의 단골 소재지만 요리연구가가 라디오에 출연해 요리법을 소개하는 고정코너가 생긴 지는 채 1년이 안 됐다. 〈…여성시대〉 외에도 에스비에스 〈11시 옥소리입니다〉(103.5㎒, 오전 11시)는 토요일마다 요리연구가 김하진씨가 출연해 ‘식탁의 남과 여’에서 음식정보와 수다를 나누고, 한국방송 〈지금은 웰빙시대〉(106.1㎒, 일 오전 7시10분)의 ‘행복한 밥상’에서는 한복선씨가 한 가지 음식을 주제로 조리법을 설명한다.

17년간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집필한 양근승 작가

지난 10일 KBS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가 막을 내렸다. 〈대추나무…〉의 역사 17년. 그 터에는 양근승이란 작가가 있었다. 17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추나무〉를 집필해 온 양근승 작가를 경향신문이 인터뷰했다.

양근승씨(72)는 드라마의 세번째 촬영지인 충북 진천의 한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명목상 ‘집필실’이었지만, 한달 중 20일을 지내다 보니 집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는 드라마가 종영된 후에도 이곳을 털고 일어서기가 좀체 힘들다고 했다. “정리는 해야 하는데 잘 안됩니다. 이 마을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고, 떠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자꾸 들어서….” 17년간 자식과도 같았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털어내기 힘든 것과 같은 마음일 터였다.

양근승 작가는 1935년생으로 현역 최고령 작가다. 62년 KBS 신춘방송극 릴레이에서 〈나비의 숨소리〉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87년 〈TV 손자병법〉을 비롯해 〈영산강〉, 〈어머니〉 등 연속극만 20여 편을 썼다. 단막극이나 라디오 드라마까지 합하면 그동안 쓴 드라마가 200편이 넘는다.

90년 9월 KBS1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시작해 연출 8명, 조연출 24명이 바뀌는 17년 동안 홀로 집필을 계속했다. 92년 백상예술대상 TV극본상을 수상했고, 98년 농업인의날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