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의혹은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제기하면서 KBS, MBC는 왜 BBK 주가조작 논란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을 둘러싼 의혹은 파헤치지 않고 있나."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

"외국 방송의 대선후보 보도 건수를 보면 지지율가 높은 후보에 대한 보도가 가장 많은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왜 KBS는 5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는 이명박 후보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더 많이 보도하나." (김학원 한나라당 의원)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조배숙)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29일 KBS(사장 정연주)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옥경)를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대선보도의 중립성 문제를 놓고 공세를 펼쳤다.

한나라당은 특히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KBS에 대해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수신료 인상부터 말할 수 있냐"며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명박 후보엔 의혹 제기하면서 핵심인물 김경준은 왜 추적않나"

포문을 연 이재웅 의원은 "방송사들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의혹 등이 있을 때 특집보도나 다큐멘터리 등으로 진실을 파헤치는 노력을 하는 게 보통으로 MBC의 황우석 관련 특집이 대표적 예"라며 "BBK 주가조작 논란의 핵심인 김경준씨에 대해선 왜 아무런 움직임이 없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방송사들이 정작 논란의 핵심인 김경준씨에 대해선 아무런 문제제기도 않으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게만 여러가지로 다양한 의혹제기를 하고 있다"면서 "죽은 동생을 이용해 여권을 위조하고 7차례나 사문서 위조로 적발됐으며 증권거래법도 수차례 위반한 김경준씨에 대한 추적 보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옥경 방문진 이사장은 "제가 대답하기에 적절치 않은 질문"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해갔고, 정연주 KBS 사증은 "대선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게 KBS의 기본입장인 만큼, 이 의원의 제안에 대해 회사로 돌아가 의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학원 의원은 "KBS가 공정한 방송을 않는다면, 국민이 굳이 돈을 내 불공정 방송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면서 대선보도와 수신료 인상 문제를 연계했다.

김 의원은 KBS의 '한국사회를 말한다',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등을 불공정 방송의 대표적 예로 들면서 "특정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만 하는 KBS에 왜 국민들이 돈을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또 KBS 9시 뉴스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에 우호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외국의 대선보도를 보면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 대해 많은 보도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랑 친하지도 않은 대선미디어연대 보고서를 살펴보면 KBS는 지지율 50%가 넘는 이명박 후보보다 10여%의 정동영 후보에 대한 보도를 훨씬 많이 할 뿐 아니라, 순서에서도 (정 후보를) 앞세운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사장은 "지지율만을 갖고 선후와 보도량을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의석 수가 우선(기준)이고, 매일의 보도에선 순서는 의석대로 하되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분량은 똑같이 한다"고 맞받았다.
 
전여옥 의원은 보도량과 빈도수 결정에 있어 '의석 수'가 우선이라는 정 사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전 의원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KBS는 무려 19시간이나 (反)한나라당에 대한 보도를 했다"면서 "당시 한나라당의 의석이 (열린우리당보다) 훨씬 많았고 탄핵은 국회에서 이뤄졌는데 왜 의석 수를 기준으로 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정 사장은 "대통령 탄핵이란 특수한 사안과 각당의 후보들이 경쟁을 벌이는 대선에 대한 보도는 (기준이) 전혀 다르다"면서 사안의 성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이었던 만큼, 보도 순서에서 앞섰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탄핵 역시 표로 대결하는 경쟁 상황이었다. KBS가 옹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잘라 말하며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대한 보도인 만큼, 후보의 지지율이 기준이 되는 게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광철 "정치권, 방송사에 '편들기' 강요해선 안돼…국민의 편에서 보도해야" 

한나라당 의원들의 KBS에 대한 공격에 이광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방송에 대해선 어느 정치권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섭섭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들기'를 강요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방송이건 민영방송이건 정치권력이 아닌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과 대통령 후보들이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지난달 21일로 예정됐던 KBS 초청 토론을 사흘 전 갑자기 취소했던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민이 직접 궁금한 내용을 묻고 후보가 이에 답하면서 이뤄지는 검증이 최고의 후보 검증인데, 이 후보는 이런 자리를 외면했다"면서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태도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KBS 토론은 전문가 패널 없이 시민들이 직접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 홀 미팅' 방식이었으며, 이 후보 측은 토론회 사흘 전 "상대 당(통합신당)의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질문이 정해지지 않는 토론에 참석하긴 힘들다"면서 불참을 통보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