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VAS의 활동과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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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5일 ‘디지털 콘텐츠와 정보 통신 : 정책과 산업의 시너지 가능성’이라는 테마로 일본 도쿄의 한 대학에서 국제 커뮤니케이션 포럼이 개최됐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는 오늘날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테마지만 패널리스트로 참가한 이시도 나나코 CANVAS 부이사장의 발표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창조력과 표현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흔히들 말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인재 육성과 재교육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듯 하나 그녀의 주장과 활동은 남달랐다. 그녀는 진정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창조력과 표현력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와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의 창조적인 표현 활동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라고 하는 새로운 산업 영역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부와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그 어떤 산업보다도 문화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들은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서 시행하고 있다.

일본도 2002년 2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지적재산 분야의 강국 선언 이후 ‘지적재산입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적극적인 진흥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03년 3월, 내각에 ‘지적재산전략본부’를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지적재산추진계획’을 매년 수립해 오고 있다. ‘지적재산추진계획’에는 양질의 콘텐츠를 창조하고 보급하며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재의 육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학교를 비롯한 대학과 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을 이용한 인재 육성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영 전략에 있어서 기업들의 지적 재산에 대한 활용도와 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과 투자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하드적인 인프라 문제와는 달리 ‘창조성’이라고 하는 지적인 능력의 향상은 단시간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시도 나나코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CANVAS는 일본 정부와 멀티미디어 진흥센터의 지원을 받아 2002년 11월에 설립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참가형 창조·표현 활동을 지원하고 보급하는 민간 비영리단체(NPO.Non-Profit Organization) 조직이다. 어린이를 위한 창조의 장과 표현의 장을 제공하며, 풍부한 발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 국내외의 단체나 전문가들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 활동은 세계적 규모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CANVAS가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활동을 펼치는 이유는 앞으로의 다원적이며 새로운 환경의 사회는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을 사용하며, 버추얼하게 표현하고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어린 세대가 책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이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있어서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CANVAS는 어린이 한명 한명이 콘텐츠를 만들어 전 세계의 디지털 콘텐츠 문화를 선도해 가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기회와 기술,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각지의 거점이나 학교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일본의 콘텐츠 생산력을 높여 주어 창조와 표현의 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이 주목된다.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일본 조치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poowo7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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