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야' 새 출발을 위한 도전으로 생각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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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야' 새 출발을 위한 도전으로 생각해달라"
[2008 예능스타 릴레이 인터뷰] ⑥ 박준형
  • 원성윤 기자
  • 승인 2008.03.1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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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준형’을 떠올리면 으레 “무를 주세요!”라며 앞니로 무를 ‘박박’ 갈아대던 ‘갈갈이’를 떠올린다. ‘패션 7080’에선 압구정동 패션을 거론하며 ‘빨간 내복’을 입고 짐짓 엄숙한 표정을 짓기도 했고, ‘사랑의 가족’에서는 외모로 ‘생활 사투리’는 언어로 웃겼다. ‘우비삼남매’에서는 “우와”를 외쳤고, ‘까다로운 변선생’에서는 교장선생님으로 사람들을 웃겼다.

 

 

이렇게 박준형이 걸어온 개그를 찬찬히 훑다보면 드는 의문 하나. ‘전면에서 나서서 웃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딱히 후배들을 키우기 위함은 아니”라며 “내가 안 웃겨도 상관이 없지만 내가 나오는 코너가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구성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사실. 이 모든 개그들이 KBS <개그콘서트>에서 나왔다는 것. 그래서인지 그는 인터뷰 중간 “사실 곤혹스럽다”며 “다음에 인터뷰하면 안 될까요?”를 외쳐댔다. (어림없는 소리를….)

1997년에 KBS 13기 공채개그맨으로 코미디에 입성한 박준형. KBS <아침마당> 리포터로 시작해 5년간의 무명시절을 겪었다. 그리고 5년 뒤 그는 ‘갈갈이 패밀리’의 대표가 됐다. “코미디언은 개그를 위해 존재한다”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새로운 멤버들과 더 활력있 는 개그를 선보이겠다”며 MBC <개그야>로 둥지를 옮겨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있는 박준형을 10일 늦은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 YTN 미디어에서 만났다.

▲ 박준형 ⓒ갈갈이패밀리
- 데뷔한 지 12년이 됐다. 롱런 비결은.
“벌써 그렇게 됐나. 아무래도 <개콘>(개그콘서트)이 오랫동안 사랑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갈갈이’로 이름을 얻었고, 대학로 무대에서 여러 해 동안 개그를 갈고 닦았던 것이 나를 뒷받침 해줬다. ”

- 어릴 적부터 꿈이 코미디언이었나.
“그렇다. 원래 공부를 못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학창시절부터 웃기는데는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인가 코미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도전도 많이 했다. 6~7번 정도 공채시험에 떨어진 것 같다. 방송사마다 개그맨 공채가 3~4월에 있는데 이때를 놓치면 1년을 허송세월 보내야했다. 그 때는 나름대로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왜 PD들이 나를 몰라줄까’하는 한탄을 했었다.”

- 개그 소재는 보통 어디서 찾나.
“신문을 많이 보는 편이다. 한때 아침에 신문을 6개 보던 시절도 있었다. 개그도 신문과 마찬가지로 기승전결을 잘 짜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송3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모두 빼놓지 않고 무조건 본다. 내가 놓치거나 모자란 부분들을 채워주는 것이 있다. 때론 다른 곳에 응용하기도 한다.”

- 웃음에 대한 철학은.
“철학 같은 것을 얘기 할 만 한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시청자들의 웃음의 코드가 상당히 빨리 바뀐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1->2->3’, ‘금->은->동’으로 이어지는 식의 예상 가능한 개그나 말장난 개그는 이제는 전혀 안 통한다. 예측이 불가능한 4차원적 개그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주호응층도 시시각각 바뀌는 것을 느낀다. 갈수록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 KBS <개그콘서트> '패션 7080'에 출연할 당시 박준형 ⓒKBS

- MBC <개그야>로 둥지를 옮겼다.
“이거 물어보려고 왔죠? (웃음) (정)종철이가 내게 ‘한 군데만 있으면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얘길 했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개그콘서트>에 있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나 없이도 이렇게 잘 되는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개그를 해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도전인 셈이다. 4월 1일 녹화를 20여일 앞두고 개그를 여러 개 준비하고 있다. 아직 기획단계인 것도 있고, 만들어 놓은 것도 있다. <개그야> 노창곡PD는 ‘편안하게 가라’고 말하는데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정)종철이랑 옮긴 걸 두고 언론에서 ‘개그야, 부활의 신호탄’ 같은 단어들까지 써서 더 부담스럽다.”

- OBS경인TV에서 <박준형의 하이! 스쿨> MC를 맡았는데 어떤가.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주철환 OBS 사장님을 만났는데 매주 저녁9시에 '5인5색쇼'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그 가운데서 내가 화요일을 책임지라고 말씀하더라.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OBS라는 매체를 보는 시청자들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주저도 했다. 하지만 저녁 9시라는 시간대에 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고, 교육 버라이어티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지상파로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가능성이 있어 보여 선택했다.”

- 대학 강단에 선것으로 알고 있는데 평상시 학생들이나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원칙 같은 것이 있다면.
“많은 대학에 개그학과, 코미디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학문으로 커리큘럼이 있거나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실전에서 개그맨으로서 갖고 있는 경험들을 많이 전수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극단에서도 개그가 목적인 후배들에게 정도로서 가장 많이 강조하는 말은 ‘남의 개그를 많이 봐라’는 것이다. 남의 개그를 보지 않으면 자신도 발전하지 않는다.”

▲ KBS <개그콘서트> '까다로운 변선생'에 출연할 당시 박준형 ⓒKBS

- 후배들 중에 뛰어난 사람을 꼽는다면.
“유세윤, 변기수, 김병만을 꼽고 싶다. 유세윤은 복학생 개그도 그렇고 새로운 것을 좇아가는 감각이 있다. 변기수는 남들보다 말도 그렇고 개그도 한 박자 빠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김병만은 볼 때마다 ‘야! 역시’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된다. 그 만큼 천부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 개그를 하다 버라이어티로 주무대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버라이어티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는.
“사실 잘했으면 벌써 대한민국 최고의 MC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는 내 주종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요즘 코미디는 죽고, 버라이어티는 대세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웃음의 코드는 돌고 도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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