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뚝딱이 아빠’ 김종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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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국 노래자랑>에 송해가 있다면 EBS <딩동댕 유치원>에는 15년째 어린이 프로그램을 지켜오고 있는 ‘뚝딱이 아빠’ 김종석이 있다. 그런 그가 2007 EBS 캐릭터 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는 첫 해 수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상을 받고 펑펑 울었다”며 “이제 비로소 인간 김종석이 아닌 ‘뚝딱이 아빠’라는 캐릭터로 인정받게 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종석 씨는 “15년 ‘뚝딱이’를 만들 때만 해도 ‘과연 우리나라에서 캐릭터 사업이 되겠냐’며 캐릭터를 만드는데 대한 회의적인 시선과 반대가 많았다”며 “우리나라 아이들의 색감과 정서와 맞지 않는 디즈니식 캐릭터 범람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 미

▲‘뚝딱이 아빠’ 김종석 씨 ⓒEBS

국에서도 ‘뚝딱이’를 비롯해 EBS의 대표 캐릭터 ‘뿡뿡이’와 ‘뽀로로’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것에 대해 ‘어린이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제 어린이 전문 프로그램과 PD들도 많이 생겼지만, 전문 연기자들은 매우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는 어린이 프로그램 연기자들의 인지도와 보수 그리고 성인 프로그램에 비해 성취도가 떨어지는 점을 그 이류로 들었다. 자기희생 없이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두 세배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긴 시간동안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며 유아와 어린이에 대한 공부를 매진하니 초기의 서운함은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한다. 

김종석 씨는 최근 우리나라의 프로그램에 어린이들이 많이 출연하는 것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흥미위주의 프로그램을 편성해 꼬마들을 성인 프로그램에 출연 시켜서 반짝 스타를 만들면 아이들은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중독이 되요. 꼬마들이 송대관의 ‘네박자’를 부르고 장윤정의 ‘어머나’를 부르는 것, 이것은 PD들이 규제해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꼬마들이 나와 어른들 흉내 내게 하는 경우가 없어요. 아이들이 자기 옷을 입지 않고 아빠엄마 옷을 입고 어른들의 문화를 섭취하려 하거든요.”

그래서 그는 아이들에게 꼭 맞는 노래와 문화를 선물하기 위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충북 음성에 동요학교를 세웠다. 그는 “동요의 노랫말은 아이들의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되고, 율동을 통해 신체발달과 창의적인 사고를 확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아이들의 음역에 꼭 맞는 동요를 불러야 성대가 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서정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법학, 광고학, 아동학 등을 대학원에서 두루 전공했다. 그는 “신학문이 쏟아지는 유아교육은 물 흐르듯이 멈추지 않고 절대 멈춰선 안 된다”며 “빨리 수용하지 못하면 어린이들이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아동학 박사가 마무리 되는 올해 그는 언어의 탄생에 대해 알고 싶어 국문학 박사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씨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어린이 프로그램만큼은 시청률 고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어린이 프로그램은 개편을 맞이해 PD가 교체되고 새롭게 한다고 해서 캐릭터를 모조리 바꾸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렇게 될 경우 어린이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미키마우스의 역사가 80년이 넘었음에도 수염하나 손대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석 씨는 7살 ‘뚝딱이’와 35살 ‘뚝딱이 아빠’로 계속 살아가고 있다. 나이와 가족에 대해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직업인데 현실로 돌아와 아이들의 판타지를 깨서는 안 된다는게 자신의 철칙”이라며 “20년 동안 저를 봐온 PD도 제 가족사항과 나이를 모른다”며 이해해 달라는 듯 멋쩍게 웃었다. 후에 머리가 희끗희끗 해지면 그때는 ‘이야기 할아버지’로 아이들 앞에 섰으면 한다는 그의 어린이 사랑은 식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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