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예능스타 릴레이 인터뷰] ⑤신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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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를 사랑하고 무대를 사랑한다"

신봉선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개그우먼이다. 개그맨과 개그우먼이 ‘반짝’ 인기를 누리고 떠난 무대나 유재석, 강호동 등 남성MC들이 호령하는 버라이어티에서 신봉선은 유독 빛난다. 최근 그녀의 활약은 KBS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해피투게더 시즌3〉, 〈비타민〉과 MBC에브리원 〈무한걸스〉까지,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든다. 지난해엔 KBS 〈연예대상〉 우수상을 포함,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희극인부문상 등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스타가 있는가 하면, 지금의 신봉선은 2할의 운과 8할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개그맨 시험에서 쓴맛을 한번 본 뒤, 코미디 극단에서 수양을 쌓기를 4년. 그 뒤로도 개그맨 시험에서 3번을 낙방했다. 2005년 KBS 공채 개그맨 20기로 데뷔하던 당시, 그녀의 나이 스물여섯. 다소 늦은 데뷔에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버티며,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하지만 신봉선은 여전히 목마르다. 유재석, 박미선 등 대선배들을 보면서 자신이 “아직 멀었음”을 깨닫고, 시트콤, 영화, 뮤지컬 등 도전하고 싶은 목표도 높이 쌓아뒀다. 다만 지금은 한 번에 폭발할만한 양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중이다.

“짜증 지대로다!”, “옳치 않아!”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개그콘서트〉의 장수 코너 ‘대화가 필요해’를 지키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신봉선을 지난 20일 KBS 공개홀에서 만났다. 연습실과 분장실을 분주히 오가던 그녀가 씩씩한 목소리로 솔직하고 성실하게 털어놓은 이야기들.  

-요즘 종횡무진 바쁘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찾는 이유가 뭘까.

▲ '무한걸스'에 출연 중인 신봉선 ⓒMBCevery1
친근감 같은 거랄까. 연예인 같지 않은, 옆집 언니 같고,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인 것 같다. 꾸밈없이 웃는 모습이 좋다고들 한다. 꾸밈없고, 나다운 모습이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녹화 들어가서도 항상 재미있으려고 한다. 기분이 안 좋은 날도 있고, 몸이 아픈 날도 있지만 최대한 즐겁게 하려고 애쓴다. 내가 재미있어야 보는 분들도 재미있어 한다.

-개그맨이 버라이어티에 진출하면 개그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에게 개그는 어떤 의미인가.

개그가 본업이다. 개그를 사랑하고, 무대를 사랑한다. 개그 무대에 서면 느낌이 다르다.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하지만 개그는 혼자 할 수가 없다. 코너 하나를 짜려고 해도, 너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많이 힘들고, 같이 하는 선배나 동료에게 피해를 주게 되니까,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개그콘서트〉에서 활동한지는 3년이 됐다. 호흡이 꽤 잘 맞을 것 같다.

아직도 실수를 많이 한다. 선배들한테 집중 안 한다고 혼나곤 한다. 선배들과 하면 솔직히 힘든데, ‘봉숭아 학당’부터 ‘대화가 필요해’까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모든 선배들께 감사하고, 지금까지 〈개그콘서트〉를 지켜온 선배들이 존경스럽다. 모법답안 같다고? 하지만 진짜다.

-노력파인 것 같다.

사실 울렁증이 약간 있다. 무대 위에서 내가 흔들리더라도 자존심이 있어서 그런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쓴다. 준비해간 개그를 방청객이 웃지 않으면 당황하게 된다. 당황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자신감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열심히,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데뷔 전에 4년 동안 극단 생활을 했는데, 수양을 쌓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요즘 버라이어티 활동도 열심이다. 버라이어티는 개그와 어떻게 다른가?

순발력이 다르다. 버라이어티는 큰 틀이 잡혀 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있다. 소스를 얼마나 크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녹화 내내 편한 듯 보이지만, 집중하고 긴장해야 한다. 누가 언제든 치고 들어올 수 있으니까.

▲ '해피투게더-시즌3'에서 활약 중인 신봉선(왼쪽에서 두번째) ⓒKBS
-사람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준다는 의미는?

박미선 선배님에게 누군가 해준 얘긴데, 얼마 전에 ‘박미선의 굴욕’이란 게 있었지 않나. 어머님이 우울증에 걸렸었는데, 몇 개월 만에 그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웃었다고 한다. 지금 얘기하다가도 닭살이 돋는다. 웃음이란 건 값으로 매길 수가 없다. 사실 사람들이 웃을 일이 별로 많지 않다. 저 신봉선이란 사람을 볼 때만큼은 웃고, 웃는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웃음이란 정말 대단하고 위대한 힘인 것 같다.

-그래도 망가질 땐 속상하지 않은가.

솔직히 조금 예쁜 역할을 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웃어주신다면 아무 상관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너무 외모지상주의다 보니, 내 방송에 대해 잘 되라고 글 올려주시는 분도 있지만, 너무 못 생겼다며 글을 쓰시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땐 정말 화가 난다. 그런데 내 주변 팬들이 그러더라. 10명 중에 나를 9명이 좋아하면 미워하는 사람은 한 명이에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에 대한 욕심은 너무나 많다. 새로운 일을 배우고자 할 때의 부담감도 당연히 있다. 그렇지만 부담감 보다 기대감과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정말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다. 뮤지컬, 연극, 시트콤, 드라마 등 너무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사실 지금 방송 스케줄 때문에 하지 못한다. 내가 좀 여유가 생기면, 그때 정말 맡게 되면 에너지를 실어서, 한번 하더라도 잘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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