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상태바
발제
김봉우민족문제연구소 소장
  • 승인 1999.09.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일파 문제는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문제이고 광범한 문제다. 이완용 후손의 땅 등기부 이전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일이 있다. 이완용이라고 하면 매국노의 대표, 또는 악한의 대표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유명세를 오랜 기간에 걸쳐서 탄 사람이다. 그런 이완용의 자산이 식민치하에서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보존이 되어서 후손에게 잘 이전되었다. 그 후손은 재산을 찾아 기념사업을 하겠다고 한다. 또 독립운동의 상징이요 임시정부의 상징인 백범선생을 시해한 안두희는 대령까지 진급하고 군납업자로 변신을 해서 돈을 잘 벌었다. 그런데 안두희를 ‘몽둥이 찜질"한 사람들은 기어이 잡아서 징역살이를 시켰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법이다. 우리 사회가 정말 자주적인 국가냐, 독자적인 국가냐라는 질문을 받을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정신적으로 아주 몰가치성이 보편화되어 있는 아주 황폐한 사회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이 모든 것이 100% 전부 한 원인에서만 나왔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출발점은 결국은 민족문제, 간단하게 친일문제, 식민 유산문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친일파로서 충성을 위해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사람들이 사회의 주인이 되어버렸는데, 이들은 우리 사회에 두 가지 병폐를 반드시 남겼다. 하나는 출세를 위해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못된 짓을 많이 한 그런 사람이 사회 상층부에 자리함으로 해서 사회적으로 그런 풍조를 요구하게 된다. 두 번째는 그 사람들이 더욱 더 잘 살아남고 잘 올라가기 위해서 사회적인 구조나 환경을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가기 마련이다. 문화와 구조를 그렇게 전환시키는 것이다. 결국 이런 것이 우리 민족 분단의 내적 원인으로 작용을 하게 된다.그러나 이러한 사회에 그것을 견제하고 바르게 끌어 낼 만한 집단이나 세력, 지향이 없다. 몰가치의 상징이 사실은 한국의 언론이고, 식민지시절의 황색 언론, 식민통치의 선전대로서의 역할을 했던 그 계보와 훈련 과정에서 나온 것이 한국언론의 기본이념 골격이다.역사라고 하는 것은 사실 많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 똑바르게 정신을 차린 사람이 많은 사람을 알리는 것이다. 프로듀서들 내부에 이런 역할을 하는 분들이 소수라도 계속 끈질기게 노력을 하면 정신적인 면에서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한다.KBS의 <다큐멘터리 극장 - 반민특위>나 <추적 60분>, MBC 등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했고 그당시엔 굉장히 노력을 했던 것 같은데 그 뒤로는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한 작품들은 잘 안나오는 것 같다.한국은 방송천하다. 특히 지상파TV의 영향이라는 건 엄청나다. 경영진들은 시청률에 붙잡힐 수 있지만 ‘역사적인 사명을 띄고 도전해나가는 PD가 되겠다"고 결심한다면 큰 의미가 될 것이다.친일파를 끄집어내는 이유는 구조와 이념, 그것을 집행하는 인맥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의 문제, 법률이라든지 관습이라든지 이 지배기관의 문제, 이 사회 전체의 구조문제라든지 이념, 사상의 문제가 명백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념사상을 잘못 걸면 빨갱이로 몰리고, 구조의 문제를 거니까 관심이 없다. 그래서 결국은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 때문에 인간을 걸고 넘어간다.우리 사회에서 이런 친일파 문제를 이제 구호로 내 걸어야 한다. 사실 지배층은 모두 장군의 딸과 교수의 아들이 결혼하고, 목사의 딸과 재벌의 아들이 결혼하고, 그래서 혼벌까지 구성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는 오히려 청산이 간단하다. 그런데 이것은 청산이 안 된다. 너무 광범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 된다고 포기할 수는 없고 밀어내긴 해야겠는데, 그래서 내세웠던 게 ‘친일 인명사전"이다.우리가 저질렀던 그 문제를 우리가 책임지고 해결하자는 것이다. 일본이 나쁜 것은 말할 바 없지만, 그런다고 일본이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로부터, 우리 자신부터 먼저 바꿔서 다시는 이런 일을 맞이하지 않도록 하는 자세, 그 다음에 우리가 일본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질타할 수 있는 그런 도덕적 자격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그 책이 목적이 아니고 책을 만들어내는 전 단계, 중국 5·4운동과 같은 사회운동으로서 자기 극복을 위한 전 단계가 필요하다. 그 전 단계의 전개 과정 없이 결론으로서 그걸 만들어내버리면 힘도 없고 역사 청산의 무기도 안 생긴다. 이런 것을 만들어서 우리가 민족으로서 정당성을 확보해 내야 남북 통일의 도덕적인 정당성도 획득하게 되고 실질적인 기반도 만들게 된다.앞으로 방송PD들의 노력과 분투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