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길형 CBS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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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뉴스가 부활한 1987년 입사한 이길형 국장. 그래서 그에게 뉴스 부활 20주년이 갖는 의미는 더 특별하다. CBS 보도국장으로서 뉴스부활 20주년을 맞는 의미와 앞으로의 CBS 보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뉴스 부활 20주년이 CBS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길형 CBS 보도국장
“명암이 같이 있는 것이다. 1954년 CBS가 첫 방송을 시작할 때부터 뉴스 만들어 왔다. 그리고 4․19 혁명, 유신, 12․12 사태 등 역사의 어두운,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해 오면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거스르진 않았단 생각 갖고 있다. 1980년 언론 통폐합으로 CBS 뉴스가 금지되고 7년 만에 부활했다. 뉴스 부활 20주년을 맞아 감개무량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이후 CBS가 얼마나 한국 사회에서 보도 기능을 제대로 했나 반성하는 계기도 된다.”

-앞으로 CBS 뉴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생각인가?

“1987년 입사해 CBS의 뉴스가 부활하자마자 입사했다. 보도 기능은 정지됐지만 사람들은 목마르게 CBS 보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 함부로 보도하지 못했던 것들도 보도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CBS가 무엇을 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CBS 보도가 갖고 있는 기독교적 가치 즉 정의, 평화, 인권, 자유 등의 보편적 가치를 어떻게 보도에 담아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뜻 깊은 해를 맞아 ‘CBS 기자선언’(가칭)도 준비하고 있다. 상징적이긴 하지만 스스로 과거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CBS가 어떻게 하면 바른 보도 해나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원론적인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 계속 거울처럼 바라볼 것이다.”

-얼마 전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서 노컷뉴스의 선정성이 문제된 적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신정아 보도는 일종의 해프닝이었다. 그걸 CBS가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일반화시켜선 안 된다. 해당 기사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경각심은 갖고 있다. 하지만 CBS가 황색 저널리즘에 젖어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지 않다. 노컷뉴스에서 연예 기사도 많이 생산하지만, 황색 저널리즘을 배제한다는 것이 기본 모토다.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게 받아들이지만, 개별 기사의 문제를 일반화하는 것엔 문제가 있다.”

-다매채 다채널 시대이기 때문에 CBS만의 차별성이 약해질 수도 있는데, CBS는 다른 매체와 다른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

“매체가 많아져 CBS가 갖고 있던 색깔이 없어질 거란 우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CBS의 기본적 색채나 방향성 자체는 그렇게 무뎌지지 않았다고 본다. 단지 매체 자체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다. CBS는 종교 방송이라는 특수 방송 영역에 끼어 있다. 때문에 언론사로써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봉쇄당하고 있는 구조가 형성돼 있어 안타깝다.
이제 예전처럼 찬반, 흑백 등 이분법적 구도로 가기 어려운 시대다. 그래서 보편적 기차관 속에 녹아 있는 것을 계속 추구하되 예전 가치관만으로 지켜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런 것들을 잘 집약시켜 CBS가 가야할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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