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공공성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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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공성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돼야
18일 한국언론정보학회 토론회…이명박 정부 미디어 정책 ‘우려’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4.2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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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신문.방송 겸영, 신문법 폐지, 방송관계법 개정 등에 대한 미디어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화된 정책 마련 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 나왔다.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강상현)가 지난 1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 토론회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현실화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신문방송 겸영, “자유시장 차원에서 허용해야” VS “여론 다양성 훼손”

이날 토론에서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에 대한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대치했다. ‘신문방송 겸영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 방송 겸영이 단순히 두 영역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여론 다양성 영역에서 다뤄야 하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한다면 “여론다양성을 증진하긴 어려워도 신문산업 진흥을 위해 여론 다양성 침해를 막기 위한 정교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과점화 되어 있는 한국의 신문 시장을 위해 ‘여론다양성위원회’와 같은 기구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강상현)는 지난 18일 오후 2시 30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신문방송 겸영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면 그 경제적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신문사 경영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고종원 조선일보 전략기획실 부실장은 “기본적으로 신문방송 겸영은 시장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주장했다. 

고 부실장은 “과거 신문법이나 방송법 만들 당시와  현재 시장 상황을 비교할때 1960~70년대 사고방식대로 미디어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는 주장”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미디어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 부실장은 미디어 시장에서 ‘수직적 규제’ 틀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문방송 겸영측면에서 유료방송과 공영방송의 규제 틀은 구분해야 하며 공영방송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신문사이기 때문에 보도 뉴스를 못한다든가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정 회사의 보도라든지 것을 허가제로 함으로써 사상의 유토이라는 점에서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신문방송 겸영은 ‘미디어 다양성 훼손’이 아니라 ‘여론 다양성 훼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문제”라며 고 부실장의 발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사상의 자유는 이미 파탄난 이론으로 신문방송 겸영은 여론 다양성 훼손으로 봐야 한다”며 “여론 다양성 훼손이라는 것은 정당 후보의 대통령 선거까지 좌지우지 하는 것까지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양 사무총장은 산업적 측면에서 신문방송 겸영의 문제는 ‘수익 확보’ 문제와 귀결된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모든 매체의 재원은 광고수익”이라며 “지상파 방송사 광고 지난 1~3월 25~30% 줄어들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종합편성채널, 전문채널 나왔을 때 미디어 시장은 폭발한다”고 우려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해 일부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신문이 방송을 교차소유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면 소규모 영세 매체 등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현재보다 더 심각한 독과점 시장으로 가는 것이고 영세 미디어, 중립 미디어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송통신 통합법제, “공익성과 산업성이 조화되어야”

‘방송과 통신’ 정책을 아우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독립된 두 영역을 함께 관장하는 통합법제는 아직 마련되지 못했다. 이에 “‘통신의 산업성’과 ‘방송의 공공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통합 법제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디어 융합시대에 대비한 방송관계법의 개정과제와 전망’이라는 발제를 맡은 지성우 단국대 법대 교수는 △제1안 : 방송법을 정책과 사업부분으로 분리, 정책부분을 방송통신기본법으로 제정하고 나머지는 전기통신기본법으로 포괄하는 방안 △제2안 : 방송법의 부분개정을 통해 융합문제를 해결하는 것 △제3안 : 방송․통신관계법의 체계는 형행같이 분리해서 가되,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제3의 법률을 정하는 방식 등 3가지 형태의 방송통신 통합법의 모델을 제시했다.

지 교수는 제1안에 대해 “가장 현실성이 높은 법안”이라고 밝힌 뒤 “통합법을 제정했을 경우 방송통신과 관련된 모든 법령을 일원화, 체계화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방송과 통신이라는 이질적인 매체에 대한 규제를 단일법체계로 흡수, 통합하기 때문에 법제정비의 결과 산업적 효율성이 강조되면 산업성에 의해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지 교수는 제2안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적은 법안”이라고 전제한 뒤 “제1안보다는 급격한 법제정비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방송통신서비스가 확대됐을 경우 원격게임 등 통신적 속성이 강한 서비스는 원활한 서비스제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3안은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은 그대로 둔 채로 제3의 법률을 제정하는 것으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법)이 제3의 법률이라고 볼 수 있다. 지 교수는 “방송, 통신, 제3의법률이 따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제3의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어느 쪽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규제의 정도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이혜관계들 사이에 조정이 쉽지 않다”며 “IPTV법에 대해서도 IPTV에만 적용할 목적으로 제정됐기 때문에 IPTV사업자만 우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책임연구원은 “방송통신위원회는 거대 통신업체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자의 입장을 아우를 수 있는 권위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며 “방통위는 방송위와 다르게 정책 수립, 규제 뿐 아니라 진흥 지원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방송통신 진흥법, 지원법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윤 책임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모든 법은 개편되어야 하지만 방송법이나 통신법을 유지하면서 두 영역을 존중하면서 IPTV 법같은 제3의 법으로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책임연구원은 “이명박 정부의 쟁점이 되는 것이 소유구조 재편문제”라며 “공영방송이 하나의 섬이 되고 다수가 민영방송이 됐을 때 공영방송이 프로그램의 영향 등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해 방송사 민영화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매체간 규제 차별화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법제가 마련돼야 한다”며 “수평적 규제를 통해 플랫폼 진입장벽이 같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법,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 좌우되어선 안돼”

‘신문법과 신문지원제도 개혁방향’를 주제로 발제한 류한호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법은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일정한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에 특정 기업의 이익이나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수 없다”며 “가치에 대한 재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통합 또는 개편이 거론되는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한국언론재단 등에 대해 “신문시장의 바람직한 질서 구축의 필요성이라는 정책적 요구가 있는 만큼 통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재진 한양대 교수는 “통합이 거론되는 언론재단, 신문유통원은 각각의 성격을 유지하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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