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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다채널 정책과 커뮤니케이션 산업 ②

세계 각국의 지상파 디지털 전환은 한국에 비해 매우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각국의 디지털 지상파 전환 시작 시기는 미국과 영국이 1998년으로 가장 빨랐고 스웨덴이 1999년, 스페인이 2000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독일이 2002년, 이탈리아와 일본, 네덜란드가 2003년, 프랑스 2005년, 폴란드 2006년, 중국이 2007년에 지상파 텔레비전의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 텔레비전의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멀티플랙스 채널 정책도 이미 운용하고 있는데, 각국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지상파 디지털 멀티플랙스의 도달률은 스웨덴이 9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영국과 스페인이 80%, 이탈리아 70%, 독일 60%,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각각 50%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의 MMS(멀티모드서비스)가 정책당국의 외면 속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미 세계는 지상파에서도 다채널 정책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  최소 1개 이상 지상파 디지털 멀티플랙스 도달률 

    

                                          출처 : Ofcom(2006), DigiTag ,2006


한편, 세계 각국에서는 디지털 지상파 텔레비전의 정착을 위해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자에게는 먼저,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일부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출처 : Ofcom(2006), The websites of Freevies, Top Up TV, TNT(France), TDT(Spain), TV International and TV International Sourcebook 2007

실제 스웨덴과 독일에서는 지상파 텔레비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그 비용의 일부를 정부나 주(州) 차원에서 부담하고 있다. 또한 멀티플랙스와 같이 추가적인 디지털 지상파 채널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 영국의 BBC는 아날로그 당시 BBC One과 BBC Two 채널이 있었으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BBC Three, BBC Four 등 더 많은 채널을 운용하게 됐다. 그리고 면허료에 대한 감면 혜택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에게는 디지털 장비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채널이 증가함에 따라 채널 선택권이 증가했다는 점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각 국의 디지털 지상파 채널은 증가하고 있는데, 영국은 총 46개의 디지털 지상파 텔레비전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35개, 스웨덴은 31개, 프랑스는 29개의 채널 등을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텔레비전 플랫폼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대량의 텔레비전 채널수의 이용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채널선택권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06년 중반을 기준으로 각 국에서 소비자들이 이용 가능한 텔레비전 채널 수를 살펴보면, 미국이 440개 채널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 영국이 416개 채널, 프랑스가 244개 채널, 이탈리아 205개, 스페인 108개, 독일 93개, 폴란드 73개, 네덜란드 28개 순으로 나타났다.

 

 ■ 국가별 이용가능한 텔레비전 채널 수

         

                           출처 :  Ofcom(2006), Screen Digest and Ofcom research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이미 해외 각국에서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만으로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이 확대된 지상파 다채널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즉, 해외에서는 이미 지상파 채널의 디지털 전환이 활성화 단계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발전된 방송 서비스가 시청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제공되고 있으며, 멀티플래스 채널정책도 이미 정착화단계에 이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정책당국의 차별적 규제 속에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2007년이 되었음에도 소원한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되는 디지털 전환에 대해 정책당국은 지원과 실행의 로드맵조차 명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의 멀티플랙스에 해당하는 지상파 방송의 MMS 마저 시험방송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근거없는 논리로 제한하고 있다. 과거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과 우월적 지위, 왜곡된 매체 간 균형발전의 논리를 여전히 곱씹으며 지상파 방송에 대한 지원은 고려되지 않고, 규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시시각각으로 진화 발전되는 방송환경 속에서, 여전히 과거 논리에 얽매여 진화하지 않는 곳은 정책당국뿐이다.

김동준 PD연합회 정책부장(vincent16@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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