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을 뿐, ‘사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이태식 주미대사의 발언이 사흘 만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태식 대사는 ‘사죄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2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죄’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feel very sorry’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대사는 “국내 언론이 오역한 것”이라고 재차 변명했다.
하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17일 워싱턴의 한 기도모임에서 이 대사는 그의 주장대로 “feel very sorry”라는 ‘미안함’ 수준이 아닌 “apology” 즉 ‘사죄’의 표현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apology’는 사죄, 사과의 뜻으로 유사한 표현들 가운데 가장 무게 있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도 공식 석상에서는 ‘apology’, ‘apologize’ 등의 표현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의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에 대해 2001년 “regret”이란 낮은 단계의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태식 대사는 2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사죄’ 관련 발언과 방송에서의 거짓말에 대해 사과문을 방송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