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봉철 SBS드라마기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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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출연해서 혹은 연출만 잘 해서 드라마가 인기를 끌던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이제 “그저 그런 미니시리즈는 설 곳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대작 드라마가 등장하고, 대형 사극이 인기를 얻는 상황에서 기획성 있는 미니시리즈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쩐의 전쟁>, <궁>, <커피프린스 1호점> 등 원작을 활용해 만든 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것도 좋은 원작을 발굴해 드라마로 완성시키는 ‘기획’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SBS 드라마기획반에 기획을 ‘전담’하는 PD가 생겼다. 95년 입사한 이후 쭉 편성본부에서 근무해온 신봉철 PD가 그 주인공이다. 편성기획팀에서 드라마기획 PD로의 변신이라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갖게 된 신 PD는 “편성기획팀에서의 근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편성기획팀에서 드라마, 교양, 예능 등 다양한 분야의 기획안들을 접하고, 각 기획안의 특징을 분석한 다음 그 기획이 성공했는지 아닌지 결과까지 같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 드라마기획을 전담하는 PD는 낯설다.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연출자와 기획을 담당하는 프로듀서가 분리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신 PD는 “연출과 기획은 각각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이 분리되는 것이 순리에 맞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신 PD는 “연출은 감정의 흐름이나 극의 긴장감 등을 이끌어가는 능력을 갖추고, 작품의 구석구석을 깊이 있게 알아야 하는 반면, 기획은 깊이 있게 알기보다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놓고 적절한 것을 골라내 방향을 잡는 일”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필요한 자질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기획과 연출을 같이 잘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드라마기획 PD에게 필요한 자질은? 신 PD가 말하는 드라마기획 PD는 “깊이 있는 이해를 하기보다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성공했다고 그와 유사한 <커피프린세스 1호점> 같은 드라마를 만들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 신 PD는 기획 PD에겐 “남들과 다른 발상, 엉뚱하고 희안한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창의력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지금 주력하는 부분은 “무조건 많이 읽는 일”. 만화, 소설 등 다양한 원작을 읽고 드라마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드라마기획반으로 자리를 옮긴 지 두 달밖에 안 돼 “아직은 업무에 적응 중”이라는 신 PD. 그는 “괜찮은 원작을 발견해 드라마로 만들어질 때까지 1년은 걸릴 것 같다”며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드라마를 기획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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