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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의 논문은 타 언론사와의 비교 분석이 없는 것으로 개인적인 선입견에 근거한 주장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KBS 방송문화연구팀(이하 연구팀)은 최근 KBS 보도국장 출신인 김인규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초빙교수가 “KBS가 2002년 대선 국면에서 편파방송을 했다”는 요지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반박하는 연구서를 발표했다.

KBS 방송문화연구팀(이하 연구팀)이 1일 25쪽 분량의 연구보고서 〈KBS 보도의 불공정송 문제제기와 관련한 언론사별 보도 비교 분석〉에서 “김 교수 논문의 논리대로라면 당시 이회창 씨와 관련된 병역비리의혹 보도를 한 타 방송사와 신문사들도 KBS처럼 편파방송을 했다는 것”이라며  “김 교수가 지적한 KBS 9시 뉴스의 보도량, 보도 유형 등의 비율은 타 언론사와 비교해 볼 때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연구팀은 “김 교수 논문의 과학적 결론을 확인하기 위해 김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사용한 조사대상 시기, 분석 방법 등을 동일하게 설정했다”며 “단, 김 교수는 KBS 〈9시 뉴스〉만을 대상으로 연구했지만 KBS 방송문화연구팀은 타 방송사 2곳, 신문사 2곳을 추가해 객관적인 비교 분석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김 교수가 편파방송의 근거로 제시한 ▲ 2002년도 대선에서 ‘병역 비리 은혜 의혹 보도량’ ▲ ‘병역 비리 보도의 유형 ▲ 표제 유형 ▲ 사운드 바이트 유형 등에서 모두 타 사 언론사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공통된 특성이었다”고 설명했다.

보도량이 야당 후보에게 불리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KBS 9시 뉴스 ‘병역 비리 의혹 보도’가 15대 대선 때 19건에서 16대 대선에서 101건으로 보도가 급격히 늘어난 것에 대해 “보도량 분석에서부터 나타난 불공정 보도의 배경에는 이회창 후보가 15대 대선에서는 여당 후보였으나 16대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였던 만큼 야당 후보에게 불리한 의제 설정과 이슈화라는 TV 뉴스의 관행적 편파성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팀 보고서에 따르면 A방송사(15대 : 30건 / 16대 : 103건), C신문(37건/155건), D신문(56건/195건)이었다. 연구팀은 “보도량으로 특정 언론사의 공정성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며 “2002년 ‘병역 비리 은폐의혹’이 보다 높은 뉴스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보도 유형이 대부분 ‘검찰수사 진행상황’과 ‘여야 정치공방’ 등 2가지 주제가 46.6%로 이회창 후보의 상징이었던 대쪽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의혹 사건에 대한 뉴스 가치를 고려하기보다는 여당의 선거 전략에 맞춰 야당 후보에게 불리한 의혹 사건 이슈 자체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려는 뉴스 프레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A방송사 52건(50.2%), B방송사 50건(60.2%), C신문 91건(58.7%), D신문 76건(39%)로 가장 많은 비중이었다”며 “지상파 방송사는 ‘여야 정치공방 기사’가, 신문사는 ‘검찰수사 진행 기사’가 각각 비중이 높았다”고 밝혔다.

KBS만으로는 논리적 결함 심각

리포트 기사의 표제 유형 분석에 대해서도 연구팀과 김 교수의 분석 결과가 판이했다.

김 교수는 “‘의혹제기형’ 또는 ‘대립갈등형’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표제를 사용한 것은 표제부터 기정사실화하려는 편파적 뉴스 프레임”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연구팀은 “‘의혹제기형’과 ‘대립갈등형’을 합한 비율은 A 방송사 67%, B방송사 59%, C신문사 46.4%, D 신문사 31.8%”라며 “김 교수의 논리라면 이회장 후보에게 가장 높은 편파성을 보인 언론사는 A 방송이고 KBS는 가장 적은 편파성을 보인 언론사”라고 반박했다.

연구팀은 리포트 사운드 바이트 수 비교에서도 “김 교수의 논리적 결함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KBS가 여야 공방전을 많이 보도해 여야 정치인의 사운드 바이트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한 후 김대업 사운드 바이트가 상대적으로 많아 현저하게 편파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방송 3사 모두 여야 정치인의 사운드 바이트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KBS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진리 추구 없는 허구의 논문”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호석 KBS 방송문화연구팀 박사는 “김인규 교수의 박사 학위 논문은 실증주의 방법론을 사용했는데 자신의 가치관을 배제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분석하기 전에 편파 보도를 했다는 전제 하에 들어갔다”며 “우리는 김 교수의 논문 가운데 연구문제 4번을 비판했는데 연구 문제 자체가 논문 과제로 성립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의 박사 학위 논문의 연구 과제는 ▲ 대통령 TV에서 나타난 의제의 양적 특성은 무엇인가 ▲ 대통령 선거보도에서 나타난 질적 특성은 무엇인가 ▲ 대통령 선거 TV 보도의 의제설정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 것인가 ▲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병역비리 은폐의혹과 관련한 TV 보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등으로 이뤄졌다.

김 박사는 “4번째 과제는 처음부터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편파보도의 사례’라고 규정지었다. 이에 대한 기존연구도 없는데 연구자가 연구하기 전부터 가치관을 개입한 것”이라며 “KBS 사례만으로 연구한 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이 논문은 사실이 없는 허구”라고 밝혔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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