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미디어포커스’ 공방위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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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위원장 박승규, 이하 KBS노조)가 지난 12일〈미디어포커스〉 방송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공정방송위원회를 소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문제가 된 12일 KBS 〈미디어포커스〉 ‘언론정책, 격변인가 격돌인가’

논란이 된 방송 내용은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서 KBS 정연주 사장의 임기를 문제삼은 부분.  방송에서 리포트를 한 김경래 기자는 일부 언론에서 “그 동안 정권이 바뀌면 KBS 사장이 바뀌었다”는 주장과 한나라당이 그 동안 정 사장을 ‘코드인사’로 얘기했던 부분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장 개개인의 공과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정권이 바뀌면 KBS 사장도 교체돼야 한다는 논리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기자는 리포트 말미에 KBS 노조의 입장을 노조측의 전화 인터뷰로 정리했다.  

지난달 6일 KBS 노조는 특보를 통해 조합원의 86%가 경영진이 적자경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사실상 사장 퇴진을 요구한 겁니다.
하지만 KBS 노조는 정권교체기에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사장 교체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KBS 사장 자리를 정치적인 전리품으로 여기는 일부 정치권의 퇴진 압박과 경영 책임을 묻는 노조의 요구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방송 이후 KBS 노조는 “미디어포커스에 방송된 노조의 입장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제작진측에 반론을 요구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15일 사내 인터넷게시판을 통해 KBS 노조는 “〈미디어포커스〉 방송 내용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KBS 노조가 대통령 선거 이전인 지난달 초에는 사실상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었지만, 정권이 바뀐 지금 시점에서는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고 정 사장 교체에 무조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할 소지가 있다”며 “그러나 이는 제작진이 조합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조합의 입장을 잘못 전달한 것이며 조합의 기본 입장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항의했다.  

즉 KBS 노조는 ▲ (미디어포커스의 방송 내용이) KBS 노조의 공식 입장도 아니고 ▲ 방송으로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의 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시청자에게 오해를 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의 노조의 입장과 다르다. 김경래 기자는 지난 16일 내부 게시판에 ‘노동조합의 입장에 대한 〈미디어포커스〉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경위를 설명했다.

김 기자는 “정연주 사장의 퇴진과 관련해 노조의 입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미디어포커스〉는  위원장과 정책실장 두 명을 전화로 인터뷰했고 카메라 인터뷰는 노조 측에서 고사했다”며 “정책실장과 노조위원장은 모두 노조를 대표해 정책 기조를 설명할 수 있는 직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인용 형식은 모두 ‘노조는’이라는 주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미디어포커스〉는 노조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상식적인 취재를 통해 방송을 제작했으며 의도적인 왜곡은 없었다는 의견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항의가 거세자 지난 19일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은 일단 KBS 노조의 입장을 반론 보도 형태로 방송했다. 방송에서 〈미디어포커스〉는 “KBS 노조가 방송 내용에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왔다. KBS 노조는, 재임 기간 정연주 사장으로 인해 초래된 공영방송의 중립성 훼손 시비와 경영 적자에 대해서 정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고, 이런 정 사장 책임론은 정권 교체기와 상관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노조의 반론을 실었다.  

하지만 노조가 22일 공정방송위원회에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공방송 소집 이유에 대해 이재원 KBS 노조 공방위 간사는 “공방위는 제작진과 이미 합의된 사안”이라며 “KBS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수 있는지 중요한 시점이 됐기 때문에 ‘미디어포커스’도 이런 측면에서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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